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마음에 큰 구멍이 생겼다

1978년 버핏의 부인 수지는 워런 곁을 떠난다. 투자 외에 아무것에도 관심 없는 버핏과 사는 것은 고통이었다. 수지가 방황할 때 버핏은 뉴욕에 있는, <워싱턴 포스트>의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의 아파트에서 장시간 브리지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버핏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수지는 자신의 인생이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느꼈고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두 사람은 이혼하진 않았지만 관계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수지의 주파수는 언제나 내 쪽에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거의 언제나 그랬습니다. 알다시피 내가 하는 일은 언제나 점점 더, 그리고 더 점점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었지 않습니까. 이러다 보니 인생의 동반자가 뒷전으로 밀리고 만 겁니다.
- 앨리스 슈뢰더, <스노볼 1> 

버핏 마음에는 큰 구멍이 생겼다. 그는 투자로 성공하는 삶에 의문을 품었다. 버핏은 무너졌지만 이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했고 교사와 강연자가 되기로 했다. 이전에는 간략하게 회사와 투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하는 선에 그쳤던 주주서한에, 이제는 경영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 보험 사업에 대한 분석, 경영자의 수완에 대한 찬사를 담았다.

당시 그가 느끼던 절박함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 버핏은 이제 변함없이 자기 곁을 지키며 여전히 자기를 믿어 주는 사람들, 즉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그 가르침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 앨리스 슈뢰더, <스노볼 1>

수지가 버핏을 떠난 사건은 버핏이 주주서한을 착실히 집필하는 계기가 됐고, 전 세계 투자자는 성실하고 위대한 구루를 얻었다. 버핏은 '내가 잘못 살았구나'라고 느꼈을 때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돌아보고 그것을 더 잘하는 선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