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앞으로도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버핏은 월스트리트의 펀드 매니저를 고객의 돈으로 자기 배를 불리는 약탈자에 비유하곤 했다. 시장을 이길 수도 없는 주제에 지나치게 비싼 보수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펀드 매니저에게 돈을 맡기는 대신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장기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인덱스 펀드를 최초로 개발한 존 보글(John Bogle)을 자본 시장의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미국 투자자에게 가장 많이 공헌한 단 한 사람을 위해 동상을 세울 수 있다면, 그 영광은 존 보글에게 돌아가야 한다. 수십 년 전 존 보글은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개발했다. 그는 펀드 매니저가 챙기던 몫을 수백만의 투자자에게 돌려주었다. 저 매니저들은 투자자에게 그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그리고 수많은 투자자에게도 영웅이다. 
 

- 2017년 주주 서한 중

버핏과 월스트리트 펀드 매니저들의 다툼은 2017년에 정점을 찍는다. 버핏과 헤지 펀드 매니저의 수익률 내기에서 결국 버핏이 이긴 것이다. 10년 전 버핏은 헤지 펀드가 S&P 500 인덱스 펀드 수익률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50만 달러를 걸었다. 용감한 헤지 펀드 하나가 버핏의 내기에 응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헤지 펀드의 무참한 패배로 끝났다.

 

헤지 펀드가 10년 동안 22%의 수익을 올릴 때, S&P 500 인덱스 펀드는 85% 상승했다. 헤지 펀드 매니저는 상승장에서 헤지 펀드가 불리하다며 변명했지만, 내기 기간을 20년으로 늘려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추천했지만, 정작 버핏은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지 않는다. 펀드 매니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본인은 적극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기업을 사들였다. 장기간 시장을 추월하는 매니저를 평생 10명 정도 만났다고 털어놓았지만, 자신도 평생 시장을 이겼다.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