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어디로 갈까

강연 오디오 (updated)

6. 변화의 기로, 버핏 이후의 버크셔 해서웨이 + 강연 오디오

황준호

저자

이기원

<q>Editor&#39;s Comment 인생 그리고 기업가로서도&nbsp;황혼기에 다가선 워런 버핏과 과거와는 사뭇 다른 변화의 기로에 놓인 버크셔 해서웨이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리포트를 마무리하며 독자들의 가려운 곳이 긁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두 저자에게 향후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nbsp;</q><blockquote>버크셔 해서웨이의 2016년과 2017년을 비교하였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blockquote>이기원: 버핏의 투자 철학과 버크셔 해서웨이가 1년 사이에 큰 변화를 겪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버핏의 투자 철학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조금씩 진화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도 버핏의 진화에 발맞추어 점진적으로 변했고요. 2017년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2016년과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nbsp;하지만&nbsp;버크셔 해서웨이가 사모 펀드와 협업을 시작한 것은 다소 큰 변화였습니다. 버핏은 사모 펀드, 헤지 펀드, 뮤추얼 펀드 등 고객에게 보수를 받고 투자를 대신하는 금융업자를&nbsp;쓸모 없는&nbsp;존재라고 비난해왔거든요. 성과 대비 지나친 보수를 받는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최근 크래프트 하인츠의 경영을 사모 펀드인 3G캐피털에 맡긴 것은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크래프트 하인츠의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지만 3G 캐피털로 하여금 크래프트 하인츠를 구조조정하게 했습니다. 대규모 감원과 비용절감이 있었음은 당연하고요.&nbsp;어쩌면 버크셔의 투자 방식이 앞으로 큰 변화를 겪을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버핏은 좋은 기업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big>적극적인 구조조정으로 더 높은 수익을 올려보자는 것이지요</big>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접근입니다.&nbsp;

