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유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5월에 발간된 <브랜드 디자인>을 큐레이션하였습니다.

소비는 사람이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고 제품·서비스를 선택, 구매, 사용함으로써 해당 욕구를 충족하는 전체 과정을 말한다. 소비 욕구는 소비자의 수만큼 다양하지만, 인간 모두에게 공통된 기본 욕구도 있다. 의식주에 대한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생존을 위한 기본 필수품이 해결된 다음에는 보다 주관적인 욕구가 대두한다. 이 욕구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달라지고, 이 라이프스타일은 다시 개인이 속한 문화, 사회, 사회집단, 사회계층에 따라 달라진다. 

 

구매 동인은 기본 욕구라기보다 주관적인 욕구다. 개인의 욕망과 소망이 그가 무엇을 구매하느냐를 좌우한다. 사회적 압력도 선택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주변 집단에 속하고 어울리려는 필요나 또래보다 뛰어나야 할 필요가 우리의 구매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의 구매 이유와 선택의 계기를 이해하는 것이 브랜드에 민감한 현대 소비자에게 보다 적절하고 성공적으로 접근하는 열쇠가 된다. 

 

컨슈머리즘이란?

'컨슈머리즘(Consumerism)'이라는 단어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 1960년판에 처음 등장했다. 그때의 사전적 정의는 '소비재 구입을 중시하거나 거기에 집착하는 현상'이었다. 하지만 현대 비판이론은 컨슈머리즘을 개인이 자신이 구매하거나 소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자신을 정의하려는 경향으로 설명한다. 

 

이 경향은 럭셔리 제품 소유에 따른 심리적 위상 획득 현상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이렇게 심리적 보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가 생산하는 제품을 소유하기 위해 기꺼이 제품의 실질 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웃돈'을 지불한다. 럭셔리 제품의 종류는 자동차, 의류, 패션용품, 장신구 등 다양하다. 

 

우리가 '사는' 이유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8년 5월에 발간된 <브랜드 디자인>을 큐레이션하였습니다.

소비는 사람이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고 제품·서비스를 선택, 구매, 사용함으로써 해당 욕구를 충족하는 전체 과정을 말한다. 소비 욕구는 소비자의 수만큼 다양하지만, 인간 모두에게 공통된 기본 욕구도 있다. 의식주에 대한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생존을 위한 기본 필수품이 해결된 다음에는 보다 주관적인 욕구가 대두한다. 이 욕구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달라지고, 이 라이프스타일은 다시 개인이 속한 문화, 사회, 사회집단, 사회계층에 따라 달라진다. 

 

구매 동인은 기본 욕구라기보다 주관적인 욕구다. 개인의 욕망과 소망이 그가 무엇을 구매하느냐를 좌우한다. 사회적 압력도 선택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주변 집단에 속하고 어울리려는 필요나 또래보다 뛰어나야 할 필요가 우리의 구매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의 구매 이유와 선택의 계기를 이해하는 것이 브랜드에 민감한 현대 소비자에게 보다 적절하고 성공적으로 접근하는 열쇠가 된다. 

 

컨슈머리즘이란?

'컨슈머리즘(Consumerism)'이라는 단어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 1960년판에 처음 등장했다. 그때의 사전적 정의는 '소비재 구입을 중시하거나 거기에 집착하는 현상'이었다. 하지만 현대 비판이론은 컨슈머리즘을 개인이 자신이 구매하거나 소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자신을 정의하려는 경향으로 설명한다. 

 

이 경향은 럭셔리 제품 소유에 따른 심리적 위상 획득 현상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이렇게 심리적 보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가 생산하는 제품을 소유하기 위해 기꺼이 제품의 실질 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웃돈'을 지불한다. 럭셔리 제품의 종류는 자동차, 의류, 패션용품, 장신구 등 다양하다. 

 

소비문화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은 그 브랜드가 자신의 개인정체성(Personal Identity, PI) 또는 자신이 창조하고 싶은 개인정체성을 반영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셀리아 루리(Celia Lury)의 저서 <소비문화(원제: Consumer Culture)>는 계층, 성별, 인종, 연령 등으로 다각화한 사회 집단 내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위치가 그의 소비문화 참여 방식에 작용하는 바를 논한다. 루리의 결론은 이렇다.

소비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대의 소비문화는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정체성 창조에 적극 관여한다. 소비문화 자체가 정체성 창조의 방법이 된다. 루리의 결론은 현대 사회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역할과 직결된다. 소비문화가 끝없이 양산하는 스타일들이 결국 현대인의 일상적 창의 활동에 중요한 맥락과 바탕을 이룬다. 

루프탑 텐트를 장착한 BMW 미니 컨트리맨. 개인이 모는 차종이 그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지표가 된다. ⓒBMW

브랜드란 무엇인가?

