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을 버핏에게 묻는 까닭은?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2017년 1월, 조선일보와 에프엔가이드(FnGuide)가 주최한 행사에서 '2016 가장 신뢰받는 애널리스트'로 선정되었다.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등을 역임한 뒤 현재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명지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워런 버핏 바이블>*의 한 대목을 살펴보자.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3년에 미국의 조립주택 건설회사인 클레이턴 홈즈를 인수하면서 부동산·건설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2003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을 마친 뒤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버핏은 클레이턴 홈즈를 인수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 워런 버핏과 리처드 코너스가 쓴 책으로 주주서한과 주주총회서의 문답을 엮은 책이다. 국내에 2017년 소개되었다.

우리는 클레이턴 인수를 통해서 대규모 조립주택 금융사업도 인수했습니다. 클레이턴도 다른 동종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는 고객에게 제공한 대출금을 증권화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재무상태표의 부채 부담이 감소했지만, (일반회계원칙에 의해) 이익이 조기 실현되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익을 서둘러 실현할 필요가 없고 재무상태표도 매우 건전하므로, 대출자산을 증권화하는 것보다는 계속 보유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클레이턴은 대출자산을 보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는 버핏에게 부동산시장에 대해 묻는 이유가 잘 나와 있다. 그가 보유한 조립주택 건설회사가 집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고 있었고, 따라서 버핏은 사실상 부동산 담보대출회사를 인수한 것 같은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가 부동산시장을 낙관하지 않았다면 조립주택 건설회사를 인수할 리 없었을 테니, 금융사업까지 떠맡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2008년 주주서한, 다시 말해 금융위기 당시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클레이턴은 조립주택산업을 선도하는 최대 기업으로서 2007년에 2만 7,499가구를 공급했습니다. 이는 주택산업의 총공급량 8만 1,889가구의 약 34%에 해당합니다. 대부분 주택업체가 극심한 침체 상태이므로 2009년 우리 점유율은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 전체로 보면 주택 판매량은 1998년 37만 2,843가구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세를 유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