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서 오디오북 듣기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영광스러운 일이나 정작 사업가나 실무진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규 사업을 시작하면 보통 그 분야의 선진국 사례를 공부하고 그것을 국내 시장에 적용(localization)한다. 그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거나 실패를 겪을 수 있는데, 이는 오디오북 사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오디언이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고 본다. 이번 챕터에서는 두 결과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먼저 선진국 사례를 보자. 북미는 거의 모든 가족 구성원이 자가 운전자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일상이 자연스럽고, 무엇보다도 운전 거리가 상당하다. 보통 운전하는 동안 소비하는 콘텐츠 1위는 음악이다. 하지만 장거리라는 조건이 붙으면 음악만큼이나 의미 있는 콘텐츠가 바로 오디오북이다. 그래서 광활한 대륙을 오가는 운송업 종사자 중에 오디오북 독자가 많다.

 

또 북미 국내선은 항공료가 저렴한 대신 유료 서비스가 많다. 앞 좌석에 달린 모니터로 영화를 보는 것도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승객이 기내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준비해오거나 개인 디바이스에 다운로드한 영상을 시청한다. 이때 오디오북도 종종 이용한다. 북엑스포 아메리카에서 만난 한 저자도 국내선을 타고 이동할 때마다 오디오북으로 독서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공공도서관은 오디오북 CD를 대여해주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오디오북 시장 규모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차내에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시스템이 일반화되어 오디오북의 활용도가 더욱 커졌다.

* 관련 글: [미국] 공공도서관의 디지털 오디오북 대출률 증가 (World Library, 2016.9.26)

요즘은 차량 내에서 오디오북을 듣기에 편리한 환경이 갖춰진 경우가 많다.소셜미디어 쿼라(Quora)에 오디오북을 검색하면 '운전 중에 오디오북을 들으면 좋나요?(Is listening to an audiobook while driving good)'란 질문이 담긴 게시글을 찾을 수 있는데, 대답이 흥미롭다. 사람들이 운전하면서 오디오북을 들을 때 그 만족도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시간 동안 심야 운전을 하며 유럽을 여행했는데 오디오북이 내 목숨을 살렸다.

 

운전하면서 듣는 오디오북은 음악이나 라디오보다 덜 지루하다.

 

운전 중 오디오북은 바쁜 하루 속에 독서를 하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