브랜딩(Branding)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사시대부터 인류에게는 사적 소유권을 명시하고, 특정 집단이나 씨족의 일원임을 알리고, 정치적 또는 종교적 권력을 드러내려는 욕구가 있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물건에 표식을 하는 관행이 있었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는 신전과 무덤, 기념비적 건축물에 상형문자의 형태로 자신만의 서명을 남겼다. 고대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뜨거운 인두로 가축에 낙인을 찍었다. 이 전통이 오늘날 미국 카우보이들에게 이어졌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태어난 용어다. 현대의 브랜딩은 사물이나 사람에 이름과 평판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주된 목적은 경쟁에서 차별화하는 것이다.

브랜딩은 중세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때의 브랜딩은 소유자 표시를 위해 동물의 가죽에 인두로 심벌을 박아 넣는 행위를 뜻한다. ⓒ홍디자인

브랜드는 상호, 로고, 심벌, 상표에서 시작되었지만, 이들보다 훨씬 큰 개념이다. 브랜드에는 브랜드 성격을 규정하는 고유 가치 세트가 담겨 있다. 브랜드는 구매할 때마다 같은 품질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불문(不文) 계약서로 기능한다. 브랜드가 약속하는 만족감은 구매 시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용하고 경험하는 동안의 만족감도 포함된다. 또한 브랜드는 소비자와 정서적 유대를 구축해서, 소비자에게 항상 유일무이한 선택이 되고 나아가 평생의 인연이 될 것을 목표한다. 

 

디자이너이자 브랜딩과 소비자 조사의 개척자인 월터 랜더(Walter Landor, 1913~1995)는 브랜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제품은 공장에서 창조되고, 브랜드는 마음에서 창조된다.

브랜딩은 지난 3천 년 동안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카르투슈' 로고는 그녀의 이름을 패션 세계에서 불멸의 존재로 만들었다. ⓒ홍디자인

브랜드 창조 과정, 즉 브랜드의 디자인과 마케팅이 제품, 서비스, 사업의 성공을 좌우한다. 21세기에는 브랜드가 대변하는 실제 물건보다 브랜드 이미지의 조작과 제어가 더 중요하다. 지금은 제품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제품을 만드는 시대다. 더는 제품을 팔기 위해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브랜드의 성공을 연장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제품이 개발된다. 이에 따라 디자이너, 광고 대행사, 브랜드 매니저 등 이미지 메이커들이 현대 소비문화의 중심축으로 성장했다. 

브랜드는 왜 필요한가?

브랜드의 주요 목적은 신뢰감을 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브랜드가 제품·서비스의 종류를 막론하고 소비자 인지도 구축과 충성도 증진의 수단으로 마케팅의 중심에 자리하게 되었다. 브랜드는 로고를 넘어서고, 제품 컨셉을 온전히 아우르고, 품질과 예측가능성을 약속한다. 

 

성공적인 브랜드는 고유 가치 세트를 실현해서 비즈니스 전략을 달성한다. 비즈니스 전략의 요체는 소비자가 경쟁 제품이 아닌 자사 제품을 선택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는 소비자 인지에서 나온다. 다만 이 관계는 평판에 기초한다. 브랜드가 위상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소비자의 기대 수준을 지속해서 충족시켜야 한다. 캐나다 디자인회사 이퀼리브리엄 컨설팅(Equilibrium Consulting)의 파트너인 니컬러스 인드(Nicholas Ind)는 브랜드의 기능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브랜드의 제1기능은 선택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것이다. 제품을 안다는 느낌이 강할수록 불안감이 줄어든다.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브랜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차별화다. 즉 자사 제품·서비스를 경쟁 제품·서비스와 '달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차별화에 주로 이용되는 것이 브랜드 가치다. 브랜드 가치는 브랜드를 떠받치는 근본 신념 또는 철학이다. 이것이 브랜드를 경쟁에서 차별화한다.

 

브랜드 특화의 다른 방법은 브랜드에 개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A. 아커(David A. Aaker)의 정의에 따르면 브랜드 개성(Brand Personality)이란, 브랜드에 결합된 인간적 특성들의 집합을 말한다. 브랜드 개성 부여에 사용하는 대표적 틀이 미국 사회심리학자 제니퍼 아커가 개발한 '브랜드 개성의 차원(Dimensions of Brand Personality)'이다. 이 틀은 브랜드 특화에 자주 동원되는 인간적 특성들을 다섯 가지 핵심 차원으로 분류한다. 

