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는 무엇으로 사는가?

Editor's Comment

‘크리에이터의 기획서 - 나만의 메디치를 찾아서’의 임수민 저자는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를 후원하는 브랜드를 '21세기 메디치'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와는 다르게, 지금은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가치를 아는 브랜드를 먼저 찾아 프로젝트를 어필해야 합니다.

첫 번째 미리보기에는 저자가 변화한 콘텐츠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하고 브랜드의 문을 두드리는 과정, 요트 횡단 프로젝트를 기획해 브랜드와의 협업을 구상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2019년 1월 30일(수) 오후 5시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또한 '이 콘텐츠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거나 응원하고 싶은' 멤버십 고객을 위해 후원 서비스를 마련하였습니다. 결제가 이루어지는 즉시 후원하신 금액을 멤버십 포인트로 환급해 드립니다. [프로젝트 후원] 

재밌게 사시는 것 같은데,
돈은 어떻게 벌어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세일러이자 크리에이터로 사는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대답하다 보면 사진을 찍고, 항해를 한다는 건 알겠는데 크리에이터는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인지에 관한 질문이 뒤이어 온다.

 

최근 크리에이터라는 직종은 시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은 오디언스로 인해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팟캐스트 제작자, 유튜버, 웹툰 작가 등 자신만의 콘텐츠 만들어 사람들에게 노출하는 모든 사람을 일컬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수익구조는 고용주와 피고용인 혹은 판매자와 구매자처럼 간단히 나뉘지 않는다.

ⓒ임수민

대표적 크리에이터인 유튜버와 구독자 사이에는 직접적인 금전거래가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유튜브에서 광고하는 브랜드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예를 들어 영상의 앞이나 중간에 재생되는 애드센스(AdSense)*를 스킵하지 않고 시청했을 때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영상 조회 수나 채널 구독자 수가 수익과 정비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으면 많을 수록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 구글의 광고 사업 프로그램. 가입자의 웹사이트나 블로그, 유튜브에 광고를 올리면 방문자의 조회수나 유입에 따라 수익을 가입자에게 나누어 주는 방식이다.

 

또한 개인 채널을 통해 의뢰받는 광고성 콘텐츠 제작이나 제품 홍보 등으로 수입을 내기도 한다. 실제 구독자나 콘텐츠 구매자가 아닌 다른 사람(브랜드)에게서 돈을 받는 꽤 특수한 수익구조를 지닌 셈이다.


정해진 시간에 회사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크리에이터의 삶은 새보다 자유롭고 때로는 몰아치는 파도보다 걷잡을 수 없어 보일 수 있다. 이러한 특이점이 크리에이터의 삶을 위태롭게 만듦과 동시에, 그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들의 콘텐츠는 일상에서 탈피하거나 타인의 경험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싶은 사람들의 구독으로 이어진다.

마케팅 시장의 변화 - 인플루언서 마케팅

명확한 가치가 있어야
메디치를 설득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전에 브랜드는 주로 그들과 어울리는 유명인과 함께 광고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현실에서 가깝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브랜드 SNS도 영향력 있는 개인을 인터뷰하거나 그들의 일상을 배경으로 한 제품 사진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 관련 리포트: 고객 경험: 명품 리테일링의 미래(1) (PUBLY, 2018.3)

 

이전의 연예인 마케팅이 그 화려함에서 오는 이질감으로 인해 소비자의 삶과 제품과 사이의 괴리감을 불러일으켰다면, 최근 브랜드 소비는 '자신과 비슷한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통해 소비자가 브랜드의 제품에 대한 신뢰를 함께 구매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슈즈 브랜드 탐스(TOMS)는 'MEET THE PEOPLE WEAR TOMS'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탐스 아카이브라는 인터뷰 형식의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과 취향을 존중한다는 탐스의 브랜드 철학과 제품이 일상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가치를 지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브랜드를 21세기의 메디치로, 크리에이터를 21세기의 예술가로 함께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세상에 브랜드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한 브랜드에서도 파생 브랜드를 계속 출시하고, 브랜드의 카테고리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의 메디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잘 맞는 메디치를 찾아야 서로의 'give and take'가 자연스럽다. 브랜드들이 크리에이터에게서 원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브랜드는 자신들이 스폰서처럼 비치기를 원하지 않고 크리에이터의 일상이나 활동, 혹은 작품에서 제품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기를 원한다. 정말 제품이 좋고, 유용하고, 취향이나 가치관이 맞기 때문에 크리에이터가 제품을 쓰는 것처럼 보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폰서 관계를 맺는 브랜드들은 자신이 스폰서임을 숨겨주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메디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먼저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확립해야 한다. 내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모험적인 라이프스타일인지, 여성들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고자 하는 것인지 세부적인 주제를 파악해야 하며 깔끔한 북유럽 인테리어 취향에 어울리는지, 자유롭고 열정적인 쿠바의 분위기와 어울리는지 등 톤앤매너 또한 살펴야 한다.

