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제품을 싸게? 그것이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3년 11월에 발간된 <미라이 공업 이야기>의 본문 내용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일본 기업의 가장 좋지 않은 점은 '좋은 제품을 싸게'라는 슬로건이다. 이것이 쇠퇴의 원흉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본 회사의 100%는 돈벌이를 생각한다. 장사라는 것은 돈벌이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사회공헌이다 뭐다' 하는 것은 자원봉사다. 그런 일은 NPO(특정비영리법인)로 하면 된다.


돈을 벌고 싶은 경영자들은 흔히들 '좋은 제품을 싸게'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좋은 제품을 싸게 팔아서 어떻게 돈을 버느냐고 묻고 싶다. 그런 경영자는 이상하다.

 

'좋은 제품을 싸게'의 종착역은 과당 경쟁(Over Competition)이다. 과당 경쟁을 해서 누가 돈을 버나? 일본 제조업의 경상이익률은 평균 3.5%이다. 반면 미국은 35%다. 일본의 제조업 쪽이 훨씬 우수한데 3.5%밖에 안 된다.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건 작가 하나토 코바코가 한 말인데, 손님에게 "깎아줘요, 깎아줘!"라는 말을 듣고 값을 깎아주면 그건 '패배'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어도 깎지 않으면 회사의 승리다.


사실, 해외 고급 브랜드처럼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비싸게 파는 것이 이상적인 장사다. 해외 브랜드가 일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긴자에 점포를 차려서 장사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비싸게 팔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자체는 일본제가 더 좋은데, 가격 경쟁으로 피폐해진 것이다.

우리 제품은 차별화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비싸게 팔고 싶다

따라서 과당 경쟁은 하지 않는다. 비싸게 팔 수 없으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회사의 전등을 끄고 다닌다.

많이 사 주면 꼭 싸게 줘야 할까?

'좋은 제품을 싸게'도 이해할 수 없지만, '많이 살 테니까 싸게 해 달라'는 것도 이상한 관행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비즈니스 세계의 상식이 되었지만,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유통업의 경우는 그래도 된다. 부품이 백 개든 천 개든 트럭 한 대, 운전기사 한 명으로 끝내는 만큼 싸질 테니 말이다. 그래서 기업이 합병해서 점점 커지고 있다. 몸집이 커야 대량으로 싸게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