  • 성실(Sincerity): 가정적(Domestic), 진솔한(Honest), 진정성 있는(Genuine), 쾌활한(Cheerful)
  • 신명(Excitement): 대담한(Daring), 활기찬(Spirited), 상상력이 풍부한(Imaginative), 현대적(Up to Date)
  • 유능(Competence): 안정적인(Reliable), 책임감 있는(Responsible), 믿음직한(Dependable), 유능한(Efficient)
  • 세련(Sophistication): 화려한(Glamorous), 가식적(Pretentious), 매혹적(Charming), 낭만적(Romantic)
  • 야성(Ruggedness): 거친(Tough), 힘찬(Strong), 야외 활동을 즐기는(Outdoorsy )

이 인격화 기법으로 동종 브랜드들―같은 제품 카테고리에 속하는 다른 브랜드들―도 재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중에서도 랜드로버는 야성 카테고리를 대표하고, 페라리는 세련 카테고리를 대표한다. 디자인 대행사에게 이 기법은 매우 요긴하다. 브랜드의 고유 가치를 창출할 때 발상의 토대가 되고,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 즉 마케팅 대상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구상할 때 참작의 테두리가 된다. 또한 SNS 기반 브랜드 커뮤니티를 조직하고 운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은 소비자에게 해당 브랜드가 시장에서 대체 불가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는다. 브랜드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일관된 품질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따라서 브랜딩이란, 브랜드의 물리적 구성요소들―브랜드명, 로고, 슬로건 등―을 통해서 브랜드가 주는 정서적 편익 같은 실체 없는 자산을 창조하는 행위다. 

 

브랜딩에 성공하려면 타깃 오디언스(광고 혹은 메시지의 수신자)의 니즈와 원츠를 알아야 한다. 브랜딩 전략 개발 방법은 가지각색이지만, 디자인 대행사들은 대개 리서치부터 시작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디자인 프로세스는 크게 다섯 단계로 요약된다. 

 

1. 소비자 조사와 비주얼 조사

2. 컨셉 개발

3. 디자인 개발

4. 디자인 실행

5. BI(Brand Identity) 테스트

 

많은 디자인 대행사가 이 단계식 디자인 방법론을 쓴다. 이 방법론은 BI 창조에 총체적 접근(Holistic Approach)을 접목한다. 즉 타깃 소비자의 니즈와 욕망, 소망을 고려하고, 현재의 시장 상황과 경쟁 제품·서비스를 반영하고, 프로세스상 중요한 의사 결정 시점마다 고객사를 참여시킨다. 

브랜딩은 원칙적으로 사물이나 사람에 이름과 평판을 결부하는 과정이다.
 

_ 제인 파빗(Jane Pavitt, 영국 왕립예술학교 디자인 역사 프로그램 수석교수 )

브랜드의 미래

현대의 첨단 기술을 날개 삼아 브랜드는 이제 광고와 제품을 초월한 존재가 됐다. 브랜드가 개인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들어왔다. 최근 10년 동안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지구적 미디어들이 급부상했다. 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지금은 끝없이 대화한다. 매일 수천만 명이 상호작용하며 매달 수십억 번의 웹사이트 조회 수를 기록한다. 

 

방식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때와 장소도 달라졌다. 휴대폰은 단순한 통신기기 이상이다. 모바일 기술, 인터넷, 위치 추적 시스템이 융합해 우리에게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오락과 뉴스, 정보를 제공하고 가족과 친구, 동료를 이어준다. 

 

스마트폰은 수많은 앱을 거느리고 금융 거래부터 취미 활동까지 갖가지 일을 지원한다. 거기에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까지 탑재하면 소비자는 더 이상 지갑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다. 

 

최근에는 멀티스크린 서비스가 있다. 멀티스크린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동기화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휴대폰, 태블릿, 컴퓨터, TV를 넘나들며 콘텐츠 검색과 브랜드 경험, 온라인 구매를 중단 없이 수행할 수 있다. 바코드와 QR코드를 이용한 마케팅도 소비자의 제품 인지와 사용법 인지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계속 정교해지고 있다. 

 

삼성의 기어(Gear)는 손에 들 필요도 없다. 휴대폰이 제공하는 여러 경험―피트니스, 쇼핑, 소셜미디어, 음악, 뉴스, 심지어 수면관리 등―을 '모바일에서 웨어러블로 증강'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기술의 발전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기회로 이어진다. 

 

우리는 상시 접속, 상시 연결이 가능해진 시대에 산다. 소비자는 점점 더 유식해지고 노련해진다. 자신에게 적절하고 타당한 것만 골라 소비한다. 우리 시대 브랜드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거대 관계망 속의 유기적인 일부가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직접성, 융통성, 휴대성, 상호작용성, 소유가능성을 갖추고 소비자와 보다 깊게 그리고 보다 감성적으로 엮여야 한다. 

