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술이 아니라 관점을 산다

웨어러블(Wearable) 시장을 보자. 시장은 이미 활짝 열린 것만 같다. 주변에는 애플워치나 미밴드를 찬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러나 대중화와 보편화의 이면에는 여전한 허들과 장벽이 보인다.

 

많은 신기술들과 신제품들이 그러하듯, 웨어러블 역시 초기 수용자를 넘어 보편화와 확산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술을 확산시키려는 공급자와 받아들이는 고객의 태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애플워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멋지지만 간혹 그 쓸모에 의문이 들기도 한다. ⓒApple확실히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기술은 발전했다. 디자인도 훌륭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디바이스가 줄 수 있는 혜택은 데이터에 머무르고 있다는 인상이 크다. 사용자의 심장박동 수가 얼마인지, 활동량은 얼마인지, 밤사이 잠자리에서 얼마나 뒤척였는지, 이런 데이터들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하지만 이런 '신박함'은 금세 '어쩌라고(So What)?'가 되어버린다. 정말 이것이 내가 궁금해 한, 혹은 내게 유용한 정보인가? 솔루션이 아닌 현상만을 제공하는 디바이스는 실제로는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 그저 데이터가 아니라 정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동시에 아주 쉽고 친절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단지 테크노 포비아(Techno Phobia)*만이 문제는 아니다. 의외로 문제는 내부에 있다. 가장 공급자 마인드가 강하게 작용되는 순간은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 단계이다. 인지과학자 도널드 A. 노만(Donald A. Norman)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의 기능 대부분은 그냥 그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겪는 스트레스. 1983년 미국 심리학자 크레이그 브로드Craig Brod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심리적 장애를 겪는 '테크노 불안형'과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테크노 의존형'으로 분류된다.

 

새로운 기술은 실제의 삶에 녹아들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에 수용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제품별 경쟁이 발생하고, 경쟁의 칼날은 기술의 앞선 정도가 아닌 고객 삶의 이해도에 의해 벼려진다. 기술이 충족시키고자 하는 니즈를 회사 안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누구도 쉽게 그 기술에 대한 효용을 체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