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YOLO 아닌 원격 근무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

2015년 여름, 3년간 일했던 회사를 퇴사하고, 나는 프리랜서의 삶으로 전향했다. 비영리 단체부터 게임회사까지 다양한 곳에서, 단순 번역부터 소셜 마케팅 대행까지 다양한 일을 받아 원격으로 일했다. 짧게는 일주일부터 길게는 석 달까지 일을 했고 사무실 출근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내가 원하는 장소를 선택해서 작업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일하는 곳이 반드시
서울, 한국일 필요는 없겠구나

바로 주섬주섬 단출하게 짐을 싸서 동남아로 떠났다.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치앙마이, 그리고 독일 베를린까지 돌아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을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라고 부른다는 것을!

 

디지털 노마드란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단어다. 디지털 노마드를 검색하면 "어떻게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나요?"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9가지 방법"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주목받는 도시 TOP 3"와 같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이 쏟아진다. 그들을 위한 여행 가방, 가이드북, 주거 공간 등 관련 콘텐츠와 상품 역시 재빠르게 양산되고 있다. 그만큼 매우 핫한 트렌드이다.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는 과연 YOLO*의 트렌드가 불러온 일시적인 열풍일까? 실제로 디지털 노마드로 살다 보니, 이는 원격 근무remote work라는 본질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었다. 이들은 유유자적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실상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원격 근무자 혹은 창업가들이며, 다만 '안정성' 보다는 '자유'를 극단적으로 선택한 사람들이다.

*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번뿐인 인생 즐겨라!'라는 뜻의 신조어.

원격 근무는 이제 보편적인 근무방식이라고 55%가 응답했다. ⓒ업워크

원격 근무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의 프리랜서 고용 전문 서비스인 업워크Upwork의 2018년도 <미래 노동인구 보고서Future Workforce Report>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원격 근무자가 급격히 증가하여 원격 근무가 사내에서 보편적인 근무방식이라고 답한 매니저가 55%에 달했다.

 

기업들이 원격 근무자를 찾는 이유는 꽤 단순하다. 업워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원격 근무로 대체하는 이유가 고급 인력 부족이라고 답한 기업이 무려 53%에 달한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테크 기업들은 그들이 원하는 수준의 고급 인력을 구하기 위해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