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Y가 이 글을 고른 이유
건축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게 해야 한다.
"Education, housing and hospitals are the most important things for society."
- 자하 하디드 (1950-2016)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3월 31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 시대 가장 유명한 건축가 중 한 명이자, 여성 그것도 아랍계 여성으로서, 남성들이 지배하는 건축계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대단히 탁월한 인물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논란의 대상인 동대문 DDP의 건축가로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요.
이라크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영국으로 이주해서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2004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여성 최초로 받았고 2015년에는 영국 왕립 건축가협회가 수상하는 로열 골드 메달도 여성 최초로 받았습니다. '아랍계 여성'이라는 불리한 입지를 건축에 대한 특별한 관점으로 전환시켜낸 힘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검색 중에 2008년과 2015년의 인터뷰를 발견했습니다.
Q: 추운 겨울을 보낸 당신은 지금 더 이상 화창할 수 없는 봄날을 맞고 있다. 오늘의 성공을 있게 한 당신 안의 힘은 무엇이었나?
A: 이 세상 어떤 건축가에게 물어봐도 성공하기까지 정말 어려웠다고 회고할 것이다. 최고의 건축가 역시 마찬가지다. 난 항상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결연한 의지가 있었다. 지금은 나의 꿈을 성취했지만 정말이지 너무나 긴 실패와 좌절의 터널을 지나왔다. 지금의 모든 결과물은 당신의 인생에서 발생한 수많은 일들, 당신이 겪은 수많은 경험의 편린이 모이고 모여 단단해지고 조직화되면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말하고 싶다.
더불어 내가 최고의 팀원을 두었음을 강조하고 싶다. 사업 초창기, 우리는 모두 지독한 일 중독자들이었다. 밤낮없이 일했다. 모두가 일에 미쳤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대단한 집중력과 확고한 야망이 있었다.
Q: 어느 예술인이나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A: 그렇다고 생각한다. 건축가는 계획을 짜야 한다. 여기로 출입하고, 이 통로를 거치고, 여기에 계단을 배치하고, 여기에 방을 만든다. 사이즈는 다 맞나? 아무튼 글 쓰는 것과 흡사하다. 글을 작성하고 편집도 해야 한다. 끊임없이 말이다. 그래야만 아무 문제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느낌을 줄 수 있다.
Q: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과 인내심을 자극하는 것은?
A: 내 말을 못 알아들을 때 가장 짜증 난다. 정말로.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교육을 잘 시키면 이해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남자들에게 뭘 설명하긴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회사의 고령층만 해도 자기들이 뭐든지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 젊은이들은 훨씬 더 유연성이 높고 잘 적응한다. 또 자기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보면 짜증 난다.
故 구본준 한겨레 기자가 2014년 자하 하디드에 대해 쓴 글은 그녀의 건축 철학과 포트폴리오, 그리고 DDP 논란에 대해 파악하기 좋은 글입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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