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우리는 왜 이 낯선 학문에 몰입하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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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연결, HCI의 최전선 - CHI 2017' 프로젝트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HCI 분야 최대 학회, CHI를 다룹니다. CHI 2017에 서울대 HCCLAB에서 HCI를 연구하는 저자 셋이 다녀왔습니다.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기반을 둔 새로운 기술을 인간과 컴퓨터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과학기술 교육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본 리포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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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I를 풀어쓰면 ‘Human-Computer Interaction’이다.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 작용에 대해 다루는 꽤나 최신 학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과 컴퓨터가 물리적으로 만나는(encounter) 지점, 즉 로봇 팔이나 터치 스크린의 작동 방식 등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HCI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선거철 소셜 데이터를 캐내고 분석하는 것도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 작용이다. 또한 유튜브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 영상이 어떤 이유로 어떻게 확산되는지 분석하고, 알파고의 활약에 두려움을 느끼는 여론을 해석하는 것도 이 분야의 연구 주제이다.

 

본 리포트의 저자인 오창훈, 정현훈, 유재연은 각기 다른 주제로 HCI에 접근하고 있다. 총 세 번의 미리보기 글을 통해 설명하겠지만 사연도 제각각이다. 대신 HCI를 전공하게 된 시작점은 같다. 세 명의 공통된 믿음 때문이다.

이 분야를 알아야
나중에 살아남는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시대이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을 애써 찾을 게 아니라, 내가 기계를 잘 써먹는 방식을 고민해야 인간과 기계가 공존할 수 있다. HCI는 이에 대한 통찰을 키울 수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다.

인간을 덜 방해하면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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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리포트 중 '4. Next Step for Human Computer Interaction: 오창훈의 시선'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6월 27일 (화) 오후 6시까지 예약 구매 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수많은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환경에서 사용자의 행동을 비(非)침투적(non-invasive)이면서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각각의 사물은 데이터를 생산하고 주고받는다. 그리고 이를 분석하여 다시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로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센서가 활용되며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최신의 인공지능 분석 기법이 적용되기도 한다. 또한 가전제품, 모바일 장비,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사용자가 실생활에서 접하는 수많은 장비가 활용될 수 있어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많은 학자가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CHI* 2017에서 환경 감지(Environmental Sensing) 세션은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전 세계 유수의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연구 결과물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 The ACM(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 PUBLY

커넥티비티 환경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연구는 MIT 미디어랩(Media Lab)구글 ATAP(Advanced Technology and Projects)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젠세이(Zensei)라는 전기신호 분석 장치였다.

 

연구진은 5~6개의 전극 센서(Electrode)를 사용자가 접촉하는 사물의 표면에 부착했다. 그리고 센서를 통해 생체 전기신호를 받고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사용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잠금해제, 자동차 카시트 및 사이드미러 커스터마이제이션, 스마트홈 환경 등 다양한 맥락의 사용자 시나리오를 설정해 실험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해당 기술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영상 < Zensei - Embedded, Multi-electrode Bioimpedance Sensing for Implicit, Ubiquitous User Recognition > ©Team of Zensei

 

이 장치에는 인터페이스가 서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커넥티비티(Connectivity) 환경에서, 비침투적이면서 정확한 방식으로 사용자를 인증(authentification)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커넥티비티 환경에서는 다양한 인터페이스가 연결될 뿐만 아니라 여러 사용자가 이를 공유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를 정확히 인식하고 개인별로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다양한 환경에서
인터페이스를 접할 텐데,
매번 홍채를 인식시키는 게
최선은 아니겠죠?

연구진이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이었다.

커넥티비티 환경에서 다양한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고 공유된다.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아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169;Team of Zensei

통합 센서

두 번째 연구는 퓨쳐 인터페이스 그룹(Future Interfaces Group)의 젊은 연구진이 발표했다. 퓨처 인터페이스 그룹은 HCI 연구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 중 하나인 카네기멜런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 소속이다. 이들은 다양한 상황에 포괄적으로 적용 가능한 통합 센서(Synthetic Sensor)를 만들고자 했다.

 

사실 스마트홈 환경과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감지해야 할 대상은 너무 많다. 기존의 방법은 감지 대상에 따라 별도의 센서를 설계하고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집안에 불은 꺼져 있는지, 커피 머신이 커피를 내리고 있는지, 냉장고 문이 열려 있는 것은 아닌지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해 알기 위해 모든 장치마다 각각의 센서를 붙여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스마트홈 환경과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감지해야 할 대상은 너무 많다. 통합 센서에 관한 영상 중 일부 &#169;Future Interfaces Group

연구진이 제안한 통합 센서는 가속센서, 마이크, EMI* 센서로 간단히 구성되면서도 크기는 작은 센서였다. 수집한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하고, 집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활동을 단번에 분류해낼 수 있었다.

* 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전자파 장해 - PUBLY

 

연구진은 발표 중간에 직접 시연을 했는데, 말 그대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 영상 < Synthetic Sensors: Towards General-Purpose Sensing > ©Future Interfaces Group

 

(중략)

 

사물 인터넷 환경은 사용자의 다양한 행동을 수많은 센서를 통해 포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인간을 덜 방해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지,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것, 또 사용자 관점에서 사용자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탐색하는 것 역시 HCI 연구자의 몫이다.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인간의 행동을 감지하는 다양한 연구가 발표되었지만 결국 그 맥락은 같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같은 주제의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통해 더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연구를 지속하고자 하는 연구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세션이었다.

 

 

[거의 모든 것의 연결, HCI의 최전선 - CHI 2017]

HCI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분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