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만큼 많이 찾는 살미아끼

우유를 매일 안 마시면 고통스럽게 죽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면, 당신은 핀란드 부모 밑에서 자란 게 맞다.

인터넷에 떠도는 '핀란드 부모에게 나고 자란 증거' 중 하나다. 그밖에 '사우나는 일주일에 한 번은 해야 한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트롤이 이빨을 갉아 먹을 것이다' 등이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핀란드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나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중에서도 우유 사랑은 각별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우유를 많이 마시도록 한다. 우유가 칼슘을 공급하는 가장 좋은 음식이란 믿음 때문이다. 이 믿음은 성인이 되어서도 떼어내기 힘든 습관이 되었다. 데일리 영양협회(DAIRY NUTRITION COUNCIL)에 따르면 핀란드인의 연간 1인당 우유 소비량은 123리터로 전 세계 1등을 자랑한다. 이는 하루에 340밀리리터를 먹어야 가능한 수치다.

핀란드인의 우유 사랑은 대단하다.

핀란드인이 즐겨 마시는 우유 중에 독특한 게 있다. 삐마(Piimä)라 부르는 우유다. 우리나라엔 없는 우유로, 영어로 번역하자면 sour milk, 그러니까 신맛 우유다. 신맛 우유라.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가.

 

학생식당에도 삐마는 빠지지 않는다. 밥을 먹을 때 삐마 한 잔과 그냥 우유를 빠지지 않고 마셨다. 디스 이즈 핀란드에 따르면 연간 123리터의 우유와 더불어 25리터의 삐마를 마신다. 

 

우유에서 신맛이 나면 상한 우유가 아닌가. 이방인의 입엔 고문이다. '음식 고문'하면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또 있다. 바로 살미아끼(Salmiakki)다.

핀란드인의 소울 푸드
살미아끼

이게 바로 '문제의' 살미아끼다.

검은색 젤리로, 색부터 괴상하다. 핀란드인도 거짓말을 못 하더니 이 젤리도 거짓말을 못 한다. 살미아끼를 처음 먹어 본 순간 딱 '검은색 맛'이 났다. 계속 씹다간 미각을 잃을 것 같아 뱉어내고 말았다. 나중에 그게 '짠맛이 나는 감초'로 만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나니 소금이 까맣게 응축된 맛이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