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판 ‘만원의 행복’의 도래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불황과 경제 위기의 도래, 통계로 보는 라이프 스타일의 3가지 변화
  • '짠테크'와 '갓생' 트렌드, 현금과 시간의 티끌을 모으는 선택적 소비 현상
  • 대중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을까? 기획자가 고려해야 하는 3가지 트렌드 인사이트 
아티클을 끝까지 읽으시면 정답을 알 수 있어요!

* 본 콘텐츠는 2022년 10월 발간된 〈트렌드 모니터(2023)〉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 콘텐츠 발행일: 2022.11.30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예견하는 작업은 요즘 시대에 하나의 클리셰 중 하나가 됐다. 상식과 지식이 때로 오류나 에러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과거의 패턴과 사이클은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일종의 팁을 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주기적인 호황과 불황의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고 보는 '경기의 순환'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 맥락에서 2003년의 한 데이터를 짚어보자. 

 

2003년은 1997년의 IMF의 지속적인 여파와 태풍 '매미'의 피해 등으로 실질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경제 위기론에 힘이 실렸던 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12월 소비자전망조사〉 보고서에서도 가계 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 신용 불량자 급증이 소비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등 최악의 소비 부진의 해로 기록돼 있다. 여러 지표를 종합했을 때 소비자들의 실제 살림살이가 매우 어려웠던 해가 바로 2003년이었던 것이다. 

 

현 시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또 하나의 해가 있다. 바로 2011년이다.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인 2009년이 왠지 더 의미심장해 보이지만, 2009년은 심각한 경기 불황과 함께 신종 플루 전염병이 발생한 해였고, 이듬해 2010년은 신종 플루 전염병 극복과 함께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여 국민적 자부심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던 해였다.

 

흐름으로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으로 경기 침체가 심각했던 2020년, K방역으로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우수한 코로나 대응 시스템을 보여줬던 2021년의 모습과 흡사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2009년, 2010년 이후 경기 침체에 빠진 2011년이 한국 경제의 근본적 변곡점이었다고 주장한다.

 

산업화 이후 처음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기 시작한 해인 데다 한국 경제의 등뼈인 주력 제조업과 대기업의 생산성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구조적 전환이 일어났던 해였기 때문이다.

 

민간 소비 역시 고물가와 저성장, 국내외 재해(구제역 등), 기상이변 등으로 대중 소비자들의 정서적 소비 심리가 매우 위축된 해였다. 당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김치찌개 백반, 자장면, 칼국수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외식 품목의 가격 인상 폭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배 이상 웃돌고, 구제역 여파로 삼겹살이 '금겹살'이라 불렸던 첫해이기도 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장의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 (영세 상인의 반발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면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제품들에 큰 호응을 보였다. 2010년 12월 말 롯데마트에서 시작한 '통큰·반값' 상품은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 10대 히트 상품 중 하나에 꼽히기도 했다.

한국 경제 성장률과 세계 경제 성장률 추이 ⓒ시크릿하우스

'통큰·반값' 상품의 인기, 그리고 〈만원의 행복〉*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 등 저성장·고물가를 마주하는 두 해의 소비자 태도가 뭔가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