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선샤인은> 서구화, 근대화, 오리엔탈리즘에 의해 타의적으로 만들어진 시대의 빗장을 열어젖혀야 한다는 것을 알려줬다.

눈부신 날이었다.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은 그토록 심한 고초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렇게 마지막 운을 떼었다. 어쩌면 이 끝맺음은 김은숙 작가가 결국 하고 싶었던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신의 연도가 1948년이 아닌 1919년인 것도 꽤나 큰 울림을 남겼다.

 

김은숙 작가는 이 어려운 걸 또 해냈다. 몇몇 고증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듯이 한반도를 배경으로 구한말에서 해방기까지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게다가 이 시대에 일어난 사건과 결말은 이미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고 조선처럼 다채롭게 생산된 우화나 풍속 따위도 없다. 오롯이 슬픔. 그래서 충무로조차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대해서 오랫동안 비관적이었다. 이 서사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저 뻔한 애국주의에 그치고 만다는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