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슈퍼셀 마케터 이지홍입니다.

혹시 '슈퍼셀'이라는 회사를 들어보셨나요? 못 들어보셨다면, '클래시 오브 클랜'이라는 게임은 어떠신지요? 아마도 광고는 한번 본 것 같다는 분이 십중팔구는 될 것 같습니다.

 

바로 그 광고를 재작년부터 대한민국 전역에 무지막지하게 쏟아대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이지홍입니다.

 

 

2년 전부터 현재까지 핀란드에서 만든 훌륭한 모바일 게임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5명 남짓의 작은 팀이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고 저는 이 팀에 두 번째로 합류한 마케터입니다.

 

제 경력과 학력을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 국내 모바일 게임 마케팅 2년 (온라인/오프라인, 아주 많은 예산)
• 모바일 미디어 스타트업 해외 사업 및 영업 총괄 1년 (1인 미국 지사 셋업, 모바일 광고 상품 기획운영 및 영업)
• 글로벌 모바일 앱 개발사 광고 제휴 업무 1년 (주로 북미 앱 개발사들)
• 국내 대형 웹사이트 및 앱 개발사 광고 제휴 업무 2년 (주로 언론사 및 커뮤니티 사이트)
• 국내 굴지 IT 대기업 근무 6개월 (신입사원 대표 역임)
• 경영학 전공, 스웨덴 웁살라 대학 교환학생 (1지망으로 스웨덴 지원)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보시면 됩니다.

 

대략적인 제 이력에 흥미가 가신다면, 저의 글을 앞으로 더 읽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평소에 관심 있는 주제들을 좀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제 경력은 디지털 미디어에 아주 특화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대학을 졸업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가 되겠다!"하고 첫 직장인 네이버에 입사한 것이 아닙니다. 그 당시에는 오히려 막연히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IT기업을 생각했고, 네이버 같은 포털 회사에서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회사원'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신입사원 대표까지 맡았지만 '퇴사 1호'라는 꼬리표를 달고 불과 반년 만에 백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또 다른 기회로 외국계 기업인 구글코리아에 입사해서 본격적으로 미디어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기 시작합니다.

 

제가 구글에서 처음에 맡았던 직책은 국내 애드센스 제휴 담당자였습니다. 구글 애드센스라는 제품을 들어보셨나요? 블로그를 운영하신 적이 있다면 생소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블로그에 구글 애드센스를 적용하면, 광고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비단 블로그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웹사이트는 모두 가능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언론사처럼 큰 회사들은 담당자가 직접 붙어서 관리를 했고, 그것이 제 첫 업무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파트너들은 디시인사이드, 뽐뿌 등의 국내 최대 커뮤니티들, 그리고 네이버 뉴스캐스트 아웃링크 덕분에 엄청난 트래픽을 누리고 있었던 다수의 온라인 신문사들입니다. 이 제품이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맞추어서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그다음 해인 2011년, 한국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저는 모바일 업무를 풀타임으로 하게 됩니다. 또 그다음 해에는 미국 본사에서 모바일 경험이 많은 인물이 필요해지면서 저에게 러브콜을 보내기까지 합니다.

본사에서는 미국 회사들을 직접 담당하게 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든 '스타트업 병'(다음 목차인 '스타트업'에서 더 상세히 언급) 때문에 결국 퇴사를 하고, 대학 동기가 창업한 모바일 잠금화면 미디어 사업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때 맡은 첫 역할은 미국에 지사를 셋업하고 서비스를 미국에서 출시하는 것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을 포함한 서양 국가들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국가들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행태의 차이점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게 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1년 남짓의 시간을 보내고 슈퍼셀에 합류한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곳에서는 광고주 관점에서 미디어를 바라보니 새로운 시야를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제가 얻은 인사이트들은 앞으로 여러분께 최대한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스타트업

