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의 삶을 모두가 따라 할 수는 없다

UFC 챔피언의 성공의 본질은 그들의 피와 땀이 깃들여있는 훈련이고, 이를 견딜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투자가들의 노력과 고통으로 얼룩진 진짜 삶 역시, 이를 마주하고 나면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

챔피언의 삶을 모두가 따라 할 수는 없다. (출처: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 인스타그램)

실제로 버핏의 노력과 열정을 마주한 사람들 대부분은 그처럼 되기를 선택하기 보단 포기하는 쪽을 선택했다. 챔피언이 될 수 없을 때는 챔피언이 될 사람에게 배팅하는 게 최선인 것처럼, 이들은 '버핏 따라 하기'를 포기하면서 오히려 부자가 되었다.

환상적인 수익과 명성에 가려진 성공한 투자자들의 삶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아름답지만은 않다. 이들은 손실이 날 때 괴로워하고 ("우리는 모든 구멍에서 피를 쏟고 있어" -가이 스파이어), 소심한 투자가는 의무감에 잠을 설치고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내려갈 때 동업자들이 자기를 비판하거나 비난할지도 모르는데, 이런 상황을 도저히 견딜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워렌 버핏), 매일매일을 전투하듯이 사는 사람들이다. ("나는 오늘도 개처럼 싸우고 있다." -뮤리엘 시퍼트)

 

버핏 생고생의 과정을 거치며 슈퍼스타의 자질을 쌓았다. 그의 최악의 투자는 의외로 버크셔 해서웨이였다. 직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사양 산업의 중심에 있었고, 버핏은 20년에 걸쳐 망해가는 사업을 일으키려다가 포기하고 보험회사를 넣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시켰다. 결과적으로 코스피의 35%에 이르는 가치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만들어냈지만, 이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이 한마디에서 느낄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성장시키는 과정에는 그의 노력과 고민이 모두 들어있다. 그의 노력과 고민이 그의 투자의 전부이고, 이것이 버크셔를 아낄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물론 우리가 버핏과 버크셔를 알고 생고생을 하는 것이 미래의 성공과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돈을 원한다면 지금에라도 버크셔에 투자하는 게 낫다(1965년으로 돌아가서 할 수 있다면 더 좋다).

하지만 버핏의 가치는 그가 생을 통해 보여준 성공의 진실에 있다. 이것이 우리가 버핏 따라 하기에 실패하더라도 시도할 가치가 있는 진짜 이유이다.

비법은 없다: 진실만이 있을 뿐

보통 사람의 투자는 어떤 모습인가? 한마디로 효율적으로 얻고 싶은 행운이다. 버핏의 부가 부럽긴 하지만 80조원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럼 투자로 얼마쯤 벌면 좋을까? 10억이나 혹은 좀 더 더해서 50억쯤이면 충분하다. 이처럼 겸손한 부의 목표치에 비법과 행운이 더해지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된다. 바로 이것. 겸손한 부를 얻기 위해 비법과 행운에 기대는 것이 버핏의 지향점을 알아도 따라 할 수 없는 진짜 이유이다.

 

다시 말해 문제는, 어마어마한 부를 원하지 않는 만큼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는 데에 있다. 투자에선 행운 덕분에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 다수는 이 때문에 실패한다.

 

집에 불이 났는데 행운을 바라면서 적당한 양의 물만 끼얹는 사람이 있을까?

 

버핏에게 '부'란 항상 절박하게 꺼야 하는 불이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부자를 꿈꾸었기에 항상 바닥이 흥건해질 정도의 노력을 부어댔다.

투자 비법을 찾는 것은 철인 3종 경기에서 수 천만 원짜리 자전거 등 고가의 장비에 집착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철인 3종 경기의 우승자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비법 찾기와 장비 집착증의 허상을 깨달을 것이다. 땀과 노력이 오롯이 담겨있는 선수의 몸에 비해, 비법이나 장비는 극히 작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2015년 통영 국제 철인 경기 여자부 우승자 Yuka Sato. 그녀의 몸이 말해주는 노력이 우승의 진짜 이유이다.


내가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를 마주하고 싶은 이유는 나 역시 비법과 행운에 내심 기대를 거는 보통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철인 3종 경기 우승자를 직접 보고 나서야 비로소 장비에 대한 욕심과 미련을 버릴 수 있었다. 도구, 비법, 행운 덕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더 좋은 방법은 이것들 없이 성공할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겸손한 버핏의 말과 달리 그의 노력은 절대 겸손한 적이 없었다. 이것이 사실 유일한 성공의 진실이다.

 

버핏의 생이 위대한 것은 비법을 찾는 이에게 피와 땀으로 얼룩진 성공의 진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만의 진실을 믿고 따라갔던 사람-워렌 버핏과 그의 걸작-버크셔 해서웨이를 보는 것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버핏은 믿을 것은 자신밖에 없는 생고생의 긴 터널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지금까지 왔다. 비법은 없다. 오직 진실만이 있을 뿐이다.

 


워렌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 관련 
In-depth Analysis & Hard Thinking이 필요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