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광고제에 가게 된 '브랜드쟁이'

Editor's Comment

본 글은 '독창적, 독점적 칸 광고제 - Cannes Lions 2017' 리포트 중 우승우 저자의 프롤로그를 발췌했습니다. 우승우 저자의 소개와 함께, 어떤 고민과 기대를 갖고 2017 칸 광고제에 가게 되었는지 출국 전에 쓴 소회를 담았습니다. 칸 광고제는 물론 광고, 크리에이티비티, 브랜드, 콘텐츠 등의 키워드에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8월 중 발행될 리포트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8월 9일(수) 오후 6시까지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매년 여름, 광고인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칸 국제 광고제(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이하 칸 광고제)'.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이 되면,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열리는 국제 광고제에 작품을 출품하느니, 행사에 참여하느니 등의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궁금하긴 했다. 왜 이렇게 많은 회사들과 사람들이 칸 광고제에 관심을 갖는지, 광고 회사도 아닌 스타트업이나 테크 기업 심지어 컨설팅 회사들까지 왜 칸 광고제에 참여하는지, 칸이라는 도시에서 왜 이렇게 큰 행사들이 많이 열리는지.

 

하지만 나와는 무관한 행사라 생각했기에 관심은 많지 않았다. 외식(KFC), 주류(처음처럼), 매거진(GQ)에서 브랜드 담당자로 광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광고를 기획, 제작, 집행했고, 인터브랜드에서는 컨설턴트로서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근간이 되는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해왔음에도, 광고제는 광고를 업(業)으로 하는 '광고쟁이'들만 참가하는 행사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지금은 72초TV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72초', '오구실', '바나나 액츄얼리', '두여자' 등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3년차 스타트업이다. 회사에서는 CBO(Chief Business/Brand Officer)라는 직책으로 비즈니스와 브랜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72초TV의 오리지널 콘텐츠 ⓒ72초

담당한 업무가 그렇기도 하지만,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특히 72초TV 콘텐츠들이 속해 있는 모바일 기반의 드라마 콘텐츠 시장은 게임이나 웹툰 시장과는 달리 아직까지 유료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도움이 되는 회사 및 브랜드에 대해서는 늘 관심이 있었다. (물론 72초TV는 얼마 전 부분 유료화를 시도했고,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회사가 여럿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회사가 '퍼블리(PUBLY)'다. 개인적인 관심사인 맥주, 북페어, 매거진, 도시 브랜딩 등과 관련한 콘텐츠를 하나둘씩 읽다 보니 어느새 많은 돈을 지불했고 점점 퍼블리의 팬이 되었다.

 

디지털 세상의 셀 수 없이 많은 무료 콘텐츠 속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퍼블리는 비즈니스 관점으로도 궁금했고, 언젠가 저자로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시들하지만 나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던 블로그 소주만병주소를 꽤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책이든 리포트든 나만의 콘텐츠를 묶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키워드인 브랜드, 호텔, 매거진, 여행 등과 관련한 콘텐츠가 나름의 후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퍼블리에서 연락이 왔다. 2017 칸 광고제 프로젝트에 저자로서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작년에 퍼블리에서 칸 광고제 프로젝트를 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나와는 관련 없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리포트도 읽지 않았다. (첫 미팅 전날 조금이라도 아는 척을 하기 위해 유료로 구매해서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안을 받자마자 24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같이 하겠다는 의견을 보냈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전화를 받자마자 'OK!'라고 생각했지만 신중한 척, 겸손한 척 고민의 시간이 좀 필요했다.

 

PUBLY 팀과의 콘텐츠 기획 미팅

기쁜 마음과 별개로 고민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참가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닌 광고제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했으며, 심지어 그것은 유료 판매될 예정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해야 했다. 또한 나란 사람은 칸 광고제에 어울릴 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광고쟁이'가 아니었으며 광고제 관련 경험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과연 자격이 될까' 의구심도 있었다.


물론 15년 가까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관련된 일을 하며, 크리에이티비티나 광고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근무 중인 72초TV에서 브랜드와 콘텐츠를 소개하고,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 역시 크리에이티비티와 깊이 연계되어 있다.

