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투자 수익률은 얼마인가?

시장엔 언제나 상한가 종목들이 있고, 10배나 100배가 된 주식도 있다. 어떤 주식 고수들은 유료 결제를 하면 미리 급등주를 알려주겠다 광고를 하고, 어떤 투자자들은 그 광고를 보고 지갑을 연다. 그러나 '대박주, 급등주를 미리 찾을 수 있다'는 말이 허상이라는 증거는 명백하다. 그런 방식으로 '계속' 돈을 벌 수 있으면, 그들 중 누군가는 워렌 버핏보다 부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의 수익률은 소박하다. 그의 투자 수익률은 36년간 평균 22.3%이고, 그가 세운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수익률은 32년간 평균 24%이다.


'아니 누구는 몇 달 만에 10배가 되는 주식도 미리 알고 있다는데, 워렌 버핏은 1년에 22%라니?' 이 수치는 잘못된 것이 아닌가?

 

그러나 계산해보면 이 수치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워렌 버핏은 1억을 1,404억으로, 그의 회사는 1억을 976억으로 만들었다. 버핏은 평균 22퍼센트의 수익률을 유지하며, 투자금을 계속 늘려갔기에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수익률엔 '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있다.

투자는 수익이 2배가 될 주식을 찾아서 5천만원을 2배로 만드는 게 아니다. 
5% 수익이 날 주식에 10억을 넣는 것이 투자다.

행운은 반복되지 않는다

"나는 10억도 없고, 세계 최고의 투자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할 뿐."

이것이 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자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일 것이다.

 

맞다. 굳이 모두가 훌륭한 투자자가 될 필요는 없다. 또한 행운이 따라준다면 우리는 운좋게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행운이 절대 반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투자를 하는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워렌 버핏보다 부자가 되지는 못했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수익률 100%는 커녕 22%의 행운 조차 반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최고의 요리사는 되고 싶지 않지만, 최고의 요리는 만들고 싶다'는 사람에게서 어떤 요리가 나올지 생각해 보라. 

행운이 사라졌을 때 '최고의 투자자는 아니지만 높은 수익을 내고 싶다'는 사람의 결말은 뻔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어느 누군가에게 일어난 행운이 본인에게도 일어나길 바란다. 하지만 설령 행운이 일어나더라도 그 결말은 행운이 없었던 사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투자자들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은 훌륭한 투자자를 꿈꾼다.

당신은 무엇을 탐내고 있는가?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청년은 맛있는 요리를 맛볼 때마다 쉐프의 요리 실력을 탐낼 것이다. 이 청년이 전설의 쉐프를 만난다면 무엇을 물을 것 같은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요리는 뭔가요?
이 파프리카는 요리 재료로 어떤가요? 
당신이 다음에 할 요리는 뭐죠?
한우 마블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것을 물어서 그 청년은 최고의 쉐프가 될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들이 최고의 투자자에게 궁금해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당신이 지금 투자하고 있는 주식은 뭔가요?
이 뉴스는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신이 다음에 투자할 종목은 뭔가요?
금리 인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투자의 결과물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대박 주식을 고르는 게 목적이라면 이런 질문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20억을 내고 만난 세계 최고 투자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건 바보같은 일이다.

스시 장인 Jiro. 그는 무엇을 원한다면 평생을 헌신하라 말한다. 최고의 요리사가 되려면 요리가 아니라 그에 걸맞는 실력을 탐내야 한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경매에서 최고 40억, 최근 3년 20억 이상의 가격에 낙찰됐다. 누가 이런 거금을 내고 그를 만나는가? 알려진 사람들은 펀드 매니저 같은 투자자이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투자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버핏의 무엇을 탐낼까?

그들은 버핏이 생각하는 방법을 탐낸다. 투자자는 생각을 돈으로 바꾸는 사람이기 때문에 생각하는 법의 가치를 알고 있다.

