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 일잘러들의 고민해결소

어디 이직할 곳이 정해질때까지 퇴사하지 않는게 좋을까요?

2년 전

설립된지 2년이 조금 넘은 비영리법인에 재직중입니다. 자체 직원규모는 5명정도, 경력이 없는 신입으로 들어와서 1년 정도 근무를 했고 사수는 없습니다. 팀장님은 본인이 사수라고는 하시는데 사실 실무를 잘 알지는 못하셔서 업무적인 지식이나 스킬에 대해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시진 못합니다. 회사생활에 적절한 태도를 지적해주시거나, 어떤 것이 절차적으로 옳은지를 판단해주시는 정도 입니다. 사실 업무를 포함한 회사생활이 정말 힘들게 느껴지는데 스스로도 왜 힘든지 명확히 정리가 되질 않아서 얼마전 업무분장을 차근히 정리해보던 중에 조금 정리가 됐습니다. 1. 내 일도 잘 못하는데 다른팀 업무까지..? 직원이 5명밖에 되지 않는 회사이지만 팀은 3개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A팀, B팀, C팀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하면, 저는 A팀에 속해 있지만 조직의 주력부서인 B팀에 인력이 부족한 탓에 B팀의 업무 일부를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C팀에 계시는 경력직분 결재문서를 제가 검토하여 팀장님께 전달드리고 있습니다. 경력직 선생님이 쓰신 결재문서를 왜 막내인 제가 검토해드려야 하는지, 그게 어떻게 가능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업무분장에 큰 카테고리만 따져보면 7개 정도가 됩니다. (예결산, 기획, 연구과제관리, 창업지원, 인사, 구매, 서무) 저에게 부여된 B팀의 업무를 다시 B팀으로 가져가시는 내용으로 업무분장 조정을 요청드리긴 했지만 썩 긍정적이진 않으신 것 같습니다. 2. 새로운 업무가 계속 생겨도 조직 내에 도움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다. 신생조직이다보니 체계 전반에 부족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인사노무 및 회계에 관련해서는 사실 채워진 것보다 앞으로 채워야 할 것이 더 많아서 새로운 업무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습니다. 자체 직원은 5명이지만, 기간제 계약직으로 일하시는 연구원분들이 50명도 계셔서 (연구만 하시고 조직 내 행정업무는 하지 않으십니다) 점점 인사노무 이슈가 많아지는데 경력도 없는 제가 업무를 맡다보니 공부를 해도 놓치는 것들이 많습니다. 작년 회계 결산은 조직의 그 누구도 해본 사람이 없어서 하나하나 스스로 알아나가며 감사 담당 회계사님과 함께 어떻게어떻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업무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도 안됐는데 팀장님은 업무공유가 안됐다고 한 소리 하시더라구요. (저도 잘 모르는걸 어떻게 공유합니까 ㅠㅠ) 3. 이상한 업무? 저희 조직에서 가장 높은 분을 A, 그 바로 아래에 있는분을 B라고 한다면 A와 B에게는 각각 법인카드가 하나씩 있습니다. 그걸로 밥을 드시거나 하면 지출청구를 하는데, 이게 업무추진비로 외부에 공개되는게 싫으신건지 회의록을 써서 회의비 명목으로 지출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문제는 그 회의록의 회의는 실재했던 것이 아니기에 누군가는 소설마냥 꾸며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게 제 업무입니다. 월에 많으면 10건 정도 회의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실 꾸며내 적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시간도 굉장히 오래걸리고, 다들 퇴근하고 집에 가는데도 혼자 남아 작성할때도 많습니다. 처음에 팀장님이 이 업무를 맡겼을 때가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게, 이렇게 꾸며내는 것도 실력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매일 다른 부서 업무까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게 없는 것 같이 느껴지더라구요. 사실 내년 2월로 퇴사를 마음먹었는데 더 빨리 나가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들어서 고민이네요. 올해 제 나이가 31이고 이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바심이 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업무가 자꾸 밀리다보니 주변에서는 자꾸 저를 질책하고 남들은 아무도 하지 않는 야근까지 하는 저로서는 더이상 할수 있는것도 없습니다. 사실 이제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어 이악물고 버티고 있습니다. 다들 어디 갈 곳이라도 구해놓고 퇴사하라고 조언을 많이 들었거든요. 솔직히 이나이에 어디 이직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고.. 혹시 조언을 좀 구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