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든지 스쿠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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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언니들과 내가 처음 만난 곳은 신톈디였다. 한국인 친구를 만나려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관광지인 신톈디가 떠올랐던 모양이다. 신톈디에는 유럽풍의 예쁜 식당과 바가 많다. 거리 한쪽에는 화려한 쇼핑몰이, 다른 한쪽에는 독특한 분위기의 집들이 마주 보고 있다. 

 

그렇게 둘러보다가 집들이 마주 선 골목을 발견했다. 이렇게 크고 화려한 번화가에 상하이의 전통 주택이 있다는 것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상하이 전통 주택
스쿠먼

"여기 들어가 봐도 돼?"

"그럼, 안 될 게 뭐 있어. 같이 가보자."

 

분명히 몇 초 전까지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번화가였는데, 돌로 지은 독특한 형태의 스쿠먼(石库门, shí kù mén)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커다란 주택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골목 곳곳에는 집에 미처 들이지 못한 가구와 오토바이가 함께 놓여 있었다.

스쿠먼 현관 앞에는 가구와 전동 오토바이가 함께 놓여 있다. ⓒ김송은

호텔 방에서 혼자 살며, 햇빛과 바람에 빨래를 말려본 지 오래되어서였을까? 스쿠먼 곳곳에서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빨래를 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스쿠먼 곳곳에 널린 빨래 ⓒ김송은

"밖에서 말리는 빨래, 정말 오랜만에 본다."

"예전엔 훨씬 많이 널려 있었어. 그런데 상하이 엑스포 때 지저분해 보인다고 해서 지금은 많이 없어졌어."

 

상하이에서 태어난 주희 언니는 어렸을 때 스쿠먼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좋은 기억이 많은데 요즘은 이런 집이 점차 없어져 아쉽다고 했다.

 

"나중에 여기 다시 오고 싶다. 정말 좋아. 그런데 사람들 사는 데라 돌아다니면 싫어하겠지?"

"그런 게 어딨어. 얼마든지 돌아다녀도 괜찮아."

상하이에 다시 간다면
스쿠먼에 가장 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