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부문 그랑프리부터 금상까지

2016 칸 광고제 프로젝트를 통해 어떠한 작품들이 광고제에서 수상을 하였고,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모바일 부문의 그랑프리부터 금상 수상작까지 소개한다.

 

모바일 부문의 출품 대상은 '이동가능한 정보통신'을 통하여 캠페인을 진행한 경우다. 따라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웨어러블, 블루투스, 태블릿, VR 등을 이용한 캠페인이 모두 포함된다.

 

이번 칸 국제광고제 모바일 부문에서는 단연 스마트폰을 이용한 캠페인이 주를 이루었으며, 그 중에서도 소셜의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한 캠페인이 많았다. 특히, 난민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Grand Prix: 최고가 된 올드미디어 NYT

Mobile Grand Prix : Google GE Mini New York Times - NYT VR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이 작품으로 2016 칸 국제광고제 모바일 부문 그랑프리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같은 작품이 두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받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한다.

 

뉴욕타임즈는 '난민'을 소재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실감나게 뉴스를 만들었고 구글 카드보드*를 이용해 전달했다. 남수단, 우크라이나, 레바논 난민의 모습을 360 VR로 생생하게 담았다.  

* 구글이 만든 VR 헤드셋. 설계도가 공개됐고 종이 재질로 만들 수 있다. - PUBLY

 

 

캠페인은 THE DISPLACED이라는 주제로 실행되었으며, THE DISPLACED가 포함된 신문에 한해 구글 카드보드 Kit를 제공했다. 신문 독자가 구글 카드보드에 스마트폰만 넣으면 이를 시청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 작업은 100만 명 이상이 시청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광고제와 100만 독자가 인정한
NYT의 성공 사례

올드한 4대 매체 중 하나인 신문이 어떻게 신기술들이 주 경쟁을 펼치는 Mobile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는지가 인상적이었다. 흔히 사람들은 말한다.

"신문은 죽었다.

신문사는 미래가 없다"

틀린 말은 아니다. 뉴미디어들의 등장으로 신문 같은 올드 미디어에 대한 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한국의 많은 신문/방송사에도 영감을 주는 사례다.

 

한국은 어떨까

국내 언론사 대다수는 천편일률적인 디지털 운영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일부 언론사의 카드뉴스가 잘되니 대다수가 따라가, 카드뉴스 제작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카드뉴스는 스토리텔링에 적합한 디지털 기사 형식이다. 텍스트로 된 기사보다 시각적으로 후킹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감동적인 스토리나 충격적인 사실을 카드뉴스로 풀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뉴스의 본질은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다. 요즘 여러 카드뉴스를 보면 감동적이거나 흥분되는 이야기를 전달할 때 단지 후킹을 위해 과장을 하고 그 과정에서 사실이 왜곡되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NYT의 VR 캠페인은 신문이라는 올드 미디어에 단지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다는 것외에 VR을 통해서 사건의 현장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질적인 기능 역시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사들 역시 반응이 좋은 기존 사례만 따라 가는 것이 아닌 언론의 본질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그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신문은 죽었다"라는 말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기존 사례들을 답습하며 올드 미디어를 대표하는 죽은 매체가 될 수도, 새로운 기술들과 결합하며 또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2016년 6월, VR을 만나 최고가 된 뉴욕타임즈처럼 말이다.

Gold: 지켜봐야할 삼성의 '수영모자'

Mobile Gold : Samsung España - Samsung Blind Cap

 

 

Samsung Blind Cap은 Mobile 부문에서 금상, Design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하였다. 영상 속 제품은 시각장애인 수영선수들을 위해 개발한 블루투스 수영모자다. 선수가 턴을 할 때 코치들이 막대기 터치로 코칭하는 기존 방법의 부정확함,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수영모자에 블루투스를 부착했다. 진동을 통해 '턴'의 시기를 알려줄 수 있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2016 리우 올림픽 공식 스폰서이다. 

 

대행사인 제일기획은 이번 칸 국제광고제에서 위 수상작을 포함해 7개의 본상을 수상했으며, 국제무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다고 밝혔다.

 

아이디어는 좋다. 그런데 지속 가능한가?

나는 이 작품이 Mobile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였다고 하였을 때 '과연?' 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좋은 아이디어는 크리에이티브의 유무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 여부도 충족돼야 한다. 

