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전략적 후퇴(strategic withdrawal)

조직(무리)에서는 늘 갑과 을, 승자와 패자가 있었다. 권력자에게 대응하는 가장 강력하고 쉬운 무기는, '패자(을)의 제스쳐'였다. 그의 마음을 뒤흔들 그만의 방식을 차용한 '한 방'이 필요했다. 

 

※ [팀장의 파워 게임]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저자 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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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등장인물 관계도

김민지 팀장: 로슬린 코스메틱(약칭 로코) 공채 7기. 소비자분석팀 팀장

윤석현 팀장: 로코 공채 5기. 전략팀 팀장 

서신혜 팀장: 로코 공채 6기. 기획팀 팀장

나춘석 실장: 소비자분석팀, 전략팀, 기획팀을 관리하는 총괄자 
고영 팀장: 로코 공채 6기. 홍보팀 팀장 

그 외: 소비자분석팀 팀원 한영수와 백진주, 장지원 사원 등

"세상이 모두 무대. 사람은 모두 배우일 뿐." ― 윌리엄 셰익스피어

회의실로 들어오는 윤 팀장을 보자 민지의 머릿속에는 지난 5년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승진 공고일, 고 팀장으로부터 걸려왔던 불길한 전화. 그리고 이내 모니터에서 확인된 승진 명단. 주루룩 나열된 동기들의 이름 사이에 자신만, 자신의 이름만 쏙 빠져 있던 공고문. 

 

그 순간 시간은 멈춘 듯했고 실감은 나지 않았다. 속상은 하지만 어쩌겠냐고, 고 팀장에게 담담하게 말한 민지였다. 민지 스스로도 자신이 의외로 아무렇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변 직원들의 작은 수근거림도, 동기들의 위로도 단단하게 견딜 수 있었다. 그런데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가 민지의 어깨를 툭 밀치자 이상하게도 기다렸단 듯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것도 꺼이꺼이.

 

 

*

 

초등학생 때였다. 체육대회의 하이라이트, 계주에 승패가 걸려있었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했던 민지는 계주에서도 반 대표 주자가 되었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혼자 며칠 동안 강행군으로 연습했던 민지였다. 속도에서 만큼은 자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