제가 학교를 졸업한 2009년 말, 2010년 초만 하더라도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없었음은 물론이고 벤처기업이라는 잘 알려진 용어조차 들을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동기나 선후배 사이에서도 처음부터 벤처 쪽을 생각한 아주 소수의 친구들이 아니고서는 이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IT 기업 중 네이버라는 가장 큰 회사를 선택했고, 구글코리아에 재직하면서 스타트업들을 접하기 시작하면서도 '내가 스타트업에 가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구글 본사로 전근을 가서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동안 열정적이고 부지런하며 본인의 업무에 대한 기준이 아주 높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을 보며 '스타트업 병'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서울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그 동네 만의 독특한 현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준에서 훌륭하고 열정이 많은 친구들은 예외 없이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었고, 저도 그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구글은 아주 뛰어난 사람들이 분명 다른 대기업보다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친구들과 조직에 비하면 업무에 대한 열정이 식었거나 육아 혹은 기타 이슈로 '일'의 우선순위가 약간은 떨어진 사람들이 있다는 느낌도 간혹 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본사 트랜스퍼 1년 만에 구글을 그만두고 사서 고생을 시작했습니다. 합류한 곳은 '버즈빌'이라는 모바일 잠금화면 미디어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으로 제 대학 동기가 대표로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결국 1년밖에 근무를 하지 못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강렬한 경험을 했습니다.

 

첫 프로젝트인 미국 지사 셋업 및 서비스 출시를 하고 나서는 '왜 해외 진출을 섣불리 결정하면 안 되는지', '해외 지사장은 어떤 프로필의 사람이어야 하는지' 등의 관점을 얻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많은 시행착오들을 직접 겪으면서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답들을 하나씩 얻어 나갔습니다. 이러한 답들이 슈퍼셀에 와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데에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 역시 앞으로 여러분들께 기꺼이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북유럽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슈퍼셀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하여 지금도 2/3가 넘는 직원이 헬싱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모든 게임은 헬싱키 사무실에서 개발되고, 미국을 포함한 해외 지사에서는 마케팅만 담당하고 있습니다. 창업 멤버 6명은 모두 핀란드 출신이고, 다들 회사에서 아직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들 6명 중에 두 분이 재작년 핀란드 세금 납부액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아냐고요? 핀란드는 국세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납부액 순으로 상위 수백 명의 이름과 납부액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국가 경쟁력 순위, 청렴도 순위, 행복 지수 등 모든 면에서 북유럽 국가들이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죠.

대학 시절, 저는 복지국가 모델에 관심이 아주 많았고, 특히 선두주자로 여겨졌던 스웨덴이 저의 이상향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으로 직접 가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 막상 가서는 잘 적응을 못 해서 예정보다 짧은 일정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이유는 날씨와 사람들이었는데, 우선 10월부터 4월까지 거의 7개월간의 겨울을 견디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12월이면 해가 오후 3시면 떨어지고, 오전 10시가 되어야 완전히 밝아집니다. 그 시간에 햇빛이라도 나면 다행인데, 대부분 흐린 날씨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사람들 역시 합리적이고 성실하지만 친구가 되기에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남부 유럽 사람들의 따뜻한 분위기와는 정반대입니다.

 

어쨌든 당시 귀국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교환학생은 놀러 가는 거나 다름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혹시 만약에 일을 하러 가게 된다면, 동료들의 수준도 높을 것 같고 오히려 긴 겨울 덕분에 업무 생산성도 높을 것 같다."

그 예언이 결국 이루어져서 핀란드 회사에서 합리적이고 성실한 동료들과 아주 잘 일하고 있습니다. 슈퍼셀에서 일하면서 북유럽 스타트업들이 왜 세계무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지도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슈퍼셀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킹이 스웨덴 회사, 뮤직 스트리밍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로 굳혀가는 스포티파이 역시 스톡홀름에 본사가 있습니다. 이들 회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강소기업'이 다양한 분야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이 있습니다.

(북유럽에 대한 제 관점 역시, 앞으로 아낌없이 나누겠습니다.)

나를 설명하는 두 가지 단어

자기소개가 정말 어려운 과제임을 실감했습니다. 요즘 시대에 사실 더욱 적절한 자기소개는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감 없이 다 볼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저의 세 가지 주된 관심사와 별도로 저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단어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로 '모험'과 '도전'입니다.

언제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판단보다는 재미있는 모험을 택하면서 살아왔고, 어렵고 새로운 도전 역시 마다하지 않는 것이 제 장점이자 가끔은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번 칸 광고제 프로젝트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멀쩡히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제가 여기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왜 사서 고생이지?"라고 스스로도 반문해 보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서 결국 지원을 해버렸습니다.

 

그 결과,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엄청나게 오래 걸리는 저에게는 정말로 어려운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여정 끝에 무엇이 있을지 전혀 가늠하지 못하겠지만,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완주해보고 싶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