 

지속가능한 아이디어란 단순히 사회적 약자들을 이용하여 칸에서의 수상을 목적으로 한, 출품을 목적으로 한 아이디어가 아닌, 정말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더 나아가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아이디어에 대한 논의는 업계에서 예전부터 있어왔다. 심지어, '광고제를 위한 아이디어가 아닌, 지속가능한 아이디어'에 대한 작품*이 2015년 칸국제광고제 미디어 부문 Shortlist에 올라가기도 했다.

*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PUBLY

Samsung Blind Cap이 지속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핵심적인 이유가 있다. 시각장애 선수를 위한 제품이라면 선수들이 USP(Unique Selling Point)를 느끼고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초점이 맞춰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Samsung Blind Cap의 사용자는 코치인가? 시각장애 수영선수인가?'

시각장애 수영선수들을 위해 블루투스 수영캡을 신기술을 통해 만들었다는 것은 높이 평가 받을 일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작품은 선수보다 코치를 위한 제품 같이 느껴졌다. 기록을 측정하고, 스마트폰으로 바로 피드백을 주고, 턴할 때 막대기로 치지 않고도 턴 시기를 알려주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캠페인은 논란을 부른다

칸 국제광고제 주최 측은 '실제 매체에 집행된 캠페인'인 경우에만 출품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많은 광고회사 중 어떤 이들은 '잠깐만' 캠페인을 실행한 후 출품해 논란이 되기도 한다. 2011년 칸 국제광고제 미디어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홈플러스 가상매장'이 바로 그 경우다.

 

 

홈플러스 'QR코드 가상매장'의 경우 실제로 매체에 집행된 이력이 없으며, 단 하룻밤 한강진역 스크린 도어에 '몰래' 부착, 광고 촬영 후 떼어냈다는 논란이 있었다.

 

캠페인 영상에 나온 판매실적 또한 의심의 대상이다. 단 하룻밤 게재된 광고로 실적이 오른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 속에는 가상매장으로 인한 실적인 것처럼 표현됐다.

 

제일기획 '홈플러스 가상매장'의 사례처럼 Samsung Blind Cap은 지속 가능성에 있어서 출품을 위해 '잠깐 집행된' 사례일까? 이에 대한 확인은 2016년 패럴림픽 이후 장기적으로 올림픽에서도 삼성의 기술 개발한 기술이 사용되는지 여부를 봐야 알 것이다.  

 

Samsung Blind Cap의 수상, 이런 의유도 있지 않았을까

이번 칸 국제광고제에서 삼성은 지하 1층의 절반을 이벤트 부스로 마련하였다. 스폰서들의 참가 비용으로 유지되는 칸 국제광고제로서는 메인 스폰 광고회사들의 작품을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으며, 수상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또한 참관단 전원에게 나누어주는 에코백에는 제일기획(Cheil)의 로고가 박혀있었다. 스폰서로 참여하는 비용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셔터스톡 등 다른 관계자들을 만나며 이벤트 부스 집행 비용에 대해 들은 것을 바탕으로 추측해보면, 메인 행사장 지하 1층의 절반을 삼성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용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SAMSUNG BLIND CAP의 수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진 않았을까?

Gold : 500만 명을 불러들인 오페라하우스

Mobile Gold / The Sydney Opera House - #ComeOnIn

 

Mobile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Direct 부문에서도 은상, Promo & Activation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을 리뷰 대상으로 고른 이유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고 아이디어가 '심플'하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찾는 사람의 1%만 안으로 들어올뿐, 99%의 사람들은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간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오페라하우스는 공연, 전시 등이 열리는 건물인데, 사람들은 건축양식만 보고 사진만 찍고가니 오페라하우스 측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밖보다 안에 볼거리가 더 많은데...'

오페라하우스 측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했다. Operahouse SNS 계정은 SNS에 오페라하우스 사진을 올리고 태그(#Operahouse)를 하는 관광객을 소환(태그)했다. 그리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페라하우스의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이름(관광객)을 직접 불러주며 "Come on in(들어와봐)!"라고 말한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길 바라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사람에게 더 호의적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유명한 시도 있지 않는가. The Sydney Opera House - #ComeOnIn은 이러한 점을 잘 이용한 캠페인이었다. 오페라 하우스를 방문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오페라하우스로) 들어와봐!'라고 말해준다면, 들어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가까이 오라'는 친근한 호명,
정확한 인사이트가 담긴 이 캠페인은
500만 명 이상의 고객과 소통했다

이미 소비자의 '이름'을 불러주는 캠페인은 많았다. 코카콜라의 경우에는 'Share a coke with 캠페인'을 진행했었고,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에 '플리토'가 '초정밀 타켓팅' 이라며 대학 캠퍼스별 옥외광고를 집행하기도 했다.

