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처음 협상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나는 협상의 기술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 같다. 해외 유명 협상학자들의 저서와 논문들에 소개된 협상 기술들을 나름의 체계로 분류하고 이해하고 암기하면 협상력이 향상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로 수년간 협상에 대해 연구하고 교육하고 또 이 책을 쓰면서 한 가지 확신을 하게 되었다.

협상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사람의 문제로 귀결된다

똑같은 부탁을 받더라도 상대방이 누군지에 따라 당신은 이를 승낙하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한다. 동일한 협상 상황에서도 누가 협상을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협상 결과가 도출된다. 그 어떤 협상의 기술과 전략도 사람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전제로 하지 않고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결국 협상은 사람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열두 가지 협상 공식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을 먼저 인정하고, 상대방의 협상 유형과 욕구를 파악하고, 서로 호감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은 모두 사람에 대한 문제다.

 

이 부분들이 전제될 때,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기준점을 찾고, 창조적 대안을 개발하고, 숨은 이해관계인을 파악하고, 배트나를 활용하는 것이 의미가 있고, 비로소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협상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이 느껴진다.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서로가 행복할 수 있는 협상을 해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