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인터뷰 3화

인터뷰: 정한빈 (피아니스트), 이인한 (뮤직컨시어지 대표)
진행 및 편집: PUBLY 박소령, 손현
일시: 2016년 7월 5일 (화)
장소: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 2층

3화 오디오 인터뷰 시간은 19분입니다. 아래 재생버튼을 눌러주세요. 
삽입곡: 슈만 '피아노 소나타' G단조 
Op.22 / 연주: 정한빈(피아노)

 

아래는 오디오 인터뷰 중 일부 내용입니다. 

연습, 살림, 소통, 독서, 운동

피아니스트 정한빈은 모 클래식 음악 잡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다섯 가지 단어로 표현했다. 연습, 살림, 소통, 독서, 운동이다. 음악 외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소통'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반복되는 요소다.

 

그는 '콘서트 아티스트'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격으로 '연습'을 꼽으며, 심지어 인터뷰 당일에도 오전에 3시간 동안 피아노를 치고 왔다고 했다.

 

독주와 협주

Q. 독주와 협주 중 어느 쪽을 선호하나요?

" 한 가지를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둘 다 즐겨요.

 

독주는 말 그대로 독립적인 시간이 필요해요. 어떤 문학 작품이 나오기까지 골방에 틀어박혀 글만 써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혼자 작품을 연구하고 몰입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협주는 물론 저의 피아노 솔로 파트를 연습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리허설 때 100명 정도 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의 음악적인 교류가 필요해요. 그뿐 아니라 인간적 관계도 중요하고요. 연주 당일 느낌도 통해야 하죠. 리허설 때 잘 맞아도 연주 당일 템포 설정만 다르면 전체적인 조화가 서로 맞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이렇게 독주와 협주의
접근 방식은 정반대예요.

독주는 몰입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협주는 신경이 여러 곳으로 열려있어야 해요. 빠르게 연주하는 구간의 경우 (다른 연주자를) 보기 힘든 순간도 있어요. 그럴 때는 느낌으로, 귀로 보고 들어야 해요. 그런 다방면의 감각이 필요한 것이 협주라고 생각해요."

 

정한빈은 이번 오디오 인터뷰를 통해 유학 시절 때 본격적으로 눈 뜬 살림(요리와 청소),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소통, 자신만의 철학을 세울 수 있는 독서, 독서와 연습으로 꽉 찬 머리 속을 비워줄 수 있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곡과 책에 대한 정보

Q.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치고 싶은 곡은?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 사실 요즘 연습하고 있는 곡이기도 해요. 만일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이걸 치고 인생을 마감하고 싶네요. (웃음)"

R. Schumann, Kreisleriana, Op.16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음악과 문학과의 결합을 끊임없이 시도한 슈만이 E.T.A 호프만의 환상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곡으로 1838년 4일 만에 완성하여 쇼팽에게 헌정했다. (관련 글: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슈만의 음악은 오래전부터 해석이 불가능했다. 분노와 신비와 감정에 넘치는 '크라이슬레리아나'를 해석할 수 있는가? 슈만의 위대한 연주자들은 그것을 '해석'하지 않는 이들이다. 말하려, 표현하려, 의미를 두려 하지 않는 이들이다. 그들은 슈만이 자신을 해석하도록 자신을 내맡긴다. 다짐도, 비장한 효과도, 의도도, 표현도 없이. 그들은 마치 다른 세상에서 잃어버린 미지의 언어를 배우듯이 슈만을 연주한다." - p.55

"슈만은 언제나 서둘렀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급박했다. 쉬고 있을 때조차도. 이처럼 '크라이슬레리아' 속에서는 모든 것이 지나치다. 악장에는 다음과 같은 지시어가 달려 있다. '가능한 한 빨리', '극히 내적으로', '극히 흥분한 듯이', '매우 느리게', '극히 활기차게', '매우 느리게', '매우 빠르게'." - p.88
미셸 슈나이더, '슈만, 내면의 풍경'에서 발췌

Q.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는 분들께 정한빈이 추천하는 책

"윤선민의 '당신만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란 책이에요. 짧은 수필들로 묶인 책인데요, 많은 교훈들이 담겨있을뿐더러 문장이 간결해요. 단순히 쉽고 간결하게 쓴 문장이 아니라 매우 다듬어진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선민 '당신만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

당신만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
윤선민 저 / 김홍 그림 / 북스코프 / 2014년 11월 20일 출간
2008년 윤선민이 자신의 홈페이지 웍슬로에 기록했던 8년간의 일기를 기반으로 발간한 수필집

오디오 인터뷰 4화로 이어집니다.

 

[피아니스트 정한빈이 말하는 예술과 인생]
PUBLY에서 피아니스트 정한빈의 음악과 음악 인생을 콘텐츠로 만듭니다.
성수동 레필로소피에서 오는 9월 9일(금)과 10일(토), 살롱 콘서트와 마스터 클래스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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