앞서 소개한 #ComeOnIn과 코카콜라, 플리토 사례 모두 바이럴이 크게 되며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미디어 홍수의 시대에 마케터들은 고객과 소통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캠페인의 인사이트만 정확하다면 어떠한 미디어를 통해서건 고객과 소통할 방법은 존재한다.

 

#ComeOnIn은 해시태그와 사람태그를 통해서, 코카콜라는 콜라 캔을 통해서, 플리토는 현수막을 통해서 소통했다. 마케터가 고객의 이름을 하나하나 진심을 다해 불러준다면 고객들은 반응하지 않을까? #ComeOnIn 영상 마지막 부분에 나온 카피를 소개로 Mobile 부문 리뷰를 마친다.

"이 캠페인을 통하여 500만명 이상의 사람이 오페라하우스의 새로운 면(내부)을 보았다."

Inside the Jury Room: Mobile

지금까지 2016 칸 국제광고제 모바일 부문 주요 수상작들을 살펴봤다. 심사기준은 무엇이었을까? 모바일 부분의 Inside The Jury Room(심사위원과의 대화)에 참석해 얻은 심사위원(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를 비롯한 3명의 심사위원이 패널로 등장)의 심사평과 Tip을 소개한다.

 

사회자: 모바일은 글로벌하게 통용되는데 이번 모바일 부문에서는 아시아 프로젝트가 인정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어떠한 이유가 있는가?

심사위원: 이번 칸 국제광고제 Mobile 부문에서는 미국, 유럽, 북아시아권에서 많이 출품하였다. 그러나 인도나 아프리카에서 출품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수상작이 아시아권에서 적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해당 대륙에서 적게 출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지역이 아닌 북아시아권에서는 출품이 많았고 특히 중국 출품작이 매우 많았다. 놀라웠던 것은 중국의 모바일 환경이 타국에 비하여 활성화 되어있고, 다른 나라보다 메시징 플랫폼도 발달되어 있어서 심사를 할 때 어려웠다. 좋은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글로벌하게 통용되지 않는 니치한 모바일 응용사례가 많아서 심사를 하는데 제외를 시킨 경우도 있다.

 

사회자: 심사를 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심사위원:  앞서 말했듯이 아시아권의 니치한 환경에 맞는 케이스 스터디들도 많아서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도 있었다. 글로벌하게 이해하기 쉬운 작품들을 좋게 평가하는데 어떤 작품들은 맥락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어려웠다.

 

사회자: Mobile 부문 출품작 중 눈에 띄는 좋은 작품이 있었는가?

심사위원: 나는 MCWHOPPER가 가장 눈에 띄었다. 올드 미디어라고 생각하는 신문에  집행한 MCWHOPPER의 광고문구가 센세이션했고, 이러한 작품이 모바일로도 전달되는 과정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시장은 무궁무진한 분야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욱더 많은 브랜드, 젊은 세대들이 더 많은 활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고인들은 모바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필요한 Entertainment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내년 Mobile 부문에 출품하는 사람들을 위한 Tip이 있다면 알려달라

심사위원: Mobile 시장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는 시장이다. 너무나도 다양한 변수에 좌우되기때문에 심사위원들은 Mobile 시장을 석유 시장과 비교하기도 한다. 우리가 석유 가격을 예측할 수 없듯이, Mobile 시장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Mobile 분야에서 특히 지난 5년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브랜드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줬고, 앞으로도 Mobile을 통해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약간의 Tip을 제시하자면 모바일은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하나의 미디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어려움을 소개한 것처럼 각 나라, 각 문화권에서만 통용되는 니치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작품에 접근하면 수상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출품을 함에 있어서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이슈인지를 체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Mobile 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지금까지 2016 칸 국제광고제 모바일 부문 주요 수상작과 심사기준에 대해 살펴봤다. 최종 리포트에는 Digital Craft, Print & Publishing 등 10개 부문의 수상작 중 주요 캠페인들을 리뷰할 예정이다.

 

[Cannes Lions 2016 - 칸 국제광고제를 가다]
부문별 수상작 리뷰를 비롯한 칸 광고제 소식은 PUBLY에서 발행될 '2016 칸 광고제: Final 리포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