 

명확한 가치가 있어야 메디치에게 나와의 협업을 설득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확실하지 않다면, 준비되지 않은 프로젝트라는 것을 보여주는 허점으로 남을 뿐이다.

(크리에이터의 프로젝트를 후원해줄 브랜드를 설득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최종 콘텐츠에서 공개합니다.)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나는 나만의 배를 사서 항해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50개 브랜드에 연락했다. 그중에서 12개 브랜드가 답을 건네왔다. 그리고 미팅을 통해 함께 일하게 된 브랜드는 5곳 정도이다. 실패할 확률이 성공할 확률보다 현저히 높기 때문에, 나와 맞는 브랜드라면 어떠한 연결고리라도 찾아서 문을 두드리는 것을 추천한다.

 

항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간단히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레토르트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에도 연락했다. 브랜드와 나의 연결고리는? 항해할 때 레토르트 제품은 필수품이니, 조리가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브랜드의 음식을 콘텐츠화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 번도 협업해본 적 없던 분야였지만,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브랜드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처를 받아 기획안을 보냈던 사례 ⓒ임수민

식품 관련 브랜드 한 곳에 연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분야에 속하는 다양한 브랜드 5~6곳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레토르트 식품을 만드는 회사 대부분은 한국의 정통적인 대기업이었다. 이런 기업은 여전히 크리에이터보다는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에 익숙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낮았다.

 

항해와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뷰티 브랜드와의 협업도 구상했다. 수많은 뷰티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순수하고 깨끗한 아름다움'에 더 가까워서, 항해 프로젝트와 관련 있는'도전'과 '창의성'을 전면에 내세운 뷰티 브랜드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뷰티'와 '서바이벌'을 어떻게 연결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첫 번째 항해* 때 피부가 심하게 뒤집어져 모험에 싫증을 느낄 만큼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곧 '모험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나를 돌보지 못하는 모험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닿았다.

* 2017년 여름 6개월간 요트로 태평양을 횡단한 이야기로 <무심한 바다가 좋아서>라는 책을 냈다.

 

이번에는 '다시 떠나는 이번 모험에서는 나를 지키면서 끝까지 여행을 즐기고 싶다. 모험이 아름답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설득했다. 그리고 결과는? 빙고!

 

*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브랜드와 협업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 ⓒ임수민

 

협업을 원한다면 크리에이터에 대해 우호적인 마음을 갖는 메디치를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험상 크리에이터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브랜드는 주로 한국에 지사를 둔 해외 브랜드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의류나 카메라, 캠핑 등 여러 장비를 다루는 브랜드가 프로젝트 협업에 열려 있는 편이다.

(기업 브랜드 담당자와의 컨택 방법, 설득력 있는 기획서 작성을 위한 적절한 시각 등 미팅 성사 확률을 높이는 저자만의 비법은 최종 콘텐츠에서 공개합니다.)

 

[크리에이터의 기획서 - 나만의 메디치를 찾아서]

 

크리에이터는 돈을 어떻게 벌까요? 재미있고 기발한 프로젝트이지만 당장 자금이 부족하거나 수익구조가 확실하지 않은 콘텐츠는 실행을 포기해야만 할까요?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고, 상업적인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닌 스트리트 포토그래퍼가 그에게 딱 맞는 후원자를 만나 요트를 직접 구매하여 태평양을 항해하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5곳의 후원을 받아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낸 크리에이터의 기획서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