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이 된 모험가 정신

1856년, 21살의 젊은 토마스 버버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아웃도어 의류 전문점 버버리 (Burberry's)를 열었다. 비와 눈이 변덕스럽게 내리는 기후에 사는 영국인들은 늘 레인코트를 입고 다녔다. 외투를 지어 파는 버버리의 눈에는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베이싱스토크(Basingstok) 타운의 날씨보다, 영국인들이 입고 다니는 불편한 레인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나쁜 날씨란 없다. 나쁜 옷만 있을 뿐.
- 알프레드 웨인라이트, 영국 작가

직물점에서 경험을 쌓은 토마스 버버리는 뻣뻣한 데다 비나 눈이 왔을 때 좀처럼 마르지도 않아 불편했던 아웃도어 의류보다 좀 더 실용적이고 편한 의류를 만들고 싶었다. 거듭한 연구 끝에 1879년 그는 마침내 '개버딘(Gabardine)'이라는 원단을 발명하는 데 성공한다. 개버딘 원단은 물에 젖지 않고 통기성이 우수했다. 비가 올 때면 무거워지고 불편했던 영국인들의 기존 레인코트는 혁신적으로 바뀌게 된다.

* <The Tale of Thomas Burberry> 버버리의 창립 히스토리를 다룬 필름 ⓒBurberry

개버딘 원단의 성공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누리던 1914년,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경은 토마스 버버리를 찾아와 자신과 자신의 대원들이 남극 탐험에 입을 수 있을만한 의류를 부탁했다. 섀클턴은 험난한 환경 속에서 대원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옷을 찾았고, 버버리는 거친 날씨를 견뎌낼 수 있는 방한복과 텐트, 그리고 탐험에 필요한 장비들을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섀클턴 탐험대는 성공적으로 세 번의 남극 탐험을 마칠 수 있었다.

 

1919년, 세계 최초로 무착륙 대서양 횡단 비행을 성공해낸 존 알콕과 아서 브라운 역시 버버리의 비행복을 입었다. 그들뿐 아니라 탐험가 로알 아문센도 버버리의 옷을 입고 인류 최초로 남극 탐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