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도시, 미국 워싱턴

Editor's Comment

'IMF 연례 리서치 컨퍼런스' 보고서의 에필로그를 공개합니다.

본 보고서에서는 거시경제정책의 큰 축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다루면서 세계경제 현안과 한국 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봅니다. 또한 컨퍼런스의 강연과 포럼 내용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저성장, 저물가 속에 도전이 될 경제 문제들을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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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온 지 햇수로 10년 차가 되었습니다. 공부하러 올 때는 이렇게 오래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정책의 도시, 워싱턴에 산다는 건 참 재미있는 일입니다. 이곳은 각종 정부기관과 대사관, 연구소, 국제기구들이 마치 동네 상점처럼 즐비하게 널려있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공공정책과 관련된 일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옷차림도 대체로 보수적이고 때론 촌스럽기까지 합니다. 정장에 운동화 차림을 워싱턴의 기본 스타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커피숍에서 들리는 대화 역시 대부분 정치, 경제 이야기입니다. 너무 당연해서 어느 누구도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했습니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인생을 공공정책에 바치는 이곳에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어서, 그 시간들이 무척 값지고 제 삶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성뿐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삶의 혜안과 노하우까지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력적이고,
그래서 위험한 삶

한편 3, 4년 전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국제경제를 공부하고 관련된 일을 하던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워싱턴이 '위험하다'라고 느꼈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시각과 입장이 있을 텐데 제가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정책적 사고'로 가득 찬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제 틀에 갇혀 사고하는 자신을 보았고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삶과 사회에 대해 각기 다른 프레임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는 언제나 흥미진진합니다. 그 안에는 긴장과 충돌 그리고 화합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고, 여러 측면에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가장 짜릿한 지적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더 많은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다
이런 고민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으로써 PUBLY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

주제를 고민하다가 우선은 저에게 익숙하고 제가 잘 이야기할 수 있는 '국제 거시경제정책'으로 정했습니다. 주로 IMF 연례 리서치 세미나를 바탕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각종 신 무기(비전통적 통화정책)를 공격적으로 사용한 통화정책이 왜 효율적이지 않은지,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지를 시작으로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과 향후 세계경제의 주요 아젠다를 짚어보았습니다.

 

글을 쓰는 중간중간 고민이 컸습니다. 경제에 관한 전문적이고 호흡이 긴 글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또한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가 경험하며 배운 바를 글에 담아 경제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PUBLY의 저자가 되면, 확실히 고생은 하실 거예요."라고 했던 박소령 대표의 말이 종종 떠올랐습니다.


경제보고서는 짧고 쉬울수록 좋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따라서 세미나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기술 용어를 덜 쓰고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이 보고서가 현재의 거시경제 트렌드를 아우르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리포트 목차

글쓰기의 재발견

원고를 완성하고 다듬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매우 재밌었습니다. PUBLY 팀과의 긴밀한 협업과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고 다듬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할 무렵 프로젝트 기간이 끝나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나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입니다. 이 재미를 지난 10년 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PUBLY와의 프로젝트를 계기로 앞으로 어디서든 경제와 그 밖에 다양한 주제로 글을 계속 쓸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시작을 함께 해준 PUBLY와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IMF 연례 리서치 컨퍼런스]

대침체기 이후의 글로벌 경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