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문장: 그리하여 '서울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앞으로 매달 이 지면은 크게는 전 세계의 이슈를 모으는 월드 뉴스와 각 필드 전문 필자들의 의견과 예측을 담은 크리틱으로 구성됩니다.  


월드 뉴스는 그동안 한국의 미디어들이 주로 취해왔던 해외 토픽 류의 생경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외국의 뉴스를 단순히 모으는 섹션이 아닙니다. 우리는 월드 뉴스의 중심에 '한국'을 놓고자 합니다.

 

현재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흐름과 트렌드를 보다 더 잘 파악하고, 영감을 주는 측면에 있어서의 월드 뉴스. 그래서 이 섹션에는 현재 한국의 컬처, 공간, 음식, 패션, 이슈 등이 세계 주요 도시의 뉴스와 같은 맥락으로 배치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됩니다.

트랜스폼 월 ⓒ투폴드그런 의미에서 이번 달 <아레나>의 필터에 걸린 세계의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요즘 서울의 가장 핫이슈 중 하나인 공유 오피스의 원조 격인 런던에서 코워킹 스페이스가 어떻게 더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시하게 변해가고 있는가입니다. 창의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지극히 포틀랜드적인 오피스에 대한 아이디어 또한 재미있습니다.

 

이렇듯 이 번 달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모으고 에디팅 하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테마가 바로 '그렇다면 서울적인 것이란 무엇일까?'였습니다.

한 도시를 그 도시답게 구성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그 도시의 외관과
시민들의 실제 라이프스타일을
규정하는 '공간'이
가장 대표적으로 중요한 요소일 겁니다

공공디자인, 그리고 과거와 혁신의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공간들이 방문할 때마다 새롭게 늘어나 매번 새로운 영감을 얻고 돌아오게 되는 런던. 동양적인 전통과 서구적인 근대라는 2가지 요소를 특유의 집요한 디테일을 바탕으로, 매 번 다른 경지로 융합해 보여주고 있는 도쿄. 서울보다 한참 뒤처지는 도시라 생각해왔건만 오히려 압도적인 숲과 식물로 둘러싸인 아열대성 거대 도시는 어떤 공간으로 채워져야 하는가, 라는 정답을 보여주고 있는 방콕.


비교해 보자면 서울은 참 애매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단순히 일제 시대를 거치며 전통과 근대화 사이에 급격한 단절이 이뤄졌다는 말로 포장하기에는 이미 지나온 시간이 깁니다. 그럼에도 무수한 가능성을 내포한 서울의 공간들은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래 건물의 역사성을 조금 더 남겨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남산의 호젓함과 남대문 시장의 분주함 사이에서 전시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명쾌하게 제시한 피크닉cafe piknic. 왜 이런 소재의 외관과 공간 배치를 한남동이라는 지역에 펼쳐냈는지 다소 애매한 측면은 있지만, 대비되면서도 그 의미를 더욱 증폭시키는 이솝 매장의 내부 인테리어와, 큐레이션이 가능한 중간 규모의 서점으로서는 최대의 가능성을 가뿐히 실현한 스틸 북스의 존재만으로도 그 의의를 확보하고 있는 사운즈 한남.


이 번 달에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꽤 오랫동안 '서울의 기념비적인 건물'로 남을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에 대해 다뤘습니다. 건축가와 건물의 특성 등에 대해서는 이미 무수히 많은 매체들이 다뤘지만, 우리는 시각을 바꿔 '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의 지분율'에 대해 초점을 맞춰보았습니다.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그동안 외부에 자랑하듯 위압적이거나, 갇힌 구조로 외부에 폐쇄적이었던 기존 사옥들의 선례를 철저히 배격하고 소유주, 임직원, 건축가, 시민 등 다양한 주체들에게 열린 방식으로 건축된 사실상 서울의 첫 사옥이자 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매기고 싶습니다.

이외에도 요즘 계속 화제의 중심에 놓여 있는 레스케이프Lescape 호텔의 경우 일부 비판을 받고 있는 건축물 또는 공간의 관점이 아니라 세계 최전선의 미식을 서울로 본격적으로 이식한 사실상 첫 시도라는 점, 크리에이티브한 스타 셰프들의 역량이 단순히 이식되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교배하고 융합하면서 새로운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 등에 포커스를 맞춰 분석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공간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측면에서
'서울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와 취재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루이스 폴센덧붙여 최근 북유럽 조명 회사 중 최초로 한국 지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루이스 폴센의 사례를 통해 현재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느 단계에까지 이르렀는지, '빛과 조명을 통한 플레이'를 통해 어떤 가능성들이 실현될 수 있는 지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콘텐츠 플랫폼에 머무는 것이 아닌, 제작사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CJ ENM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어느 단계로까지 확장되고 있는지를 파악해 보았습니다.


한국의 '동묘 아재'들의 패션을 가장 트렌디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시각에 대한 글도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리라 믿습니다.


부디 이 다양한 글들이 당신의 통찰력과 좋은 라이프스타일 구축에 조금이나마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큐레이터, 박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