가치를 오래 유지하려면 기술적 소구력뿐 아니라 감성적 소구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향적 기업이라면 브랜드에 투자해야 한다. 브랜드야말로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의 발판이 된다.


_리타 클리프턴(Rita Clifton, 브랜딩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의 전 회장)

사랑받는 브랜드 되기

브랜드의 궁극적 소망은 실패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와의 강력한 정서적 유대 구축을 목표한다. 그래서 이른바 '사랑받는 브랜드(Beloved Brand)'로 불리고,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이 위상을 일단 달성한 다음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그것을 당연시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도움이 될 만한 전략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브랜드의 약속을 항상 최전방과 정중앙에 두고 기업의 본분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좋아지고, 달라지고, 싸져야 한다. 유의미성과 간단명료함, 흥미진진함을 유지하도록 스스로를 다그친다. 

 

2. 현상에 끝없이 도전한다. 약속을 기대 이상 수행하고, 그 경험을 유지한다. 브랜드의 허점을 덮기보다 먼저 비판하는 기업 문화를 만든다. 그래서 경쟁자가 공격의 기회로 삼기 전에 바로잡는다. 사랑받는 브랜드는 기업 문화와 브랜드가 하나가 되어야 가능하다. 

 

3. 브랜드 스토리는 명료하고 단순하게 가져간다. 유료 매체(신문 광고, 방송 광고, 온라인 배너 등)를 통한 정규 광고뿐 아니라, 무료 매체(언론 보도, 온라인 포스팅과 댓글 등)를 통한 입소문을 두루 활용한다. 

 

4.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려면 소비자보다 한발 앞서가는 혁신성과 참신성이 필요하다. 브랜드의 지향점은 방향 표시등 역할을 한다. 시장 조사와 제품 개발의 방향과 틀이 된다. 신제품은 모두 이 지향점을 뒷받침해야 한다. 

 

5.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한다. 먼저 스스로를 솔직히 돌아본다. 소비자의 소리를 들을 통로를 마련하고 항상 트렌드에 앞서 나간다. 극적인 변화에 긴장한다. 시장 변화는 새로운 경쟁 브랜드의 등장 또는 경쟁 심화의 계기가 된다.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 하지만 자기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록 그것이 기존 비즈니스를 부정하는 것일지라도 좋은 방어는 좋은 공격에서 시작된다. 

스페인 산탄데르에 개점한 이 캠퍼 매장은 '캠퍼 투게더(Camper Together)' 프로젝트의 하나로 개장했다. 캠퍼 투게더는 유명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캠퍼 브랜드에 대한 각자의 비전을 매장에 구현하는 캠페인이다. 이 매장은 가구 디자이너 토마스 알론소가 최소한의 재료 사용, 캠퍼 브랜드와 사물의 관계 이해라는 두 가지 원칙에 따라 설계했다. 거기에 자유, 편안함, 창의성이라는 캠퍼의 브랜드 가치도 반영했다. ⓒTomas Alonso

Case Study 유니클로

유명 브랜드가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보급하는 브랜드 마케팅 기법도 있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할 목적으로 유명 브랜드가 만드는 앱을 브랜드 앱(Branded App)이라고 한다. 일본 의류 업체 유니클로도 '유니클로 웨이크 업', '유니클로 캘린더', '유니클로 레시피' 등 여러 앱을 선보였다. 이들 앱의 설계 방향은 소비자의 반복적 일상에 재미와 즐거움과 훈훈함을 더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마케팅 툴을 소비자 일상의 뗄 수 없는 일부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목표는 당연히 자사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과 머리에서 '사랑받는 브랜드'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앱들은 과연 홍보용 장치에 불과할까? 어째서 유니클로는 의류 판매와 별로 상관없는 앱들을 개발하는 데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한 걸까? 답은 간단하다. 이 앱들은 브랜드 가치를 전달한다. 유니클로는 유용한 생활 유틸리티 앱을 만들어서, 브랜드 에센스와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담은 컨셉을 교묘히 전달하는 매체로 삼았다. 이 컨셉을 가장 잘 요약하는 말은 '단순한 것들(Simple things)'이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고, 식사준비를 하고, 일정표에서 할 일을 확인할 때마다 유니클로의 메시지가 배달된다.


유니클로 웨이크 업은 요란한 소리 대신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잠을 깨우는 알람 앱이다. 칸노 요코가 작곡한 음악을 쓰고, 그날의 날씨에 따라 음악이 달라진다. 비가 오는 날에는 알람 음악도 쓸쓸해지고, 맑은 날에는 앱이 밝은 선율을 연주한다. 알람이 꺼지면 앱의 목소리가 노래하듯 시간과 날짜와 날씨를 들려준다. 여러 언어를 지원하므로 원하는 언어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