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실패하는가?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은 매우 간단하지만 이를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대부분 실패한다. 그리고 실패의 이유를 '버핏은 금수저', '시대적 상황과 운이 큰 변수', '진짜 성공 요인은 비공개', '이미 한물간 투자법' 등으로 돌린다. 그러나 '버핏 따라 하기'의 성패는 우선 무엇을 따라 해야 하는지를 아는 데에 있다.

 

성공한 이들의 일상과 가십은 우리가 가장 접하기 쉬운 정보들이다. 하지만 그런 정보들로 성공에 다가갈 수 있을까?   

 

 

그는 세계 최고의 화가였지만, 아무도 그의 그림을 궁금해하지 않았다.

버핏을 따라 하려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을 따라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데에 있다. 버핏을 따라 하는 이유는 버핏과 같은 부를 얻고 싶어서일 텐데, 정작 관심을 보이는 것은 버핏의 투자기법과 철학, 그가 하는 말과 만나는 사람들이다. 이것들은 핵심이 아니라 버핏의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어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빈센트 반 고흐를 동경하는 화가 지망생이 있다고 해보자. 그를 따라 하기 위해 그가 썼던 물감, 도구, 화법 등과 그가 다녔던 장소, 세상을 보는 시각과 철학을 열심히 연구한다. 그런데 정작 이 화가 지망생이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한번도 보지 않았다면, 그는 반 고흐가 썼던 물감과 도구를 가지고 고흐의 그림을 비슷하게 그릴 수 있을까? 

 

버핏의 투자 기법과 철학은 그의 투자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에 집중하는 것은 명작을 그리기 위해 물감만 고르고 있는 것과 같다. 도구에 대한 관심은 같은 도구를 쓰는 사람이 되게 만들어줄 뿐이다. 반 고흐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그의 그림부터 보는 것이 우선이고, '어떻게 그렸지?'는 그 다음이다.

 

버핏 따라 하기에 성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은 버핏의 투자 결과에 집중했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역으로 버핏을 궁금해 했다.


'버핏 따라 하기'에 성공한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가?

버핏을 따라 하기 위해 알아야 할 버핏의 투자 결과물은 하나뿐이다. 바로 그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버핏 따라 하기에 성공한 사람들은 버크셔 해서웨이에 집중한다. 이 회사의 사업 보고서를 읽고, 그의 투자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주식을 산다. (스스로를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라 말하는 '가이 스파이어'는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20%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이라고 밝혔다.)

이런 행동 다음에 그들은 버핏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해 더 다가갔다. 다음은 경매를 통해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낙찰 받은 사람들이다. 대부분 사업가와 투자가로서, 버핏을 아는 것이 그들의 사업과 투자에 2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경매에 입찰한 사람들이다. 여기엔 '도대체 버핏에게서 무엇을 얻을 수 있기에 버핏과의 점심식사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쓸까?'에 대한 힌트가 있다.

2007년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낙찰받은 모니시 파브라이와 가이 스파이어는 경매에 입찰한 그들의 의도를 밝혔다.

그들에게 버핏과의 점심은, 버핏에게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그들의 성공에 이미 도움을 준 버핏에게 감사하는 자리였다. 경매에 입찰한 사람들은 '버핏 따라 하기'를 통해 성공에 도움을 받았으며, 앞으로 버핏을 더 아는 것이 더 큰 성공에 기여한다고 믿은 사람들이다. 이 만남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경매에 두 번 입찰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버핏은 투자로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유일한 사람이기에 많은 이들이 버핏의 말 한마디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버핏 추종에 성공한 사람들 역시 버핏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지만, 이들은 투자 결과물에 우선 집중한다. 이 차이는 화가의 그림부터 보고 물감을 사러 가는 것과 물감만 사러 가는 것보다 더 크다. 버핏을 따라 하고 싶은 것이라면 콜라를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슷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투자를 따라 하고 싶다면 버크셔 해서웨이를 꼭 알아야 한다.

 


워렌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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