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1일차. 우리가 선택한 세션

이미 소셜미디어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빼놓을 수 없는 홍보 채널이 되었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찾은 SXSW에서도 역시 소셜미디어 관련 세션들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과연 기업에게 소셜미디어는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그에 대한 답은 기업들마다 다르겠지만, 이미 잘 하고 있는 곳의 이야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라 기자와 퍼블리는 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잘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 곳,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비주얼 스토리텔링 세션(New World of Photography and Visual Storytelling)에 참가하여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사진 방주 프로젝트 (Photo Ark)

'사진 방주'라고 하면 생소하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노아의 방주'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죠. 노아가 하느님의 계시에 따라 방주(배)를 만들고, 그 방주에 가족과 동물들을 넣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는 성경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를 통해 동물들이 살아남은 것과 마찬가지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사진을 통해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살려내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자연은 소중하고, 종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어려운 말 대신, 사진 한 장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설득하려는 거였죠.

(최종적으로는 멸종 위기 동물들에 대한 기부까지 이어집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전 세계 동물원에 6천 종이 있었는데 7년 사이에 반으로 줄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이 깊이 와 닿았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 방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전속 작가 조엘(Joel Sartore)은 동물 사진을 찍을 때 배경을 검정 또는 흰색 두 가지만 씁니다. 사람들이 동물에 더 집중하게 만들려고 고안한 아이디어인데요. 실현하기가 만만찮습니다.

 

잠깐이라도 작은 스튜디오에 동물을 집어넣거나 우리에 흰 종이를 깔아보지만, 동물들이 우리에 들어가자 마자 애써 테이프로 붙인 종이를 찢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발표 중 이 모습을 잠깐 틀어줬는데 코미디 프로그램 보는 줄 알았어요.

Omaha Zoo에서 American crocodile 사진을 찍는 포토그래퍼 조엘(Joel Sartore)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셜미디어를 통한 프로젝트 홍보

그렇다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어떻게 홍보할까요? 그 중심에는 역시 소셜미디어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 프로젝트의 취지를 알리고자 사용 가능한 소셜미디어 채널을 모두 씁니다.
스냅챗,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핀터레스트.

정말 그랬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채널들을 이용했으며, 채널만 만들어놓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채널들을 꾸준히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채널 뿐만 아니라 유튜브, 링크드인 등 기타 채널들까지 말이죠.

 

여기서 문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모든 소셜미디어 채널의 구독자들을 합하면 몇 명 일까요? (아마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겁니다.)

저희 채널들의 도합 독자 수는

2억5천만명 입니다.

2천5백만명도 아닌, 2억5천만명이라니. 채널별 중복 인원들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SXSW 2016, 내셔널지오그래픽 발표 현장 ©정보라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이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소셜미디어 담당 VP인 라지 모디(Rajiv Mody)는 스냅챗과 인스타그램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발표가 끝난 뒤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하는 대로 따라와주고 있는지를요.

 

측정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은 포스트 하나하나에 링크를 넣을 수 없으니 추적이 불가 하다면서요. 맞는 말입니다. 현재로선 게시물을 공개하고서 사진 방주 웹사이트에 들어오는 양상을 맞추어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이토록 소셜미디어를 열심히 활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을 영화 예고편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영화 예고편을 본 사람이 실제로 영화를 보러 오는지는 측정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영화 예고편을 본 사람들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영화를 보러 가게 될 확률도 높아지죠.

마찬가지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더 나아가 프로젝트 참여(기부)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방주에 올라온 사진 한 장 한 장이 아름답습니다. 모두 사연을 담은 듯 한데요.

 

사진을 잘 찍은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잡지, 온라인 페이지, 운영 중인 모든 소셜미디어로 퍼뜨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글 하나만 써도 지치는데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Editor's Comment)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그 사진들의 퀄리티 만큼이나 소셜미디어 채널도 영민하게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이나 기업들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통해 즉각적인 반응과 수치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꾸준히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들을 통해 독자들을 모으고 결국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까지 유도하는 것처럼, 단기적인 목표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셜미디어 채널을 바라보고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훌륭한 콘텐츠와 일관성 있는 메시지, 그리고 꾸준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 PUBLY와 정보라 기자가 함께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SXSW에서 본 IT/스타트업 핫 트렌드' 데일리 메모 1화의 일부를 재편집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