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정보는 사람을 통해 나온다

 

제가 미국 워싱턴에서 9년째 살면서 확인한 것이 있다면, 진짜 정보는 사람을 통해 나온다는 것입니다. 세계 정치와 경제정책의 중심지인 이곳에서 저는 그 사실을 매일매일 느낍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과 커피 한 잔을 두고 나누는 삼십 분, 길게는 한 시간의 대화는 책이나 신문, 뉴스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가치 있는 정보였습니다. 개개인의 독특한 삶의 색깔과 그 안에 녹아져 있는 그 사람만의 인사이트는 대화의 즐거움을 넘어 삶의 에너지를 주기도 합니다.

 

하물며 세계적인 석학들과 각국의 정책결정자들이 모여서 나누는 정보의 깊이는 어떨까요? 현재에도 워싱턴에서는 각국의 최고 정책결정자에서부터 실무진, 그리고 미래의 아젠다를 만들어가는 학자들이 모여 중장기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많은 담론과 정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얻은 정보를 깊이 있게 다루고 싶습니다.

 

올해 17회를 맞이하는 국제통화기금(이하 IMF) 연례 리서치 컨퍼런스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경제 컨퍼런스 중 하나입니다. 이 분야에서 아젠다를 형성하고 나아가 정책을 입안시킬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사람들이 직접 모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만 4년간 IMF에서 일하면서 각종 컨퍼런스에서 논의되거나 논쟁이 되었던 주제들이 발전하여 소위 제도적 견해(Institutional View)로 자리 잡고, 회원국의 경제정책으로 권장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경제가 촘촘히 연결되어 국가 간의 파급 효과(Spillover Effect)*가 빈번한 요즘, 주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소리를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를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컨퍼런스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경제학에서 어떤 요소의 생산활동이 그 요소의 생산성 또는 다른 요소의 생산성을 증가시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 PUBLY

여섯 개의 주제

 

컨퍼런스는 여섯 개의 거시경제 아젠다와 멘델 플레밍 강연 그리고 경제포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략적인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통화 및 환율정책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포함,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의 유효성

 

2008-09년 이후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부터 시작한 비전통적 통화정책(Unconventional Monetary Policies)을 포함하여 확장적인 통화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입니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두 개의 정책 틀은 통화정책재정정책입니다. 그중 하나인 통화정책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정말 큰일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려있습니다.

 

2. 구조개혁 및 투자와 성장

노동과 생산시장에서의 개혁 제반 조건
 

세계적으로 실질 투자 등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현상에 대한 논의와 함께 노동과 생산시장에서의 개혁이 성공하려면 어떠한 제반 조건과 정책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했습니다.

 

3. 자본흐름과 국제금융의 통합

외환시장 개입의 적절성과
그에 따른 적합한 환율 정책

 

국가 간 자본시장이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는 환경에서, 자본의 원활한 흐름을 위한 정부의 환율 개입은 과연 적절할까요? 과거에 환율은 철저히 외환 시장의 흐름에 맡겨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자본 유출의 충격으로부터 신흥국의 환율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특정 상황에서 정부의 단기간 외환시장 개입을 용인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해 적합한 개입정책에 대해 분석하고 논의했습니다.

 

4. 금융안정과 위기

정부의 보증과 상업은행의 위험 감수 경향
 

그동안 은행들은 정부의 상업은행 보증으로 지나친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을 내려왔습니다. 그들의 결정이 채권자에 의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으로 이어지고 결국 국가재정까지 위기에 빠트리게 되었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컨퍼런스에서는 상업은행의 도덕불감증에 대한 언급도 뒤따랐습니다. 주로 유럽의 사례들이 논의되었습니다. 

 

5. 재정정책과 정부부채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역할과
지속가능한 재정 유지

 

전반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일면서 그동안 경기부양 역할에서 경시되었던 재정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른 주요국에 비해 재정여력이 있는 한국은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권유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확장적인 재정정책에서 빚어진 지나친 정부부채와 재정적자의 우려와 함께, 경제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지속가능한 재정 유지에 대한 속도와 양, 타이밍에 대한 담론을 형성했습니다. 

 

6. 노동시장

국제위기와 실업률
 

마지막으로 노동시장을 다루었습니다. 유럽의 높은 실업률이 거시경제의 충격뿐 아니라 제도의 변화 및 세계화 등에서 유래한 결과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또한 기술인력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의 후원으로 기술 이민을 주선하는 스킬 매칭(Skill Matching) 등도 강조되었습니다.


 

리포트에 담기는 내용

 

본 리포트에서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을 이루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뿐 아니라 서머스 전 미 재무부 장관 겸 하버드 경제학 교수의 강연을 통해 변화하는 세계경제 트렌드와 이에 대응하는 거시경제정책을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더불어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컨퍼런스 발표자의 입장뿐 아니라 반대쪽의 대표적인 의견도 함께 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경제의 흐름과 주요국의 정책 변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영향을 진단하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선택지를 함께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컨퍼런스 리포트를 통해서 첫째, 현재 세계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둘째로 이에 대처하는 사상가(Thinker)들의 자세를 배우며,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목차

Part 1
들어가며
현장 스케치
라가드 총재의 개최사 및 정책결정과정

Part 2
시작하며
통화정책 - 통화정책패러다임의 변화
재정정책 - 실물경제에 미치는 재정정책의 역할

Part 3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의 '구조적 장기침체'
마치며

* 세부 목차는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IMF 연례 리서치 컨퍼런스 - 대침체기 이후의 글로벌 경제는?]

존스홉킨스 국제학대학원에서 국제경제와 국제개발을 공부하고, 세계은행 컨설턴트와 IMF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저자가 비즈니스와 금융 전문가를 위한 글로벌 경제 리포트를 만듭니다.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