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단에 맞춰서 기획서를 써야 하는지...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기본이 탄탄한, 논리적인 기획서 작성에 필요한 기본 법칙 3가지
  • 회사에 자주 출몰하는 상사의 유형별로 처방하는 기획서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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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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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바뀌면 직장 생활도 새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상사에 따라 업무 스타일이나 관리 방식이 달라지고 소통 방식도 바뀌기 때문이다. A, B로 말하면 통용되던 과정을 이제는 B, A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기획서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바뀌면 기획서의 구성이 달라지고, 강조해야 하는 내용이 바뀐다. 표현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상사의 유형이나 스타일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쓰던 방식을 고집하다가는 파쇄기와 친해질 뿐이고, 반려가 일상이 될 따름이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팡팡댓츠'의 기획팀 김 대리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평소 기획서 좀 쓴다고 인정받는 직원이었는데, 팀장님이 타 부서에서 새로 부임한 뒤 잠 못 드는 날들이 이어졌다.

👨‍🦰 팀장: 김 대리. 요즘 배달퉁·저기요·배달의만족 등 경쟁 업체가 너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뭐 새로운 아이디어 좀 없을까요? 김 대리가 기획서 좀 쓴다고 하니까, 신규 배달 서비스 기획서 하나 제출해봐요. 기한은 다음 주까지입니다. 

김 대리는 평소에 했던 대로 개요, 추진 내용, 실행 계획, 기대 효과 같은 필수 항목을 다 넣어서 자신만만하게 제출했다.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김 대리는 팀장님의 특급 칭찬(?)을 기대하며 설레기까지 한다. 하지만 팀장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이런 피드백을 준다.

👨‍🦰 팀장: 김 대리. 아이디어는 좋은데 명분이 약하니까 설득력이 떨어져요. 핵심도 안 보이고, 내용 정리도 안 되어 있으니까 그림이 안 그려지네요. 아이디어가 좋다고 다 좋은 기획은 아니에요. 수정해서 다시 가져와요.

이게 다 무슨 얘기일까? 그동안 쌓아온 자신감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린다. 이전 팀장님께 보고할 때는 한 방에 통과되곤 했는데, 반려라니. 팀장님의 피드백이 머릿속을 쪼아댄다. 고민은 깊어만 간다. 과연 김 대리의 기획서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기획서를 잘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상사별 특징이나 상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에 따라 추가 항목을 고민해 작성한다면, 말 그대로 한 번에 통과되는 기획서를 완성할 수 있다.

 

세상에는 수십·수백 가지의 상사 유형이 있지만, 대표적인 여섯 가지 유형에 따른 공략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 당신의 상사는 어떤 유형에 속하나요?

  • 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사
  • 불안한 상사
  • 의심이 많은 상사
  • 생각이 많은 상사
  • 보수적인 상사
  • 진취적인 상사

기본이 탄탄한 기획서의 세 가지 요소

앞서 상사의 스타일에 따라 기획서의 구성 요소나 기술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변형에 앞서 핵심 요소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기획서의 본질은 결국 설득이다. 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결국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 설득되지 않은 기획서가 갈 곳은 책상 서랍이나 파쇄기밖에 없다.

 

©임영균

1. 기획서는 스토리다

좋은 기획서에는 연결되는 흐름이 있다. 마치 한 편의 영화가 기승전결로 구성되는 것처럼, 기획서의 스토리도 논리적으로 작성해야 설득력이 생긴다. 기획서의 스토리는 Why-What-How-So What의 3W 1H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Why: 배경과 현황
  • What: 핵심 아이디어, 추진 과제
  • How: 구체적인 실행 방안, 일정, 조직, 예산 등
  • So What: 기대 효과

김 대리도 나름 Why를 담고자 개요를 넣었다. 

©임영균

하지만 'Why' 가 충분하지 않기에 팀장이 '명분이 없다'는 피드백을 준 것이다. 'Why'가 빠진 기획서는 팥 없는 붕어빵과 같다. 뭘(What) 하겠다는 내용 이전에 왜(Why) 해야 하는지를 상사에게 확인시켜줘야 기획에 대한 명분이 서고, 명분이 서야 기획에 날이 선다.

