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점을 알아보는 법

Editor's Comment

전 세계 트렌드를 리드하는 뉴요커들이 책을 보러 가는 곳은 어디일까요? 이들이 가는 서점에는 단순히 책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서점'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저자와 함께 뉴욕 여기저기를 산책하듯 리포트를 읽다 보면 재미는 물론 각 서점들의 재치 있는 생존 전략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11월 16일(목) 오후 6시까지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뉴욕의 독립서점을 돌아보기로 결심했지만 그중 어디에 가야 할지 고민이었습니다. 그 넓고 복잡한 뉴욕 시내를 무작정 휘젓고 다닐 수도 없고,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곳을 선별해서 가고 싶었습니다. 고민 끝에 세 가지 방법으로 서점을 찾았습니다.

 

1. 타임아웃 뉴욕(Time Out New York)

타임아웃은 세계 각지의 가볼만한 장소나 문화 이벤트를 추천해주는 매거진입니다. 서울에서도 종종 타임아웃을 이용해 취향에 맞는 장소를 찾곤 했어서 믿음이 갔습니다. 타임아웃 뉴욕에서는 꽤 다양한 서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직원들

세계 최고의 출판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들에게 추천을 받았습니다. 책을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서점에도 각별한 애정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기꺼이 자신의 단골 서점을 알려주었습니다.

 

3. 서점 직원들

그렇게 방문한 서점에서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또 어떤 서점이 좋냐고 물으면, 신이 나서 몇 개씩 말해줬습니다. 보니 슬롯닉 쿡북(Bonnie Slotnick Cookbooks)의 보니 아주머니는 10개에 달하는 서점 리스트를 주셨고, 파워하우스 아레나(Powerhouse Arena)의 직원 마크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헌책방인 휴먼 릴레이션스(Human Relations)를, 휴먼 릴레이션스의 직원은 북 석 네이션(Book Thug Nation)을 소개해주었습니다.

 

뉴욕이어서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책과 서점에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신 있게 추천한 뉴욕의 보석 같은 독립서점 19곳, 그리고 가보면 좋을 기업형 서점 4곳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Part 1. 다른 색으로 살아남은 독립서점 10곳

1. 쓰리 라이브스 앤 컴퍼니(Three Lives & Company)
 

뉴욕에서도 임대료가 특히 비싸기로 유명한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평범해 보이는 독립서점 쓰리 라이브스 앤 컴퍼니가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40년간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요? 이곳에는 다른 서점보다 '똑똑한 직원들'과 이들이 제시하는'수준 높은 큐레이션'이 있었습니다.

카테고리 없이 우리식대로 진열합니다. ⓒ안유정

2. 블루스타킹스(Bluestockings)
 

블루스타킹스에서는 호신술, 우쿨렐레와 요가 강좌 등 가볍고 재미있는 이벤트가 매일 열립니다. 하지만 이곳을 채우는 책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인종문제, 여성주의, 반 자본주의 등의 묵직한 주제를 다루는 책들이 가득합니다. 제목만 봐도 머리 아픈 책으로 가득한 블루스타킹스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서점에서 호신술 클래스를? 블루스타킹스 ⓒ안유정

3. 맥낼리 잭슨(McNally Jackson)
 

디저트가 맛있는 카페, 활기찬 직원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춘 맥낼리 잭슨은 '스펙 좋은 엄친딸' 같은 느낌입니다. 이름도 아름다운 에스프레소 북 머신(Espresso Book Machine)으로 직접 책을 찍어서 여기서 판매하게 해준다니, 마음씨도 고운 서점입니다.

책을 직접 인쇄해서 판매하세요, 맥낼리 잭슨 ⓒStrohl, Inc.

4. 하우징 웍스 북스토어 앤 카페(Housing Works Bookstore & Cafe)
 

좋은 의도에, 좋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기증된 헌 책으로 꾸몄지만 큐레이션은 일반 서점 못지않습니다. 새 책은 한 권도 없는 이곳에 사람들이 반복해서 방문하는 이유는 바로 하우징 웍스 북스토어의 독특한 분위기와 지향점 때문입니다.

수익금은 모두 노숙인과 에이즈 환자를 위해 사용됩니다. ⓒ안유정

5. 보니 슬롯닉 쿡북(Bonnie Slotnick Cookbooks)
 

계단을 몇 개 내려가 문을 열면 동화 속 부엌 같은 사랑스러운 공간이 나타납니다. 놀랍게도, 이곳을 채우는 수천 권의 책은 모두 요리와 관련된 책입니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20년 동안 요리책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보니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보니의 작은 반지하 부엌 ⓒ안유정

6. 북북 북스토어(Bookbook Bookstore)
 

맨해튼의 웨스트 빌리지(West Village) 중심에 있는, 재밌는 이름의 서점입니다. 누가 봐도 평범한 동네 서점입니다. 안에 들어가 직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봐도 특별할 게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평범한 서점이 3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책책책방? 북북 북스토어 ⓒ안유정

7. 아이들와일드 북스(Idlewild Books)
 

아이들와일드 북스는 다양한 언어와 사람이 모이는 작은 여행 충전소입니다. 서가에는 여행 가이드북을 비롯해서 여행 관련 책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작은 서점 한쪽에 있는 세 개의 방에서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앉아 있습니다. 뭘 하는 걸까요?*

* 본 리포트의 아이들와일드 북스 편에서는 미국의 도서 유통 구조에 관한 특별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행의 모든 것, 아이들와일드 북스 ⓒ안유정

8. 파워하우스 아레나(Powerhouse Arena)
 

들어서자마자 천장의 미러볼이 눈에 띕니다. 제가 20년 후 서점을 내게 되면 꼭 이 서점처럼 꾸밀겁니다.

