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문장: 음식과 술로부터의 영감

매달 <아레나>를 만들기 위해 수십 명의 에디터들에게 기사 배당을 하고, 전 세계의 해외 통신원 및 외부 필자들과 토론 및 교류를 해가며 각종 컬처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기사를 읽고 검토합니다. 당연히도 매달 꼬박꼬박 이 모든 과정을 해나간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서 날아오는 생생하면서도 충만한 이 기사들의 '첫' 독자가 된다는 것은 좀처럼 끊을 수 없는 마약과도 같습니다. 무엇보다 각 필드 최전선의 생생한 흐름을 주기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 그를 통해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에디터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매력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특히 9월부터 PUBLY와 협업을 시작해 즉각적인 소통과 피드백이 가능한 이슈 리포트를 작성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보다 더 체계적이고 치밀한 공부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통해 공부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몸은 비록 지치고 힘들지언정 이보다 더 행복한 경우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PUBLY와 협업한 두 번째 결과물이 발행됩니다.

10월 이슈 리포팅의
주된 방점은 음식,
그중에서도 '술'에 찍혀 있습니다
10년 넘도록 '세계에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도시'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내려놓지 않고 있는 베를린은 술조차도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으로 끌어 올립니다. 흔히들 맥주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현재 진, 스피릿, 리큐어 등 흥미진진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술의 세계를 거침없이 이끌고 있습니다.


음식하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모자람이 없는 도시 중 하나인 도쿄에서는 최근 전통 음식인 교자를 재해석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원래도 전통적인 요소를 세계적인 트렌드와 맞물려, 즉 전통과 모던을 흥미롭게 혼합하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해 온 도쿄는 올림픽을 앞두고 전통 음식에 대한 실험을 더욱 가열차게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달 우리의 레이더에 걸린 게 바로 교자입니다.

ⓒYuxiang Zhang/Unsplash물보다도 홍차를 더 많이 마셔오던 더블린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직접 원두를 골라 로스팅한 독립 카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격인 3fe라는 로스터리는 신생답지 않게 스스로 선택한 원두를 매주 바꿔가며 로스팅해 내놓는 과감한 영업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의 카페 흐름도 만만치 않긴 합니다. 한쪽에서는 스타벅스가 '동네 카페화' 되는 기현상을 겪고 있기도 하지만, 이미 만만치 않은 공력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로컬 로스터리들이 나날이 그 숫자를 불려가고 있습니다.

ⓒTyler Nix/Unsplash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 곳곳 절정의 커피를 찾아내 소개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남동 '33apartment'를 필두로 호주 최고의 커피 듁스(Duke's)가 화려하게 그 날개를 펼치고 있고, 망원동에는 샌프란시스코의 3대 로스터리 중 하나인 사이트글라스의 커피를 제대로 맛 볼 수 있는 '코드 카멜레온'이 생겼습니다.

 

세계 최고의 비건 도시 중 하나인 LA는 유기농 식품만을 파는 편의점이 대중화의 길목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아직 그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서울에도 비건 빵을 파는 베이커리,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만을 만드는 레스토랑들이 조금씩 세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LA의 굿즈마트(The Goods Mart) ⓒ이소민무엇보다 최근 1~2년 사이 서울에서 내추럴 와인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제 서울도 세계 유수의 식음 도시에 비해 전혀 그 흐름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내추럴 와인'이라는 테마. 지난 1~2년 동안 내추럴 와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학습해 온 필자인 이영지 위키드와이프 대표가 그 짜릿했던 경험담을 과감하게 풀어 놓았습니다. 그가 내추럴 와인을 요약 정리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지난 1~2년간 격렬하게 온갖 종류의 내추럴 와인을 맛보면서) 나라와 지역과 품종을 그대로 반영하되, 첨가된 것 없이 그저 깨끗하게 만든 와인을 좋아하게 됐다. 

이번 달에도 이 다양한 글들이 당신의 통찰력을 넓히고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조금이나마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큐레이터, 박지호 아레나 편집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