황준호: 저는 한마디로 낮아진 눈높이와 변함없는 투자라고 말씀드립니다. 2007년 주주 서한에서 20세기 동안 다우존스가 66에서 11,497로 상승했는데, 연 복리로 5.3%의 성장이었다면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연 10%(주가 상승 8%, 배당 2%)의 수익률이 21세기에도 지속된다면 2100년에 다우존스는 2,400만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어요.&nbsp;2017년 주주 서한에서 엿볼 수 있는 버핏의 연간 경제성장 전망은 1.2%인데요. 이게 25년간 계속된다면 34.4% 성장이고 4인 가족 기준 76,000 달러의 성장이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했는데, 낮아진 눈높이 속에서 안정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nbsp;이기원:&nbsp;준호 님 말씀에 생각이 났네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배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큰 변화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그 동안 배당을 하지 않았습니다. 배당을 주느니 그 돈을 재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달성하는 게 투자자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배당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예전 같이 높은 수익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아닐까요?<blockquote>향후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기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나요?</blockquote>황준호: 우선&nbsp;투자 인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올해 초 3G캐피털과 추진한 유니레버 인수 건은 1,430억 달러 규모였습니다. 올해 주총에서는&nbsp;당장 내일이라도 1,500억 달러 규모의 기업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인수한 기업들의 규모도 300억 달러 이상인데, 우리나라 10대 기업을 통째로 사는 수준의 엄청난 규모인거죠.&nbsp;하지만&nbsp;3G캐피털과의 협업을 달가워하지 않는 기업도 많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기업의 경영권을 보장하고, 자원 배분에만 관여한다는 이유로 그간 좋은 기업들을 싸게 살 수 있었어요.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이점도 없고, 좋은 기업을 찾아 다녀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장단점이 있지만,&nbsp;앞으로 3G캐피털과의 협업이&nbsp;계속된다면&nbsp;버크셔 해서웨이는 기존의 강점을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nbsp;이기원: 앞서 이야기했지만, 버핏의 투자 방식은 끊임없이 진화했습니다. 버핏이 더 오래 산다면 투자 기조도 당연히 진화를 거듭할 것 입니다. 50년 전, 버핏은 값싼 주식을 매입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면 언젠가 수익을 안겨준다고 믿었지요.&nbsp;1960년대 이후에는 자본 투자 없이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을 발굴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에너지, 철도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사모 펀드인 3G 캐피털과 협업을 시작한 것도 큰 변화인거고요. 투자 기조는 확실히 변하고 있습니다.<blockquote>현재 다양한 산업군에 투자가 이루어져 있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가 진행되는데 기존에 투자를 안 했던 산업군 혹은 국가의 기업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존 투자 산업군에서 주목해야 할 곳은 어디일까요?</blockquote>황준호: 버핏이 인수한 회사의 산업은 과거 버핏이 관심이 있었거나 좋아했던 산업입니다. 어렸을 때 버핏은 철도광이자 병뚜껑 수집가였는데, 이것이 BNSF철도와 코카콜라 매수로 이어졌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구요. 1991년 빌 게이츠를 처음 만났을 때도 IBM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는데, 2011년 처음 투자한 기술기업도 IBM이었습니다. 물론, 1991년 당시에는 투자하지 않았지만요. 주유소를 경영한 경험은&nbsp;필립스 66이나 사노피 투자로 이어졌습니다.&nbsp;높은 생산성, 탁월한 재무 성과, 그리고 버핏이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일본의 화낙(FANUC)*이 가장 매력적인 후보일 것 같습니다.&nbsp;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의 개별적인 기업 인수 규모도 꽤 큽니다.&nbsp;에너지 산업에 가장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1972년 설립된 일본의 공장 자동화,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이다. 이 회사의 산업용 로봇은&nbsp;세계 시장 점유율이&nbsp;20%를 넘는다. 창사 이래 모든 제품을 일본에서 제조했으며,&nbsp;보증 기간을 평생으로 한다.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 30~4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nbsp;- PUBLY&nbsp;이기원: 버크셔 해서웨이는 기존에 기피하던 기술기업&nbsp;투자를 최근에 늘렸습니다. 작년에는 애플에 투자했고 올해 투자 규모를 더 늘렸습니다. 버핏의 결정이었지만, 후계자로 불리는 테드 웨슐러와&nbsp;토드 콤스가 애플 투자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후계자의 영향이 커질수록 신기술 산업 쪽 투자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nbsp;최근에는 유럽 기업 투자도 늘고 있습니다. 테드 웨슐러가 유럽 기업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도 있고요. 무엇보다 유로화&nbsp;가치가 많이 하락하면서 유럽 기업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탓도 있을 것입니다.&nbsp;이머징 국가의&nbsp;기업 투자는 앞으로도 크게 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머징 국가의 사회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기업이 자라기 어렵습니다. 향후에도 대부분의 투자가 선진국에 집중되리라 생각합니다.<blockquote>버핏과 멍거의 지배적인 역할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을 텐데, 향후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더 많은 권한을 후계 후보군에게 곧 맡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나요?</blockquote>황준호: 멍거는&nbsp;영향력에 비해 보유 지분은&nbsp;매우 적습니다. (멍거 0.31%, 버핏 19.6%), 버핏 사후에 버핏의 지분은 게이츠 파운데이션(Bill &amp; Melinda Gates Foundation)으로 양도되며 버크셔 해서웨이 B주로 전환되어 의결권을 상실합니다. 투자와 기업 문화 후계자는 이미 정해졌지만, CEO 자리를 대신할 후계자가 아직도 정해지지 않은 것은 이미 너무 늦은 것 같아요.&nbsp;이기원: 버핏과 멍거가 각각 1930년, 1924년생 입니다. 멍거는 이미 &nbsp;93살이고요. 내일 갑자기 돌아가셔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연세입니다. 