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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월의 레터

저자 PUBLY
3월의 레터

걸음을 연마한다는 것 (#133)

나는 하루에 최소 네 시간 동안, 대개는 그보다 더 오랫동안 일체의 물질적 근심 걱정을 완전히 떨쳐버린 채 숲으로 산으로 들로 한가로이 걷지 않으면 건강과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믿는다.

나는 단 하루라도 밖에 나가지 않은 채 방구석에만 처박혀 지내면 녹이 슬어버리고 오후 4시 - 그 하루를 구해내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 가 훨씬 넘어서, 그러니까 벌써 밤의 그림자가 낮의 빛 속에 섞여 들기 시작하는 시간에야 비로소 자리를 비울 수 있게 되면 고해성사가 필요한 죄라도 지은 기분이 된다.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나는 여러 주일, 여러 달, 아니 사실상 여러 해 동안 상점이나 사무실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지내는 내 이웃 사람들의 참을성, 혹은 정신적 무감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에세이 <걷기의 유혹Walking)>에서 위와 같이 말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만큼은 (당연히) 아니더라도 저도 하루에 일정 시간을 걷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번 겨울처럼 한파가 온 하루이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나는 무더운 여름날의 하루이든,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꼭 걸어야만 합니다.

 

걷는다는 것은 저에겐 쉼이기도 하지만, 보통 풀리지 않던 생각의 실마리를 푸는 시간입니다. 앉아서 메모를 하고, 키보드를 두들기다 보면 어느새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 머리를 환기시키면서,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 되는 겁니다.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신기하게도 걷다 보면 생각나지 않던 한 문장이 생각나고, 고민되던 일은 어떻게 단계를 밟아나가야 할지 환기가 되곤 합니다. 어쩌면 앉아 있는 것보다 직립보행을 한다는 것이 인간의 감각을 깨우는 본성의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번 주는 머리와 몸에 쉼을 주며 일을 해나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한 주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쉼에 대해 생각을 더 했고요.) 봄이 훌쩍 다가오는 주말에는 더 많이 걸어야 하겠습니다. 나를 위해, 그리고 일을 슬기롭게 지속하는 방법을 연마하기 위해.

 

오늘은 조금 춥지만, 모두 좋은 봄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2018년 3월 2일

삼성동에서 걷고 있는 오세훈 드림걸음을 연마한다는 것 (#133)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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