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

사실 테마주가 본격화된 것은 IT산업의 발달과도 연관이 있어요. 테마주가 성립되려면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관련된 정보가 빨리 퍼져야 하잖아요. 근데 옛날에는 퍼지기가 상당히 힘들었어요.

 

그럼 옛날에는 정보가 어떻게 퍼졌을까요?

구전으로 퍼졌겠죠? 주로 직장에서(웃음). 그건 상당히 속도가 느리잖아요. 그럼 테마가 빨리 형성되기도 힘들고, 생긴다고 해도 정보가 퍼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요. 그런데 IT기술, 특히 메신저 문화가 시작되면서 소문이 퍼지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어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난 게 바로 '정치 테마주'입니다. 특히 선거가 있을 때 부각이 되는 정치 테마주는 '정책 테마주'와 '정치인 테마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정책 테마주는 '정치인이 내세우는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이에요. '실제 사업이 성사되면 예산이 집행될 테니까 관련 회사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다'는 논리로, 큰 틀에서 보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충청권 수도 이전 계획을 발표했어요. 그랬더니 '계룡건설', '대아건설', '한라공조' 등 충청권에 연고가 있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해당 지역에 물량 발주가 많아질 테니까요.

 

또한 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하면 충청 쪽에 땅을 가진 회사의 자산가치가 올라가겠죠? 그래서 충청권에 대규모 토지를 보유한 '충남방적', '동양백화점', '우성사료' 등의 주가도 급등했고요.

 

정책 테마주로 가장 유명한 테마주가 바로 '대운하'예요.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 공약을 냈더니 중소 건설사의 주가가 그야말로 '난리'가 났어요. '삼호개발', '이화공영', '동신건설' 등이 있었는데, 이 회사들이 왜 올랐나 봤더니 모두 수중 면허가 있다는 이유였어요.

 

수중 면허요? 수중에서 공사할 수 있는 면허인가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