20억을 내고 80살이 넘은 워렌 버핏이 어디에 투자하는지를 물을 것 같은가? 전설의 쉐프가 만든 요리보다 그가 가진 삶에 대한 태도와 요리를 대하는 자세가 더 궁금하지 않을까?

 

나는 워렌 버핏이 세상을 보는 방식, 삶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 정보를 받아들이는 논리, 그가 자신이 평생 동안 지은 생각의 집에서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제일 궁금하다. 그 이유는 버핏이 금융 시장 전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는 금융 시장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와 가장 가깝다는 뜻이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이 20억인 이유

후배가 급등하는 주식을 보여주며 이걸 따라 사야하는지 내게 물었다. "너한테 1,000억이 있는데, 그 종목에 100억을 투자하겠니?" "1,000억이 없으니 투자를 하는거잖아요. 있으면 이런 주식 안 사겠죠." 후배는 틀렸다.

1,000억이 없는 내가 골라야 하는 주식은 1,000억 부자가 살만한 주식이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워렌 버핏 정도되는 부자의 돈은 한 은행에서 맡을 수 없다. 그러므로 버핏은 그가 가진 돈을 국채와 전세계 금융 시장에 나누어 넣을 수 밖에 없고. 즉, 금융 시장은 버핏 같은 부자들의 수많은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100억 부자가, 1,000억 부자가, 1조 부자가 이 주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확장해 가면 우리는 결국 '시장이 이 주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란 물음에 닿을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버핏의 투자법이 아닌 버핏의 생각이다.

버핏과의 점심 식사에 거액을 지불하는 투자자들은 돈이 남아서 워렌 버핏과의 만남에 20억을 쓴 게 아니다. 시장 전체와 대화할 수 있다면 그들은 전재산이라도 내놓을 것이다. 미래를 보는 것 다음으로 좋은 것이 시장의 생각을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보다 큰 개인은 없기에 그들은 차선책으로 인간 중 시장에 가장 가까운 워렌 버핏의 생각을 궁금해한 것이다.

 

버핏의 점심을 두번 구매한 사람도 있다니 얼마나 만족스러운 거래였는지 짐작이 가는가? 점심을 한끼를 먹으며 들을 수 있는 워렌 버핏의 생각은 분명 2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고민하지 마라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는 게임을 이렇게 보고 이렇게 움직이려 노력하지"라는 말에 "걔는 걔고, 나는 최고가 아니니까 내맘대로 할래"라는 축구 유망주가 있을까? 투자엔 아주 많다.

 

최고의 투자자는 부자이다. 그들이 가진 돈의 무게는 투자를 성공으로 이끈다. 그리고 금융시장은 돈 많은 사람들이 잃지 않기 위해 넣어두는 스위스 금고에 가깝다. 

 

출발선이 다른 현실에서 부자가 아닌 사람의 선택은 둘 중 하나이다. 부자니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하며 현실을 비관하고 빈자의 투자를 반복하거나 부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자의 생각을 따라해보는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서 무엇이 먼저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둘 중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사람이 나머지 하나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자는 아니더라도 부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은가? 최고의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최고의 투자자라면 어떤 생각을 할지는 그려볼 수 있지 않은가?

 

'행동은 안하고 생각만 하고 앉아있다'며 생각을 비하하는 시대에 '생각만으로 무엇이 달라질까?' 지레짐작하고 포기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차피 투자는 생각만으로 돈을 버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이라도 바꿔보기로 했다.

 

부자의 생각을 따라하는 것. 이 생각의 가격은 제로지만, 그 가치는 무한대일 수 있다. 그 생각이 맞다면 넣는 돈에 비례해서 놀라운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1,840.17%

나의 2015년 상반기 투자 수익률이다.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통해, 나는 부자의 생각을 따라 하는 것이 그 자체만으로 놀라운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당신의 투자가 이제까지 성공했다면 계속 밀고 나가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행운을 바라지 말고 부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한번 더 고민하길 바란다. 우승 트로피는 행운에 기대어 트로피가 손에 쥐어지길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 트로피를 얻을만한 실력을 꿈꾸는 자에게 돌아가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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