 

심지어 팀장님은 새롭게 부임해 배달 업계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자연스레 '이 기획을 왜 하는지?' '꼭 필요한지?'라는 궁금증이 자리하게 된다. 기획서에 '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줘야 '한 집만 간다 서비스'에 대한 명분이 확보된다.

 

기획서의 'Why' 부분에는 보통 배경과 현황이라는 목차가 있어야 명분이 충분히 날카로워진다.

  • 배경: 기획자가 품은 문제의식과 해결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 현황: 배경에서 밝힌 문제의식을 뒷받침하는 사실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통계, 실험 및 조사 결과 등의 데이터와 상대방의 이해를 돕고 생생함을 전하는 사례를 다룬다. 전문가의 의견, 문헌, 언론 보도자료 등을 제시해도 된다.

개요 이전에 [배경]과 [현황]을 추가한다면,  'Why'를 더 강력하게 보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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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획서는 한 줄이다 

일본의 기획자, 노지 츠네요시(野地秩嘉)는 자신의 책 〈기획서는 한 줄!〉에서 '전체 기획서를 한 줄로 말하지 못했다면 내 기획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덜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기획서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한 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한 줄, 이게 바로 기획서의 컨셉이다. 
 

좋은 기획서에는 내용을 압축하는 한마디, 즉 '컨셉'이 있다. 컨셉은 내 기획이나 아이디어를 간결하고 힘 있게 설명할 수 있는 한 문장을 말한다. 좋은 컨셉은 간결하고, 듣는 즉시 이해가 되며, 많은 것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컨셉을 기술하는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 1) 정의하기: 예) 배달은 스피드다
  • 2) 비교하기: 예) 너는 들렀다 가니? 나는 한 집만 간다.
  • 3) 비유하기: 예) 배달계의 KTX, 타조배달

컨셉은 기획서의 'What' 부분에 들어온다. 기획의 특징이나 추진 과제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며 상대방의 머릿속에 강력한 한 방을 날린다. 

©임영균

때로는 결론부터 알고 싶은 상사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제목 부분에 부제 형식으로 컨셉을 추가하기도 한다. '팡팡댓츠 신규 배달서비스 기획안'이라는 다소 밋밋한 제목에 생기가 돌며 기획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좀 더 분명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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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획서는 덩어리다

생각이 많은 것은 득이지만, 정리가 되지 않으면 독이라는 말이 있다. 기획 과제나 추진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정리되지 않은 채 주절주절 나열하면 좋은 기획서가 아니다. 좋은 기획서는 잘 읽히는 기획서가 아니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기획서다. 읽는 즉시 머릿속에 구조가 잡히며 선명한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기획한 아이템의 특징이나 과제를 낱개가 아닌 덩어리, 즉 구조로 정리해서 작성해 보자. 이때 구조를 세 가지로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는 3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때, 1개나 2개의 정보가 유입되면 '적다', '부족하다'라고 느낀다. 뭔가 더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반면 4개 이상의 정보가 유입되면 '많다', '복잡하다', '어렵다'라고 생각한다.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숫자는 바로 3으로, 기획이나 컨설팅 업계에서는 '퍼펙트 넘버' 혹은 '매직 넘버 쓰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추진 과제를 세 가지 구조로 정리하고, 각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불렛 포인트로 정리해 보자. 내용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기획서가 된다. 

©임영균

💡 기본이 탄탄한 기획서의 세 가지 요소: 1-3-9

 

기획서의 전체 흐름은 3W1H로 정리한다. 기획서의 핵심 'What'의 내용은 1-3-9로 쓴다. 한마디(1)로 컨셉을 제시해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여러 가지 특징이나 과제를 세 가지(3)로 정리하며, 이를 다시 구(9)체화된 내용으로 전개하는 방법이다.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상사 유형별 솔루션

팀장님의 피드백을 이해한 김 대리. 다시 한 번 야근을 불사하며 기획서를 수정한다. 팀장님이 지적한 명분(Why)을 보강해 3W1H의 흐름으로 구성했다. 강력한 한마디 컨셉을 제시했고, 구체적인 내용을 세 덩어리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