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JI는 왜 채소를 팔기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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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JI는 왜 채소를 팔기 시작했을까?

MUJI 유라쿠초점에 가다

Editor's Comment 

도쿄의 디테일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방문한 장소 중 하나는 이미 한국에도 잘 알려진 무인양품(MUJI)입니다. 오랜 기간 생활 잡화 브랜드로 입지를 다져 온 무인양품은 자신만의 철학과 스타일을 제안하며 'MUJI다움'이 무엇인지 다져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의 디테일-고객을 위한 한 끗 차이에 주목하다'의 두 번째 미리보기를 통해 생각노트가 MUJI 유라쿠초점에서 발견한 디테일과 인사이트를 공개합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3월 15일(목) 오후 5시까지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 상단 이미지 ©無印良品 (유라쿠초점 오픈 보도자료)
이제는 서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된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 이하 MUJI). 과연 그곳에서 또 새롭게 발견할 무언가가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무인양품을 찾았습니다. 제가 찾아간 곳은 2015년 9월에 리뉴얼 오픈을 한 도쿄 긴자 유라쿠초점이었습니다.

무인양품 유라쿠초점 ©생각노트이곳은 무인양품 플래그십 스토어 중 하나로 전 세계 무인양품 매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MUJI가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총망라하여 보여주는 곳이자, 한 발 앞서 새로운 실험을 해보며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는 테스트 베드(test bed, 시험무대) 매장이기도 합니다.

이번 유라쿠초점 재개장의 가장 큰 테마는 '책과 잡화가 융합한 매장'.*
* 관련 기사: 無印良品有楽町が"本屋"になったワケ (닛케이트렌디넷, 2015.9.8)

잡화가 주력 상품이던 무인양품은 2015년 '책'에 주목했습니다. 무인양품이라는 브랜드와 그들이 가진 제품 철학을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동시에 잡화를 사용하는 방법(how to)을 더욱 적극적으로 제안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방 도구 옆에 요리책을 배치하여 '주방 도구와 함께 이런 요리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떠세요'라며 제안하기도 하고, 여행용품 옆에 여행책을 배치해서 새로운 여행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더 깊고 풍성한 연결성을 갖고 콘텐츠를 제안하기 위해서는 책만 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무인양품은 매장 안에 숍 인 숍(shop in shop) 개념으로 MUJI BOOKS를 운영합니다. 지금은 일본의 무인양품 플래그십 스토어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MUJI BOOKS를 처음 선보인 곳이 바로 MUJI 유라쿠초점이었습니다.

그만큼 이 매장은
'가장 앞선 MUJI'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무인양품의 새로운 변화를 발견했습니다. 그 속에서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무인양품의 모습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MUJI표 청과 매장

유라쿠초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인양품이 자랑하는 잡화도 의류도 아닌, 바로 '청과' 코너입니다. 무인양품에서 채소와 과일을 팔다니, 저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인양품이 제안하는 신선 식품이라는 사실에 끌려 '뭔가는 다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무인양품 청과 매장 모습  ©생각노트무인양품은 2017년 7월부터 유라쿠초점에서 청과 매장을 최초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인양품답게 이곳에 있는 농산물들은 일반적인 농산물이 아닙니다.

 

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농산물은 화학 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거나 저농약으로 재배한 것으로, 무인양품이 직접 매입하여 산지 직송으로 가져옵니다. 주로 제철 농산물 중심으로 상품군을 꾸리고 있으며, 도쿄의 전통 채소와 같은 진귀한 상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판매하는 채소와 과일에 잘 어울리는 조미료, 과자, 식료품 등 약 300종의 아이템도 함께 판매하고 있죠.

무인양품이 직접 산지 직송으로 가져오는 농산물 ©생각노트

의미 있어 보인 점은
'생산자의 스토리 전달'에
가장 집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청과 매장에서는 지금 소비자가 마주한 농산물을 생산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재배했는지 영상으로 보여주며, 생산자가 직접 추천하는 요리법을 POP 광고*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냥 당근이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재배되었는지 알고, 이런 방법으로 요리해서 먹으면 더 맛있는 당근'이 되는 거죠.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시골에 있는 농부가 직접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point of purchase advertisement. 매장에서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보여주기 위한 광고 형식

무인양품 청과 매장에서 전시 및 재생 중인 영상  ©생각노트

청과 매장 곳곳에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각각의 농산물이 지닌 스토리와 맥락을 담은 영상들은 생산자 인터뷰와 생산지의 모습을 전달하면서 고객이 마주한 농산물을 풍부하게 설명해주고 있었죠.

