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야할 길

ITB로 떠나기 며칠 전, 퍼블리에 리포트 기획안을 보냈습니다. 기획안을 준비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는데, 이후 과정은 빠르게 진행되어 펀딩도 성공적으로 마치고 리포트 발행과 세미나, 살롱까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오디오 듣기, 리포트 구매 고객 전용)

 

리포트를 쓰려고 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여행업의 생존과 성장을 고민하고 그 대답을 ITB에서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이자 중소 여행사에 있으면서 '여행업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놓은 적이 없습니다. 이런 생존과 성장에 대한 고민은 규모가 작든 크든, 모든 여행업 종사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설령 대형 여행사라 하더라도 결국 자신이 맡은 일의 규모는 중소 여행사와 비슷할 테니까요.

 

ITB에서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났고, 수십 개의 세미나에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남과 이야기 속에 생존과 성장을 위한 힌트를 발견했고, 그 아이디어를 독자와 나누고자 리포트에 8개의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새로운 시장과 가치가 없다면
결국 사라진다

저의 마지막 글, 에필로그에서는 '제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인성용 / 그래픽: 김로아

먼저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건 생존과 관련한 것입니다. 새로운 시장과 가치 없인, 기존 시장에서 겨우 살아갈 수 있으나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찾기 위해선 소비자의 변화를 읽는 것이 핵심입니다. 본문에서 강조한 밀레니얼 세대, 뉴 럭셔리, LGBT, 책임여행, 테러리즘 등은 모두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에 기인한 것입니다.

 

이 키워드를 당장 국내 시장에 도입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LGBT나 책임여행은 민감하게 다뤄야 할 트렌드로 아직 한국 시장엔 시기상조입니다.

 

ITB에서 발견한 키워드가 세계적, 특히 서구권 여행자의 가치관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면, 한국 시장에선 한국 사람의 가치관 변화에 맞는 시장을 만들어야겠죠. 그것이 예전에는 자유여행이었고, 배낭여행이었습니다.  

여행사도 편집숍처럼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생각하는 것으로 길을 열었다면, 다음 길목에선 큐레이터가 되어야 합니다. 시장에 있는 모든 상품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잘 맞는 상품을 수집해 추천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편집숍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편집숍의 핵심역량은 '컬렉션을 선택하는 안목과 소비자가 컬렉션을 원하게 하는 것'입니다.

 

여행사의 큐레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품을 고르는 안목과 제안하는 기획력이 중요합니다. 유행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유행을 만드는 것. 이 역할을 잘 해낸다면 소비자가 먼저 찾아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입니다. 회사의 브랜드와 철학이 흔들리지 않도록 소비자에게 일관된 가치를 제공하고, 그 가치를 마케팅으로 알려야 합니다.

 

리포트 중 '구매를 이끄는 세 가지 디지털 마케팅'에서 리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저 역시 여행업 마케팅의 핵심은 리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롱에서도 이 주제로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신생 업체나 호텔이라도 좋은 리뷰가 많이 쌓이면 기존에 알려진 곳 못지않게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이 리뷰가 쌓이기까지 과정입니다. 단순한 운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노력이 필수입니다. 부킹닷컴이 구글에 32만 개의 키워드를 등록한 것처럼요.

 

지금까지 드린 이야기는 저의 결론일 뿐, 정답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 리포트를 통해 여러분만의 결론을 만들었기를 기대합니다. 

변화의 길목에서
기회의 창이 열린다

세미나와 살롱으로 다양한 분야의 독자를 뵐 수 있었습니다. 이미 업무에서 높은 성과를 낸 분도 있었고, 업무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미나와 살롱에 모인 목적은 같았습니다. 

 

여행업의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것. 리포트를 구입한 독자분도 같은 목적이리라 생각합니다.

서울 역삼동에서 진행한 ITB 베를린 오프라인 행사 ©박소리

여행업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비단 여행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어느 분야이건 이 새로운 변화에 빨리 적응한다면 기회의 창이 열리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리포트를 구매해 읽은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Danke schön! (대단히 감사합니다!) 

부록: 함께 읽으면 좋은 추천도서

  •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프로핏 레슨 - 최고 이익을 만드는 23가지 경영수업(The Art of Profitability)」, 다산북스 (2011): 23개의 수익모델을 설명합니다.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만들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 열린책들 (2008): 원서가 처음 출간된 해는 1946년으로 7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더 공감 받고 있는 책입니다. 주인공 조르바는 세상의 편협된 시선에 구속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인생을 즐기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YOLO(You Live Only Once, 인생은 한 번뿐이다) 사고와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그들의 사고를 엿볼 수 있습니다.
     
  • 더 많은 ITB 세미나가 궁금하다면?
    ITB Convention 2017에서 확인하세요. ITB의 세미나 대부분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업데이트됩니다. 여행업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에게 여행업에 대한 고민과 그 고민을 풀어가는 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습니다.

 

[여행업, 변화의 기로에서 새로운 지도를 찾다 - ITB 베를린]

아래의 링크에서 지금 바로 리포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