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린에서의 한 달

에스토니아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인지 은행 계좌 개설에 난항을 겪게 되면서 그만큼 실망감과 허탈감도 컸다. 에스토니아에 한 달여 머물렀는데 첫 이 주는 희망에 부풀어서 법인을 설립하고, 은행과 인터뷰를 하며 분주하게 지냈다. 나머지 이 주는 실망, 좌절, 분노에 휩싸여 여기저기 문의를 하다 보니 어느새 떠날 시간이었다.

 

탈린에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점점 실망의 연속이었고, 그곳에서의 나날은 외롭고 적막했다. 온라인 리서치를 통해 알아본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의 길고 긴 전쟁을 딛고 일어난, 그것도 노래 혁명으로 독립을 쟁취한 매력적인 국가였는데 막상 지내보니 기후는 춥고, 사람들은 무뚝뚝했다.

 

익히 악명은 들어왔지만, 과연 발트해 국가의 날씨는 그리 추천할만하지 못했다. 항상 날씨가 흐리고 우중충하기에 일조량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 해가 나오면 너도나도 다들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한다.

 

또한 북유럽 국가의 특징인지 몰라도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표정이 없고 살갑지 못하다 보니 친구 사귀기도 어려웠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에스토니아를 떠나는 날만 목 빠져라 기다리게 되었다. 그렇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에게 에스토니아는 기후 좋고, 사람 좋은, 그런 살기 좋은 국가는 아니었다.

 

아침마다 요가와 달리기를 하고, 오후에는 카페에 앉아 일하며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탈린에서의 일상을 영상으로 간략히 남기기도 했다. 참고로, 영상 속 에스토니아는 아름답다. 가장 햇빛이 찬란한 날에 촬영했기 때문이다!

 

* Living in Tallinn Estonia for 30 days ©Nomad Coders

 

어째서 이렇게 지루한 것일까? 뭔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벤트, 행사, 밋업meetup 등을 열심히 찾아봤다.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스타트업 이벤트는 바로 라티튜드59Latitude 59인데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되기에 앞서 작은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일명 스타트업 워크어바웃Startup Walkabout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하루 동안 에스토니아의 스타트업들을 방문해보는 행사였다.

스타트업 워크어바웃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트랜스퍼와이즈 에스토니아 사무실을 방문하여 인증사진을 찍었다. 가운데 붉은 셔츠를 입은 사람이 트랜스퍼와이즈 직원이고, 나머지는 프로그램에 참여, 견학 온 멤버들이다. ⓒ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