 

* <무인양품 유라쿠초 카세 농장의 채소(無印良品 有楽町 加瀬農園の野菜)> ©MUJIglobal

 

* <무인양품 유라쿠초 T.Y.FARM의 채소(無印良品 有楽町 T.Y.FARMの野菜)> ©MUJIglobal

MUJI는 왜 채소를 팔기 시작했을까?

청과 매장을 둘러보면서 들었던 또 다른 생각은 '왜 무인양품은 농산물과 식품에 주목했을까'였습니다. 식품 코너는 마트가 아닌 이상 공수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들어갑니다. 수요 예측을 면밀히 하지 않고서는 상품을 신선하게 유지하기 힘들기도 하죠. 그런데도 무인양품은 잡화, 책 카테고리를 넘어 이제는 '식품' 카테고리를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무인양품은 '청과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을까?  ©생각노트여러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우선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라는 무인양품의 철학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지금까지 굉장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잡화에서 더 나아가 MUJI to GO(여행용품 브랜드), MUJI BOOKS(서점)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 최근 2~3년 안에 벌어진 일입니다. 그전까지는 계속 잡화에 머물러 있으면서 카테고리 확장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죠.

MUJI가 오픈한 여행 잡화 브랜드 MUJI to GO  ©無印良品MUJI가 오픈한 숍 인 숍 형태의 서점 MUJI BOOKS ©無印良品

그러던 무인양품이
카테고리 확장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이유는
'종합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큐레이션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의식주로 대표되는 기본적인 라이프 스타일 중 무인양품은 '의'와 '주' 분야에서는 의류와 잡화, 그리고 인테리어 제품으로 제안을 하고 있으나 '식'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마땅한 제안 영역이 없었죠. 고객 역시 3개 영역으로 구성된 기본 라이프 스타일 중 식 분야에서는 무인양품의 제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무인양품은 가정 간편식을 대량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일본의 도시 곳곳에 Cafe & Meal MUJI를 오픈하여 음료와 함께 식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라쿠초점에서는 빵을 판매하는 동시에 청과 매장에서 파는 채소를 활용한 수제 채소 수프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MUJI에서 선보인 카페 겸 식당 Cafe & Meal MUJI ©無印良品Cafe & Meal MUJI는 커피, 빵뿐만 아니라 식사도 가능하다. 수십 개의 반찬이 있고, 이 중에서 3~5개를 골라서 먹는 방식이다. 반찬은 주기적으로 바뀌며 청과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철 농산물을 활용해 반찬을 만들기도 한다. ©Nicole Poi/PinkyPiggu이 모든 행보가 '식' 분야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함입니다. 농산물은 식생활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재료이다 보니 이러한 도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 생각되는 점은 최종 리포트에서 이어집니다.)

 

[도쿄의 디테일 - 고객을 위한 한 끗 차이에 주목하다]

 

의미 있지만 지나치기 쉬운 브랜드와 트렌드를 찾아 분석하는 글을 써온 '생각노트'가 도쿄에서 만난 디테일을 공개합니다. 고객을 위한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낸 사례에 대한 단순한 감상이나 정보 전달이 아닌, 일과 서비스에 실제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녹여내고자 합니다. 새로운 관점을 갖는 일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생각노트
생각노트

IT회사에 입사해 마케터로 일하면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최근에는 커리어를 전환해 서비스 기획자 및 운영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생각노트는 2016년 5월, 흘러가고 잊혀지는 여러 생각들을 부여잡기 위해 시작한 개인 블로그입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브랜드와 트렌드 이야기를 약 1만 명의 구독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있으며, '왜'와 '어떻게'에 집중하며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박혜강
박혜강 에디터

법학과를 졸업했으나 읽을거리와 관련된 일을 쭉 해왔고 앞으로도 할 예정입니다. 질문의 힘을 믿으며, 진심이 담긴 문장에 끌립니다. 호기심 가득한 산책자의 시선으로 글과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