서점에 미러볼이라니? 파워하우스 아레나 ⓒ안유정

9. 북스 아 매직(Books are Magic)
 

'Books are Magic' 네온사인 글씨가 번쩍이는 이곳은 이벤트에 참여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합니다. 2017년 5월에 문을 연지 3개월도 안 돼 브루클린의 핫플레이스가 된 이곳. 무엇이 마법처럼 사람들을 홀린 걸까요?

브루클린의 떠오르는 루키, 북스 아 매직 ⓒ안유정

10. 휴먼 릴레이션스(Human Relations)
 

휴먼 릴레이션스는 나이 든 학자의 서재 같습니다. 헌책으로 이런 큐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이 헌책방에서는 시간조차 멈춘 듯합니다.

존재 자체가 예술작품, 휴먼 릴레이션스 ⓒ안유정

Part 2. 테마로 묶은 독립서점들

11. 작은 공간의 전략적 쓰임 

몰래시스 북스(Molasses Books) & 마스트 북스(Mast Books)
 

"책을 보려면 보고, 일단 모여서 술부터 한잔하자."라고 말하는 것 같은 동네 아지트 몰래시스 북스, 그리고 작은 공간에 효과적으로 진열한 예술서와 순수문학 컬렉션이 훌륭한 마스트 북스입니다.

몰래시스 북스(왼쪽) & 마스트 북스(오른쪽) ⓒ안유정

12. 뉴욕의 명물 

스트랜드(Strand Bookstore) & 리졸리(Rizzoli)
 

이 두 명물 서점은 대형서점 못지않은 공간과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스트랜드, 그리고 유럽 저택 서재를 구현한 듯한 고급스러운 서점 리졸리입니다.

스트랜드(왼쪽) & 리졸리(오른쪽) ⓒ안유정

13. 우린 특정 독자층만 겨냥한다 

북스 오브 원더(Books of Wonder) & 드라마 북샵(Drama Bookshop)
 

타깃을 정확히 정하고 그들만을 위한 책을 갖췄습니다. 어른의 가슴도 설레게 하는 어린이책 전문 서점 북스 오브 원더, 그리고 셰익스피어도 흡족해할 공연예술 전문 서점 드라마 북샵입니다.

북스 오브 원더(왼쪽) & 드라마 북샵(오른쪽) ⓒ안유정

14. 특색 있는, 개성 강한

192 북스(192 Books) & 북 석 네이션(Book Thug Nation) & 스푼빌 앤 슈거타운 북스(Spoonbill & Sugartown Books)
 

192번지에 있다고 이름 붙인 192북스, 보헤미안 분위기의 북 석 네이션, 손님에게 적당히 무관심해 고마운 스푼빌 앤 슈거타운 북스입니다.

192 북스(왼쪽) & 북 석 네이션(가운데) & 스푼빌 앤 슈거타운 북스(오른쪽) ⓒ안유정

Part 3. 이 정도는 알고 가자! 기업형 서점 4곳

15. 아마존 북스 콜럼버스 서클 지점(Amazon Books @Columbus Circle)
 

온라인 서점의 강자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으로 진출했습니다. 미국 전역에 앞으로 400개 이상의 지점을 낸다고 하는데, 이들이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뭘까요? 힌트는 '아마존이 하면 된다'는 것, 그리고 '온라인의 강점을 업은 오프라인 서점의 새로운 시도'입니다.

아마존 온라인에는 없는 쇼핑의 재미가 있다. ⓒ안유정

16. 반스 앤 노블 유니언 스퀘어 지점(Barnes & Noble @Union Square)
 

미국 최대 체인 서점 반스 앤 노블. 그러나 요즘 같이 큐레이션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대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들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뉴욕에서 가장 큰 유니언 스퀘어 매장을 방문해 최근 반스 앤 노블이 고전하는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서점계의 월마트, 반스 앤 노블 ⓒ안유정

17. 기노쿠니야(Kinokuniya)
 

맨해튼에서도 가장 번화한 브라이언트 공원(Bryant Park) 앞에 일본의 대형 체인 서점 기노쿠니야가 자리합니다. 뉴욕의 기노쿠니야는 도쿄의 그것과 어떻게 다를까요? 일본 대중문화의 특색과 대형서점의 실용성이 절묘하게 접목된 매장을 직접 돌아봤습니다.

문화 강국 일본, 뉴욕에서도 빛을 발하다. ⓒ안유정

18. 북오프(Bookoff)
 

누군가 쓰다 팔아버린 기타, 앰프, 비디오 플레이어, 컴퓨터 모니터 등 맥락 없이 진열된 중고 전자 제품을 보니, 마치 19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수많은 1달러짜리 헌책과 만화책이 꽂힌 서가를 조금만 둘러봐도 시간이 훌쩍 지나 있습니다.

오타쿠의 천국, 없는 게 없는 뉴욕 잡화상 ⓒ안유정

미국에서는 기업형 체인 서점 외에는 규모가 크든 작든 모두 독립서점이라고 지칭합니다. 엄청 넓고 큰 스트랜드도, 10평짜리 마스트 북스도 다 독립서점입니다.

 

'I♥NY 독립서점-그들이 살아가는 법'에서는 23개 서점이 모두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23곳을 직접 둘러보았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리서치를 통해 그들이 먹고 사는 법을 파헤쳐 봅니다.

 

나름의 흐름이 있으므로 순서대로 읽으시면 좋습니다.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 서점들은 뒤에 있습니다.

 

그럼,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I♥NY 독립서점 - 그들이 살아가는 법]

 

책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뉴욕 서점 문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아날로그적인 매체인 책을 중심으로 어떤 소통과 소비가 일어나는지 확인해보세요. 전체 위치를 표기한 지도는 본 리포트에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