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을 추구하는 디자인

Editor's Comment

'한국 스타트업의 디자이너들 - 성장을 위한 디자인' 첫 번째 미리보기에서는 디자인 커뮤니티 플랫폼 '디자인 스펙트럼(Design Spectrum)'의 대표 김지홍 저자가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의 배재민 디자이너와 만나서 나눈 대화의 일부를 전합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2019년 12월 5일(수) 오후 5시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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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 배재민 디자이너

마이리얼트립 디자인 팀장, (전) 리디북스 Chief Design Officer

저는 '하루에 여섯 시간만 일하자'라는 모토를 갖고 있습니다. 효율성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로서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디자인 시스템이었어요

디지털 디자인에서 '디자인 시스템'이란, 서비스를 만드는데 사용한 공통 컬러, 서체, 인터랙션, 각종 정책 및 규정에 관한 모든 컴포넌트를 정리해놓은 것을 뜻합니다.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없애기 위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시스템이죠.

 

제가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에 합류하자마자 시작한 일도 디자인 시스템 구축이었어요. 서비스 전반에 공통으로 쓰이는 컬러와 각종 UI 컴포넌트가 무척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페이지마다 형태나 색상이 조금씩 달랐고, 앱과 웹에서 쓰는 아이콘 모양이나 파일명도 약간씩 차이가 있었어요.

 

이럴 때는 어떤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맡는지에 따라 결과물에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불필요한 사후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할 수 있어요. 정돈을 위한 추가 작업이 생기기도 하고요. 처음부터 이런 작은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전체적으로 디자인에 일관성이 잡히고, 비효율적으로 디자인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

디자인 작업을 위한 공통 요소들을 정리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쓸 수 있게 해 두었다. ⓒ마이리얼트립그래서 공통으로 쓸 수 있는 UI 컴포넌트를 만들고, 이를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컬러 역시 컬러 팔레트를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서 모든 디자이너가 등록만 해두면 컬러를 바로 쓸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마이리얼트립에서 사용하는 컬러 팔레트 ⓒ마이리얼트립이렇게 작업을 해두면 개발자들도 좋아해요. "예전에 받은 이 아이콘과 지금 받은 이 아이콘은 모양이 같은데 왜 파일 이름이 다른가요?", "예전에 시안 작업할 때 보내준 버튼 파일과 현재 프로토타입에 적용된 버튼 파일의 크기는 왜 다른가요?" 등의 반복적이고 불필요한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수많은 단순 디자인 작업을 자동화, 효율화했을 때 최대 장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반복적인 작업을 없앴다는 것 자체도 좋지만, 더욱 좋은 점은 디자이너 스스로 깊이 생각할 시간이 생긴다는 겁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 위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여기에 리소스를 최대한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불필요한 단순 작업을 반복하면서 디자이너 스스로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효율성은 물론이고 팀원들의 사기와 크리에이티브까지 모두 떨어져요. 그런 상황을 줄여주는 대신 디자인이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또 실제 기능하는 숫자와 매출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해 볼 시간을 만들어 주는 거죠.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말은 멋지지만, 초기에 상당한 공수가 들어가는데요. 구체적인 진행 방법이 궁금합니다.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다는 사실은 모든 디자이너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눈앞에 닥치는 대로 쌓아 올린 히스토리가 넘치는 시점에서 이를 새롭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죠. 실제로도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고요. 스타트업의 하루하루는 항상 바쁜데, 주요 업무 진행과 별개로 시간을 할애하여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회사에 어떻게 설득할지도 고민했어요. (마이리얼트립이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한 구체적인 방법은 최종 콘텐츠에서 이어집니다.)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역량들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는데, 디자이너라면 어떤 측면을 더 깊이 생각해야 할까요?

비즈니스에 임팩트를 주려면 숫자에 좀 더 가까워져야 합니다. 이건 디자인 내에서 서체나 이미지 크기 등의 수치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디자인하기 전후로
비즈니스상 어떤 수치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는 거죠

변경한 디자인이 실제 매출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과연 의미 있는 디자인 변화였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숫자와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저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어떤 숫자의 변화를 기대하는지 먼저 정의하도록 합니다. 그 숫자는 매출일 수도, 사용자일 수도, 특정 콘텐츠의 조회일 수도 있어요. 그게 해당 프로젝트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됩니다.

 

물론, 정량적인 측정이 어려운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숫자의 변화 폭은 크지 않더라도 정성적으로 의미 있는 프로젝트도 있고요. 그럼에도 프로젝트 KPI를 명확하게 정의하면 '내가 한 일이 프로덕트에 객관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올라운드 디자이너에게 기회가 온다

리디(RIDI)와 마이리얼트립, 두 번의 스타트업 경험과 전반적인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스타트업에서는 어떤 직군을 맡더라도 일당백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리소스가 매우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보통 초반에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하다가 회사가 성장하면서 그 역할을 조금씩 나눠 갖죠.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UX 리서처였다가 어떤 경우에는 UI 디자이너가 됩니다. 능력이 받쳐준다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할 때도 있어요.

ⓒWilliam Iven/Unsplash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는 건 역량 면이나 심정적인 면에서 힘든 일입니다. 각각의 역할 안에서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게 상당히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처음 스타트업에 합류한 디자이너가 당황하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함께하는 팀원들은 디자이너가 잘 적응해주기를 기대할 거예요.

다양한 역할을 거리낌 없이 맡을 수 있고
그걸 잘 해내고 싶고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

저는 이런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회사의 성장에 발맞춰 자기 자신도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랬다고 생각하고요.

 

꽤 오랜 기간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입장에서 봤을 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충분히 많은 기회가 보장되나요? 실제로 도전할 가치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주어지는 기회에 대한 배재민 디자이너의 답변은 최종 콘텐츠에서 공개합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디자이너들 - 성장을 위한 디자인]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기존에 주어진 역할을 넘어 비즈니스에 임팩트를 주기 위한 고민도 합니다. 여행, 엔터테인먼트, 음악산업, O2O, 인테리어, 커뮤니티 등 각 분야의 최전선에서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영역을 넘나드는 여섯 명의 스타트업 디자이너가 전하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김지홍
김지홍
디자이너 / 디자인 스펙트럼 대표

디자인 커뮤니티 플랫폼 '디자인 스펙트럼'을 운영합니다. 디자인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제작과 커뮤니티 빌딩을 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UX/인터랙션 디자이너로 일했고 국내 프로토타이핑 문화 활성화를 위한 Sketch 공식 커뮤니티를 운영했습니다. 더 나은 디자인 문화를 조성하고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교육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