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20대에 들어온 회사에서 버티고 버텨 8년을 일했습니다. 사실상 정규 8년이고, 알바 1년, 계약 1년으로 8년 이상을 일 했어요. 전공이 아닌데도 독학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했어요. 직함은 대리입니다. 과장으로 승진 직전까지 갔으나 제 선임분께서 지금까지의 저의 성과로 보아, 개인시간도 정말 많이 투자해가면서 노력해준 것은 인정하지만 과장으로서의 카리스마나 지휘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외향적인 부분까지 포함해서요. 그리고 제가 승진하게 되면 다른 직원들의 인정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정말 야근도 많이 하고 디자이너지만 마케팅도 시도해가면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속상하더라고요.. 스스로도 실수가 많았기에 인정한다고 답했지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네요. 집에 돌아와서는 좀 많이 울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실수만 했나, 오히려 일에 방해가 되는 사람일까 싶어서요. 곧 승진식이 있는데 같은 대리였던 직원이 과장이 됩니다. 그 직원은 저랑 2-3년 정도 차이가 있고 사업부도 다릅니다. 직종도 다르고 업무량도 다릅니다. 그래서 성과는 당연히 인정하지만.. 뭔가.. 승진의 기준이 모호하고 애매하다는 생각이 사실 듭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거의 같은 근무조건으로 스카웃 제의가 왔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의 회사에 적응을 했으니 여기서 성과를 내보고 싶기도 했지만.. 이직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하는 제 자신을 보고 싶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이 이직사유가 되는 게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성과를 못 낸 회사에서의 커리어를 이렇게 정리해도 되는 걸까 싶기도 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일한 회사를 정리한다는 게 참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고요. 마음이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