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의 와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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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와이탄에 가서 황푸강 바람을 쐬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
함께 출장 온 선배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와이탄(外滩, wài tān)은 상하이 관광의 얼굴마담이다. 상하이 여행 가이드북의 표지는 열이면 아홉이 와이탄일 정도다. 상하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둥팡밍주(东方明珠电视塔, dōng fāng míng zhū diàn shì tǎ)*를 필두로 고급 호텔과 고층 빌딩이 늘어서서 경쟁적으로 화려함을 뽐내며 반짝이는 야경은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다.
* 상하이 건물 중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TV 송전탑이다.
그러고 보니 상하이 언니들이 나를 처음 만난 날 데려간 곳도 와이탄이었다. 그리고 와이탄을 설명하면서 가장 많이 쓴 말이 '미쳤다'였다. 레스토랑도 호텔도 모두 가격이 미쳤다고 했다. 내가 느낀 와이탄과도 잘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보통 사람이 하루에 몇 번씩 극심한 차이를 느끼면 어지럽기 마련인데, 그런 의미에서 와이탄은 내게 어지러운 곳이었다. 지하철 난징둥루(南京东路, nán jīng dōng lù) 역을 나와 와이탄으로 가는 차도는 언제나 인도에서 넘쳐흐른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런데 신기하게 샛길로 빠지면 어두컴컴한 골목에 허름한 음식점이나 사람 없는 기념품 가게가 초라하게 있었다.
퇴근길, 와이탄
딩과 함께 황푸강으로 가던 중 골목 한편에서 음식점을 발견했다. 딱 봐도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 좋은 곳이었다. 주로 면 요리를 팔았는데 한 그릇에 10위안(한화 약 1,800원)도 안 하는 저렴한 가격에 감탄하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메뉴판 그림을 보고 대충 나는 우육면처럼 보이는 요리를 시켰고, 딩은 닭고기가 들어간 면을 하나 시켰다.
우육면이 먼저 나왔다. 그냥저냥 먹기에 무난했다. 그런데 딩이 주문한 닭고기 면 요리가 나오자 말 그대로 빵 터졌다. 음식에서 정말 이상한 냄새가 났다. 냄새가 너무 나서인지, 만화 속 그림처럼 거무튀튀한 연기가 그릇 위로 보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