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서비스를 가로막는 장벽

2017년, 볼빨간사춘기의 음악이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었습니다. 이들은 곡을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다들 저작권료를 엄청나게 벌었을 것으로 예상했죠.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볼빨간사춘기의 곡이 2억 1천만 회 재생된 결과로 얻은 음원 수익은 약 7천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물론, 사실 7천만 원보다는 훨씬 많다는 반론 글도 있기는 했습니다. ** 하지만 엄청난 인기에 비해 음원으로 버는 돈은 제한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음원이 팔리는 과정에서 많은 유통 단계와 플랫폼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 관련 기사: 저작권까지 거래… '헐값 음원'의 짙은 그늘 (한국일보, 2017.8.15)

** 관련 글: 볼빨간사춘기는 진짜 7,000만 원만 벌었을까? (백스프 브런치, 2017.8.16)

 

이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은 음악이 산업화된 역사가 매우 오래된 나라로, 저작권의 등록과 정산 구조가 한국보다 더 복잡합니다. 음악 산업이 태동하던 초창기에는 저작권을 지역별로 관리하다가, 북미 전역의 저작권 관리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인 BMI(Broadcast Music, Inc.), ASCAP(American Society of Composers, Authors and Publishers), SESAC(Society of European Stage Authors and Composers) 등이 나눠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음악 콘텐츠가 디지털화되면서 저작권 관리 체계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SXSW Music 2018의 몇몇 세션에서는 "프로 아티스트가 되려면 녹음실이나 마케팅 회사보다 저작권 문제를 맡을 변호사를 먼저 찾아가라."라는 조언이 농담처럼 나올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