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여 년 만에 버버리가 말에서 내려왔다. 이렇게 패션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을 내려놓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얼마 전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트램(tram)*하나가 지나갔다. 북적대는 홍콩의 소호를 지나가는 트램은 영어 폰트 T와 B로 뒤덮여 있었고, 건너편에서 오는 트램 앞쪽에는 새로 바뀐 버버리(Burberry)의 광고가 보였다.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기사의 모습 대신, 철로 위로 새로운 모노그램이 지나가고 있었다. 새로운 버버리의 모습이었다.

*도로 위에 만든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

 

버버리 디렉터 자리가 공식적으로 공석이 된 이후, 버버리의 '유산'을 이어받을 다음 타자는 누가 될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었다. 루이 비통(Louis Vuitton)을 떠난 킴 존스(Kim Jones), 셀린느(Celine)를 떠난 피비 파일로(Phoebe Philo) 등이 언급됐다.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her Bailey) 이후 버버리의 적임자를 다들 궁금해했다. 하지만 다소 충격적이게도, 버버리는 12년간 지방시(Givenchy)를 이끌었던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Riccardo Tisci)'를 수장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