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e to Learn 현장 스케치

Editor's Comment 

'SLUSH, 핀란드라는 빙산의 일각'의 박솔잎 저자가 디지털 시대의 미래교육을 탐험합니다. 핀란드에서 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저자가 'Dare to Learn' 컨퍼런스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와 핀란드의 교실, 예비 교사의 이야기 등은 'Dare to Learn - 핀란드 교실을 해킹하라' 리포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10월 17일(화) 오후 6시까지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
배움을 새롭게 생각할
준비되셨습니까?

©박솔잎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초,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Dare to Learn'이라는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감히 배운다'라는 발칙한 이름답게 기발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짧은 역사와 비교적 자그마한 규모를 가진 풋풋한 행사에 전 세계 3천 명의 교육 인사들이 모였습니다. 표는 행사 전에 매진됐고 핀란드, 스웨덴,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본과 중국 등 세계 각지의 교육자들이 먼 길을 찾아왔습니다. 

 

Dare to Learn은 놀랍게도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핀란드 최대 스타트업 행사 슬러시(SLUSH)*와 마찬가지로 주제 선정과 강연, 업체 전시, 교육 방법론을 논의하는 워크숍, 행사 추진과 커뮤니케이션, 나아가 네트워킹 파티까지 모든 프로그램은 젊은 청년들이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유럽 내에서도 이렇게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큰 규모의 행사와 이익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흔치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핀란드는 사뭇 다릅니다. 청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Dare to Learn뿐만 아니라 핀란드의 고등교육 그리고 신생 산업 분야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 락 페스티벌과 TED가 만난 듯한 유럽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 축제입니다. SLUSH에 대한 제한 이야기는 저자의 또 다른 리포트 'SLUSH, 핀란드라는 빙산의 일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컨퍼런스 현장은 매우 수평적이었습니다. 핀란드에서 내로라하는 교육계의 저명인사부터 장관까지 왔지만, 레드카펫은 없었습니다. 청년 자원봉사자들은 청바지와 반팔 차림으로 이들을 맞이했고, 어른들 역시 그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그들은 세대를 넘어 서로를 동등한 '시민'으로서 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핀란드의 뿌리 깊은 수평적 문화는 그들의 교육 비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배움을 절대로 멈추어선 안 된다. 

 

- 산니 그라한-라소넨(Sanni Grahn-Laasonen), 핀란드 교육문화부 장관

산니 그라한-라소넨(Sanni Grahn-Laasonen)이 미래 사회의 평생교육에 대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박솔잎

가르치는 사람 - 배우는 사람의 경계를 허무는 곳

 

핀란드의 교육 현장에서도 수평적 문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 - 배우는 사람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는 것이죠. 

알토 대학교 도서관의 모습. 도서관은 핀란드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평생 교육 기관 중 하나입니다. 핀란드 사회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는 교실 밖의 교육 이야기는 본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남수

이소 오메나(Iso Omena) 도서관 벽면에 전시되고 있는 테이블보.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 조각들을 한 땀 한 땀 모아 만든 것입니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뒤처지는 이가 없도록 힘을 모으는, 핀란드의 교육도 이런 느낌일까요? ©이남수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핀란드 교육의 변화

 

테크놀로지의 발전 앞에서 핀란드의 교육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21세기,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가져올 산업의 변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제4차 산업 혁명에 따른 교육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커지고 있지요.

 

핀란드 또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공교육이 앞장서서 변화를 배우고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6년 가을, 핀란드는 10년 만에 교육을 개편했고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교실 전역에 로봇을 배포하거나 태블릿 PC를 설치한 것은 아닙니다. 학력 평가 제도를 바꾼 것도 아닙니다.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당연히 있습니다. 교실에서 떠드는 아이는 여전히 있을 것이고 학생과 교사 간 세대 차이 등 일상적인 갈등은 여전히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핀란드 교육을 향한 시민들의 신뢰와 자부심은 여전히 굳건합니다. 그런 믿음 아래 핀란드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며, 공교육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화하길 꿈꾼다면, 그 변화 스스로가 되자.

 

- 키르스티 론카(Kirsti Lonka), 헬싱키 대학교 교육심리학 교수

키르스티 론카(Kirsti Lonka)가 핀란드 교육이 지향하는 교사의 역량에 대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박솔잎

세계의 교육이 디지털 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이 시점, Dare to Learn 컨퍼런스를 통해 2016년 핀란드 교육 개혁 이야기를 살펴보며 '미래의 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합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문제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고민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핀란드가 어떤 생각하는지 들여다보고 2017년 한국의 교육을 되짚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콘텐츠 목차

 

1. 문을 열며 

 

추운 나라, 따뜻한 교육: 뒤처지는 아이 없이 모두 함께
핀란드 교육의 중심이 되는 문구는 바로 '그 누구도 뒤처져선 안된다'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적은 시간을 교실에서 보내고, 숙제에 시간을 덜 쓰며, 시험도 제일 적게 보는 핀란드의 아이들. 핀란드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1등이 되라고, 누군가를 이기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핀란드 교육의 기본 구조, 그리고 그 이면의 교육 정신을 다룹니다.