그렇게, 광고쟁이보다는
브랜드쟁이에 가까운 내가
칸 광고제에 가게 되었다

* KFC CMO(Chief Marketing Officer)로 재직할 당시 72초TV의 드라마 '두여자'로 KFC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기획했다. 이 작품은 2017 칸 광고제에 출품되었다.

무엇을 보고 배우고, 기록으로 남길 것인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내게 칸 광고제는 호기심 이상의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고백하자면 광고제는 광고계에 몸담고 있는 '그들만의 잔치'이며, 광고제에서의 수상이 실제 매출이나 브랜딩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광고제 행사 자체도 주최 측의 수익 창출을 위해 진행되는 이벤트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물론 매년 수상작으로 선정된 광고들을 볼 때마다 '와우'라는 감탄사를 터트리면서 '저런 아이디어는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거야', '우리 브랜드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역시 저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저건 어쩌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런칭이나 브랜딩과 상관없이) 광고제 출품을 위한 광고일지 몰라', '광고만 저렇게 만들면 뭐해'라며 냉소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더욱이 일관성과 지속성을 기반으로 브랜딩을 해온 회사에서 오랫동안 몸담아 온 터라 훌륭한 브랜드는 광고 한두 편의 죽이는 크리에이티브로 만들어 질 수 없으며, 광고제에서 수상한 광고가 소비자가 공감하는 좋은 광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블리의 제안을 망설임 없이 수용한 이유는 분명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 최고/최대라고 손꼽히는 칸 광고제에 대해 배우고 깨닫는 것이 많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칸이라는 도시도 매력적이고,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었던 퍼블리와의 협업이라는 사실도 뿌리칠 수 없었다. 또한 나 같이 광고에 관심은 많지만 잘 알지는 못하는, 광고 비(非)전문가의 관점도 의미와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는 2017 칸 광고제 리포트의 방향성은 크게 3가지이다. 주제 키워드로 분류하면 '브랜드', '콘텐츠와 미디어', '크리에이티비티'. 일주일 넘게 열리는 칸 광고제에서는 수백 개의 컨퍼런스와 강연 그리고 파티가 동시에 진행된다고 한다. 올해의 수상작도 궁금하고 광고 에이전시 외의 브랜드, 미디어, 콘텐츠 회사의 시선 또한 궁금하다. 광고제와 어울리지 않을 듯한 테크 스타트업이나 컨설팅 회사의 참여에도 관심이 간다. 국내 브랜드들의 활약상도 기대되는데, 특히 나영석 PD와 배우 이서진 씨가 진행한다는 세션에 마음이 간다.

 

공동 저자인 장원정 저자와의 협업 또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15년 전 마케팅 스터디를 함께 했던 인연이 퍼블리 프로젝트 팀으로 이어진 것이 무척 신기한데, 콘텐츠를 풀어내는 방식이나 광고제를 보는 시선 역시 비슷하면서 다를 것이다.

광고쟁이 vs. 브랜드쟁이
글로벌 vs. 로컬
에이전시 vs. 클라이언트 

학생 때부터 광고인의 꿈을 키웠으며 제일기획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쌓은 후, 해외 법인의 법인장으로 일하다가 현재는 오스트리아의 로컬 광고 회사에서 광고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장원정 저자의 참여로 리포트는 훨씬 더 풍성해 질 것이라 기대한다.

 

처음 가보는 2017 칸 광고제, 기대가 크다. 물론 처음 들었던 걱정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마음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나처럼 한번도 광고제를 경험하지 않은 분들께 광고나 크리에이티비티가 소수의 전문가들만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칸 광고제는 물론 광고, 브랜드, 콘텐츠, 크리에이티비티 등의 키워드에 관심있는 분들과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떤 과정에서라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독창적, 독점적 칸 광고제 - Cannes Lions 2017]

'브랜드쟁이' 우승우 저자와 '광고쟁이' 장원정 저자가 칸 광고제를 찾은 명사들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독점적으로 전합니다. 8월 9일(수) 오후 6시까지, 할인 가격에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