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와 스타의 경계를 걷는 아티스트

저희 팀에서는 작곡가, 작사가, 가수, 그리고 음악 전문가를 '아티스트'라는 호칭으로 통칭해 부릅니다. 저는 아티스트라는 말을 꺼낼 때마다 인류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재하는 최후의 존재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JTBC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 2>에서 한국의 아티스트들은 먼 이국땅에서 세상사 속 기쁨과 슬픔을 노래합니다. 이들의 버스킹을 지켜보며, 이런 아티스트야말로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온통 뒤덮인 미래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주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비긴 어게인 2> 김윤아의 버스킹 티저 영상 ⓒJTBC

 

물론, 아티스트보다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호칭도 있습니다. '연예인'입니다. 음악가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업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시대에, 연예인(또는 엔터테이너, 셀럽, 스타 등)은 아티스트를 포괄하는 명칭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예인은 어딘가 대중을 의식한 명칭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몇년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신해철은 '직업인으로서 음악가의 정체성'을 강조했습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처럼,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도 한 꺼풀 벗겨보면 종합소득세를 납부하는 자영업자이고, 회사와의 계약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임을 말한 것이죠.

저는 연예인이라는 말 자체를 소름 끼치도록 싫어해요. (중략) 그러면 상업적으로 음악을 판매할 수 있었던 시기 이전에는 예술이 없었는가 생각을 해보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원시인이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팔려고 그렸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거죠. 그러니까 인기 이전에 음악을 하자는 거죠. (저자인 강헌의 설명) 신해철은 연예인 이전에 '음악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며, 자신은 이것으로 먹고사는 직업인이고 이것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 강헌, <신해철>(2018)

창의성과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아티스트에게도 돈 문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아티스트도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일상을 영위하는 생활인입니다. 기업의 꽃이라는 임원이 될 수 있는 확률이 1% 내외라는데, 독립 아티스트가 스타가 되어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확률은 더 낮을 것입니다. 음원 플랫폼의 수익 배분율이 업계의 해묵은 논란거리인 것도 이러한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