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라서 그래
Editor's Comment
주말 아침부터 눈이 번쩍 떠졌다. 상하이에 와서 회사 밖 사람을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상하이 출장이 결정되고 어쩔 줄 모를 때, 알고 지내던 중국인 유학생 친구가 소개해준 언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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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나고 자란 내 나이 또래의 직장인, 게다가 한국어를 3년씩 공부해서 언어의 장벽도 없으니 금방 친해질 거라고 했다.
혹시나 늦을까 봐 약속 장소에 30분 먼저 나가 주변을 서성거렸다. 약속 시간 10분 전,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다. 한국어 학원에서는 자기를 '주희'라고 부른다고 하기에, 주희 언니라고 부르기로 했다.
우리는 먼저 자리를 잡으러 브런치 카페로 이동했다. 자리에 앉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일행이 도착했다. 아이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한 지에 언니였다.
메뉴판을 보며 나는 핫 치킨 브리또와 사이다를 주문했다. 메뉴판을 한창 보던 언니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입이 떡 벌어져서는 나를 쳐다보았다. 주희 언니는 핫 치킨 브리또가 매운 것 알고 있느냐며, 고추가 세 개나 그려진 표시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매운맛을 좋아한다고, 맛있을 것 같다고 하니 언니들이 의아하다는 듯 서로 바라보았다.
"아침부터 매운 것 먹으면 속이 안 좋잖아. 그리고 정말 사이다에 얼음 넣어서 먹을 거야?"
지에 언니는 정말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당황해서 머뭇거리다가 괜찮다고 중얼거렸다.
한국 사람이잖아
한국 사람들은 원래 다
매운 음식 잘 먹어
주희 언니가 지에 언니에게 말하며 어색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