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인터뷰 1화

인터뷰: 정한빈 (피아니스트), 이인한 (뮤직컨시어지 대표)
진행 및 편집: PUBLY 박소령, 손현
일시: 2016년 7월 5일 (화)
장소: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 2층

1화 오디오 인터뷰 시간은 28분입니다. 아래 재생버튼을 눌러주세요. 
삽입곡: 브람스 '6곡의 피아노 소품' Op. 118 2번 간주곡 / 연주: 정한빈(피아노)

 

 

아래는 오디오 인터뷰 중 일부 내용을 정리한 요약본입니다. 

한국과 유럽 음악 교육의 차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재학 시절에는 4년 내내 국제 콩쿠르에 나갔어요. 그중 딱 한 번 떨어졌는데, 그것도 결선에서였어요. 사실 국제 콩쿠르에서는 탈락하는 경험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 물론 경연과 경연 사이에 연주회도 끊임없이 있었지만 대학에서의 4년을 돌이켜보면 젊음을 대회에만 매진했습니다."  (이하 정한빈)

늘 경쟁에서 이겼던 피아니스트 정한빈은 한예종 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유럽으로 넘어갔다. 유수한 학교 중 새로운 배움을 위해 찾은 곳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 음대다. 그리고 그곳에서 파벨 길릴로프 교수에게 사사했다. 파벨 길릴로프는 정한빈이 2등으로 수상했던 2011년 서울 국제 콩쿠르 때 심사위원 중 한 명이다.

 

정한빈은 지난 4월 졸업 연주를 끝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다.

 

Q. 석사 논문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피아노 작품 중에 슈만의 '카니발(R. Schumann: Carnaval, Op.9)'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그 작품의 악곡 분석을 했어요. 쓰다 보니 70장이나 돼서 학교에서는 매우 좋아했어요. (웃음) 화성간의 관계에 대해 분석하면서 나름의 개인적인 해석을 덧붙였어요."

 

 

Q.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10년, 오스트리아에서 2년 반 동안 음악 교육을 받았는데, 양국의 음악 교육 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국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많고, 유럽은 상대적으로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라고 생각해요. 의견이 활발하게 오가는 문화가 보편화적이었어요. 물론 요즘 한국도 많이 변했죠.

 

제가 한국에서 공부할 때는 다른 사람과 다를까 봐 걱정했어요. 연주할 때도 제 연주가 너무 튀지는 않을지 신경을 썼고요. 유럽에서는 정 반대예요. 내가 다른 사람의 연주와 비슷하거나,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의견을 말할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예요. 처음에는 이게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자신만의 의견이
없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문화

"여기서 가장 큰 차이점을 느꼈어요. 수업할 때도 의견을 말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레슨을 할 때도 '왜 여기를 이렇게 연주하고 싶은지'에 대한 의견을 뚜렷하게 말하지 않으면 선생님들이 오히려 불쾌하게 여기셨거든요."

"왜 너는 너만의 생각이 없니?"

정한빈은 그동안 한국에서 받은 주입식 교육으로 이미 굳어버린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악보를 볼 때도 '이 부분은 이렇게 쳐야 한다'고 손가락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선생으로부터 전형적 한국인(Typical Korean)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경연에 강한 연주에만 익숙하다는 의미다.

 

선생은 다시 물었다. 예술을 하려는 최종 목적이 경연 참가자(Competitor)로 남는 것인지, 진정한 음악가(Artist)로 남는 것인지. 그 질문이 음악을 대하는 정한빈의 태도를 바꾸게 했다.

 

오디오 인터뷰 2화로 이어집니다.

 

[피아니스트 정한빈이 말하는 예술과 인생]
PUBLY에서 피아니스트 정한빈의 음악과 음악 인생을 콘텐츠로 만듭니다.
성수동 레필로소피에서 오는 9월 9일(금)과 10일(토), 살롱 콘서트와 마스터 클래스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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