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과 혁신에 충실한 기업이 살아남는다

잃어버린 20년의 장기 불황에서 성공적으로 빠져나온 일본 기업들을 살펴보면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불황 속에서도 본업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특히 제조기업의 경우 핵심역량이라 할 수 있는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새로운 산업 환경에 맞춰 변신하는 유연함을 잃지 않았다.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힘든 시기는 본업과 혁신에 충실한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제조기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같이 불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성공한 일본 제조기업들의 특징과 도전의 과정을 살펴보고 인사이트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유례 없는 호황, 
그리고 잃어버린 20년의 교훈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일본은 그야말로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일본 정부가 제시한 소득 증대 계획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면서 소비가 증가했고 동시에 국내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철도 분야에 신칸센이 도입되었고 중공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었다.

 

이렇게 국내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조업의 성장 기반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국내 제조업의 성장은 수출 경쟁력을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국내외 수요의 증가로 인해 일본은 1980년대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버블 경기로 불리는 1980년대에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안정적인 국내 수요를 믿고 지난 30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다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이 아닌 더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 주식 등의 금융상품 그리고 본업과 거리가 있는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1980년대 당시 일본의 부동산과 주가는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뛰는 과열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혹한 제조 분야의 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얻은 수익을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대신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했다. 기업의 본분에 충실한 경영과는 다른 길을 걸은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버블 경기가 끝나고 장기 불황, 즉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다. 버블기에 누린 호황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고 급격히 줄어든 매출로 인한 적자 속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또한 호황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상실감 때문에 의욕을 잃은 기업들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도전정신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다른 기업의 동향을 보면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만 급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