21세기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법

Editor's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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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이미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2014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FashionStock.com/Shutterstock
2018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앨범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티에라 왝(Tierra Whack)의 'Whack World'를 떠올릴 것이다. 이 앨범에는 재치 있는 1분짜리 곡 15개가 담겨 있다. 각각의 곡이 뮤직비디오도 만들어진 이 앨범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R&B와 힙합의 원대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룬다. 또한, 한 곡에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흐름도 막힘없이 이어진다. 단순한 루프 몇 개가 반복 재생되는 간소한 형식이지만 끊어지지 않고 완전한 느낌을 준다.

 

* '왝 월드(Whack World)'의 15곡을 하나로 묶은 뮤직비디오. 모든 노래가 막힘 없이 이어진다. ⓒTierra Whack

 

그래미 어워드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작은 대작'이라 불릴 만한 앨범이었는데, 그래미 어워드는 늘 그렇듯 형식을 지나치게 파괴하지 않은 티에라 왝의 예전 곡 'Mumbo Jumbo'를 최고의 뮤직비디오상(Best Music Video) 후보로 올리는 안전한 선택을 했다. 'Whack World'는 무심한 듯 야심 차게, 놀라울 정도로 짧은 길이의 뮤직비디오로 이 시대에 들어맞는 전략을 선보였다. 관심을 다투는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짧고 시각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사실, 요즘 음악을 들을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거나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인터넷 시대에 근무시간은 무한히 늘어났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음악은 (휴대전화 등에서) 같은 스크린을 사용하는 문자, 소셜미디어, 동영상, 알림, 뉴스, 게임, 검색, 지도, 이메일 등 다양한 콘텐츠와 경쟁해야 한다. 음악에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은 다른 데 정신을 빼앗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뮤지션도 여러 가지에 집중력을 빼앗긴다. 스튜디오에 처박혀 녹음하고, 음악과 함께 영상을 촬영한 후 이어서 앨범 홍보와 공연을 하던 기존 방식은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처럼 여러 곡을 묶어 발표하거나 길이를 조절하는 제약 없이, 영감이 오는 순간 바로 음악을 발표하는 자유를 얻었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