 

2. Dare to Learn 현장 르포

 

Dare to Learn? Learn to Dare?: 교육과 해커 정신의 만남 
올해 Dare to Learn에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주제는 기술(technology)과 글로벌 시민(global citizen)이었고 이를 가능케하는 해커 문화(hacker’s culture)가 거론되었습니다. 슬러시와 매우 유사한 첫인상, 토론에 토론을 이어간 워크숍 시간, 그리고 '이걸 교육 컨퍼런스에서 다룬다고?' 싶었던 기업 조직 구조와 관련된 워크숍까지. 핀란드의 교육은 제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세상은 변화한다. 그렇다면 교육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 올리-페카 헤이노넨(Olli-Pekka Heinonen),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회장

디지털 시대, 핀란드 교육은 어디로 나아갈까? 
21세기 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역량(competence)은 과연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나아가 배움 - 가르침(지도법) - 역량 - 생태계(교육환경) - 협력 학습이라는 미래 교육 로드맵을 공개합니다. 이는 최근 실시된 핀란드 교육 개편에 밑바탕이 된 내용이며 테크놀로지가 발전할 수록 더욱 인간적인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는 목적 의식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키노트 강연이 열린 메인 스테이지입니다. Dare to Learn의 가장 핵심적인 강연이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이곳에서 선보인 키노트 강연의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솔잎

3.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한 시대
 

현상 중심 학습, 그리고 코딩 교육
2016년 가을, 핀란드는 현상 중심 학습(Phenomenon-Based Learning)이라고 요약되는 교육 개편을 실시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의무화, 융합 교육과 프로젝트 기반 수업 등 핀란드 교육 개편의 몇 가지 특징을 살펴봅니다. Dare to Learn에서 저자가 경험한 현상 중심 학습, 코딩으로 음악을 배운 이야기도 함께 합니다.

우리, 배우게 해주세요!

 

- 빌마 뭇카(Vilma Mutka), Mukamas Learning Design CEO

핀란드 교육과 청년 창업 생태계: 노키아의 몰락이 불러온 나비효과? 
노키아는 사라졌지만 이후 핀란드는 새롭게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키아가 쓰던 공장에 스타트업이 들어서고, 청년들이 이를 주도하여 생태계를 이끌어갑니다. 이 뒤에는 비단 핀란드 교육 기관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교육과 복지에 힘쓰는 (노키아의 정신을 계승하는) 핀란드 기업들의 역할도 큽니다. 기업이 끊임없이 조직 문화 개선과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과 함께 핀란드 교육과 기업 생태계의 특징을 알아봅니다.

 

업체 부스의 모습. 핀란드는 견고한 공교육 시스템 덕분에 어린이, 청소년을 타깃으로 수익화를 추구하는 교육업체가 거의 없습니다. 대신 기술 교육과 직원 교육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과 서비스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핀란드 교육 업체들의 가장 큰 화두는 '평생교육'이라고 합니다. ©박솔잎

4. 교실을 재구성하라
 

학교가 사라지는 미래를 그리다 
Dare to Learn에서는 '요즘 아이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라는 어른들의 성토도 이어졌습니다. 디지털 원주민, Z세대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신세대들을 설명하려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 목소리를 냈는데요. 바로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교실'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교육 구조 자체에 질문을 던지는 발칙한 강연 내용들을 모아봅니다.

핀란드의 학교 밖 교육 이야기: 이게 도서관이라고? 
한국인 모녀의 핀란드 학교 탐방기, 부모 교육 전문가 이남수 그리고 그녀의 딸인 박솔잎 저자가 함께 핀란드의 교육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Dare to Learn 행사와는 별개로 진행된 이 여정에서 두 모녀가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5. 디지털 시대, 교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교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해 있을까? 
Dare to Learn을 주도한 청년 자원봉사자에는 헬싱키 대학에서 교육을 공부하고 있는 학도들이 많았습니다. 슬러시가 알토대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면, Dare to Learn은 헬싱키대학교 커뮤니티가 중심인 셈입니다. Dare to Learn에서 목격한, 선생님을 꿈꾸는 20대 초반의 모습 그리고 이들이 주도한 워크숍을 통해 핀란드는 교사의 역할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살펴봅니다. 

각종 피칭과 대회가 열린 비전 스테이지입니다. 핀란드 고등학생들이 '미래 교육'에 대한 해커톤(hackathon) 대회에 참석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발표 중입니다. ©박솔잎

나는 교사로소이다: 핀란드 선생님들은 과연 누구? 
핀란드 교사 교육 및 임용 과정을 살펴봅니다. 참고로 핀란드는 임용고시가 없습니다. 애당초 '수능' '학력고사' 같이 전국적으로 공통의 시험이 치러지는 개념 자체가 없는 곳입니다. 과연 핀란드의 교사들은 어떠한 과정과 고민을 거쳐 선생님이 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들이 핀란드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교실 속에서 어떻게  해결해나가려고 하는지를 소개합니다.

 

[Dare to Learn - 핀란드 교실을 해킹하라]

 

디지털 문화와 교육을 연구하는 박솔잎 저자가 디지털 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교육이 변화해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저자가 Dare to Learn과 핀란드에서 직접 보고 느낀 북유럽 교육현장을 이 콘텐츠에서 생생히 전달합니다.