당연히 잠재 후계자에게 더 많은 권한이 이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후계자 선정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매년 주총에서 후계자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지만 버핏은 확답을 피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후계자 지명 없이 버핏이 세상을 떠난다면 주주들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blockquote>버크셔 해서웨이는 버핏 이후에 대한 계획을 실제로 세워두고 있는건가요? 내부 승진설도 꾸준히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외부 인사의 영입 가능성도 앞서 언급되었는데 실제 가능성은 어찌 보시는지요?</blockquote>이기원: 버핏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후계자가 3G캐피털 출신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파격적인 외부인사 영입설이죠.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둬야 할 것 같습니다.&nbsp;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기 위해서는 주식 포트폴리오 투자, 보험 사업, 자본 배분에 모두 능해야 합니다. 특히,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회사의 자금을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자회사에 할당하는 자본 배분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nbsp;하지만&nbsp;현재 후계자로 손꼽히는 아지트 자인, 토드 콤스, 테드 웨슐러 모두 자본 배분 경험이 없습니다. 아지트 자인은 출중한 보험회사 CEO지만 주식 투자 경력이 없고,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슐러는 헤지 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주식 투자 능력만 검증됐습니다. 모두 퍼즐 한 조각씩 부족한 셈입니다.&nbsp;그런 면에서 사모 펀드인 3G캐피털&nbsp;출신이 자본 배분에 오히려 강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모 펀드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직접 경영하고 구조조정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파격적인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버핏이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까요.&nbsp;황준호:&nbsp;기원 님이 언급하신 내부 인사&nbsp;중 버핏이 가장 신뢰하는 경영자는 아지트 자인입니다. 자신과 찰리와 아지트 자인이 물에 빠지면 아지트 자인부터 구하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지트 자인을 처음 만났을 때 고집불통이지만 엄청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nbsp;버핏은 2007년 수잔 데커를 영입했듯이 능력만 있다면 누구든 영입할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미 영입한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일도 꺼릴 것 같아요. 저는 후계자로 외부인사 영입 확률은 10% 이내라고 봅니다.<blockquote>버크셔 해서웨이가 현재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을 걸로 보시나요?</blockquote>황준호:&nbsp;헤지 펀드와 인덱스 펀드의 내기가 올해 끝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총에서 인덱스 펀드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중 무엇이 더 나은 투자냐는 질문에 버핏은 자신의 아내는 이미 인덱스 펀드에 90% 투자하고 있다며 복잡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nbsp;멍거는 자신의 가족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계속 보유하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nbsp;이미 인수한 기업의 효율과 투자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nbsp;테드 웨슐러와 토드 콤스의 수익률도 좋습니다. 버핏이 없더라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nbsp;이기원: 버크셔 해서웨이는 위대한 기업입니다. 보험과 제조업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습니다. CEO를 50년 동안 공석으로 비워놔도 망하지 않을 것 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국제 신용등급은 AA+ 입니다. 참고로 대한민국의 국제 신용등급은 버크셔 해서웨이보다 한 단계 낮은 AA0 입니다.&nbsp;하지만&nbsp;성장률 측면에서 이제 조금씩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지난 10년 동안 S&amp;P 500을&nbsp;연평균 1.5% 정도로 상회했습니다. 연 1.5%의 초과 성과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만, 지난 20세기에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가지수를 연평균 두 자릿 수 이상 앞섰습니다.&nbsp;버핏은 여전히 위대한 투자자입니다. 하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규모가 너무 커졌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운용이 힘들어집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스스로 성장성을 옥죄게 될겁니다.&nbsp;그래서 저는 준호 님과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앞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장성에 대해 기대치를 낮추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버핏이 배당 가능성을 얘기한 것도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blockquote>마지막으로&nbsp;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를 주목하게 된 이유를 말씀해주세요.</blockquote>황준호: 버핏은 이견이 없는 최고의 투자자입니다. 많은 이들이 은퇴를 꿈꾸며 투자 성과를 낼 때 버핏은 투자를 즐기며 자신의 생과 투자를 일치시켰고요.&nbsp;좋은 투자자는 철학자에 가깝습니다. 버핏이 가진 철학과 그 철학을 사업체로 구현해 놓은 버크셔 해서웨이는 엄청난 가치가 있어요. 그의 철학과 투자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부와 풍요로운 삶의 새로운 혜안을 제시해 준다고 믿습니다.&nbsp;이기원: 버핏은 그 누구보다 유연한 사람입니다. 투자 철학을 끊임없이 바꿔왔죠. 대부분의 사람은 초기의 성공 방식에 달라붙습니다. 그게 절대 진리인 줄 믿습니다. 세상이 변해도 새로운 방식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버핏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투자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자세로써 유연한 자세를 본받고 싶습니다.&nbsp;그리고 버핏은 &quot;부가 아닌 명성을 쫓는다&quot;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부와 명성을 모두 가졌습니다. 올바름을 추구하며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남자,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2017 버크셔 해서웨이 - 투자가의 해석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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